1. 일시 및 장소
○ 일시 : 2020. 10. 10 (토요일) 10시 도착
○ 장소 : 청암사
2. 산행지 : 청암사계곡길-인현왕후길 왕복 5km/2:30 시간
이동거리 :상주(무양청사) → 1:20분84km, 대구 홈플러스 성서점 1:10분 66km)
4. 준비물 : 식수, 간식 돗자리 모자 스틱 (산행 후 중식)
- 중식 후 상황에 따라 부항댐 관광
O. 심산유곡을 품은 김천의 청암사, 인현왕후길
청암사는 인현왕후와 인연이 깊다. 장희빈의 모략으로 폐위되어 3년간 머물렀던 곳이 청암사다. 비구니 스님들의 절, 청암사는 안온한 분위기로 품을 내준다. 인현왕후의 역사 속 삶을 돌아보며 청암사와 주변 숲길을 걷는다. 햇빛을 가리는 울창한 숲길은 소박하면서도 상큼하다.
싱그러운 초록 숲 그늘 아래에서 물소리가 시원하고 계곡의 바위에는 초록의 이끼가 덮여있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비쳐든 햇살이 이끼 바위를 비춘다. 찾는 이 그리 많지 않아 고즈넉한 청암사 입구 작은 다리 위에서 만난 풍경이다. 절이 바로 코앞인데 앞으로 내딛는 발걸음이 느려진다.
청암사는 김천의 대표 사찰인 직지사의 말사이다. 신라 헌안왕 3년(59년) 도선국사가 창건했으며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는 5차례의 중창이 있었다. 비구니 승가대학이 있어 100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경전을 공부하며 수행에 정진하고 있다. 청암사 내에 작은 계곡이 흐른다. 음이온이 부서져 촉촉해진 공기가 부드럽게 절을 감싸 안고 있다. 곳곳에 아담한 꽃 정원이 만들어져있다. 으리으리하지 않으나 소박함 속에 정취가 은은하다.
▲ 산이 병풍처럼 감싸 안은 청암사 내에 작은 계곡이 흐른다.
청암사는 인현왕후와 인연이 깊다
인현왕후는 숙종의 정비이다. 장옥정은 제20대 임금이 될 경종(왕자 윤)을 낳은 뒤 희빈으로 봉해진다. 투기심이 강한 장씨는 숙종을 쥐락펴락하며 인현왕후를 몰아내기 위해 기를 쓴다. 희빈 장씨를 총애한 숙종은 결국 인현왕후를 폐위한다. 그 당시 집권 세력이었던 서인은 인현왕후 쪽이었고 가문이 몰락하여 궁녀로 입궐하였던 장옥정은 남인 세력이었다.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기도 하였지만 당시 서인과 남인의 대립 구도와 집권세력에 대한 숙종의 염증 때문이기도 하다. 서인의 몰락과 남인의 득세가 시대적 배경으로 깔린다.
인현왕후는 스물세 살인 1689년에 폐위되어 5년 뒤에 복위되었다. 청암사에 머문 기간은 폐위 후 3년 동안이다. 숙종은 쫓아낸 인현왕후를 무척이나 박대했다고 한다. 곤궁하게 사는 인현왕후에게 식량을 내려달라는 상소를 무시하였고 심지어는 상소를 올린 신하를 삭탈관직하기도 하였다. 폐비의 일을 거론하는 자는 중벌로 다스린다고 엄포를 놓았다. 숙종의 눈 밖에 난 인현왕후를 불심으로 보듬었던 곳이 청암사다.
죄 없는 인현왕후를 가엾게 여긴 부처의 뜻이었을까. 인현왕후는 1694년에 복위된다. 청암사는 어렵고 힘든 세월을 극복할 힘을 얻고 복원을 간절히 기도하였던 인현왕후의 애끓는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절이다.
인현왕후 숲길은 여름 온도를 확 낮춘다
기도를 드리고 청암사에서 수도암으로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시문을 지어 마음의 다스렸다는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숲길을 걸어본다. 김천시에서 10년 전에 그녀가 걸었을 법한 수도산 자락의 숲에 오솔길을 내었다.
인현왕후길 또한 청암사와 비슷한 분위기다. 적막할 정도로 고요하다. 그 가운데 숲길이 주는 청량함이 있다. 인현왕후의 마음이 내비칠 듯 투명한 초록 숲이다. 숲길의 한적함은 쪽동백 흐드러진 꽃길 따라 이어진다. 둘레길처럼 기복이 크지 않은 길이 편안하다. 이른 봄에 노란 생강나무 꽃이, 여름에는 울창한 숲이, 가을에는 단풍이 고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