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바쁘다 바빠.
마야도 며칠 전에 달걀 귀신을 다시 만났다. 그래서 승아에게 전화를 하고 이번 여름방학에 아토피 환자들을 치료하러 다니기로 약속했다.
승아는 닭 강정 귀신을 다시 만난 뒤 학교에도 열심히 다니고 집에 오면 화장실 청소도 깨끗이 했다.
그리고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다.
달걀 귀신과 닭 강정 귀신이 같이 시간을 낼 수 있어야 아토피 환자를 치료하러 다닐 수 있다.
승아와 마야는 8월 5일부터 8월 10일까지 아토피 치료를 하러 다니기로 했다. 그리고 지역은 서울, 인천, 경기도, 충정남도까지 가기로 정했다. 다음 기회에 나머지 지역은 가는 것으로 정하고 하나하나 준비를 해나갔다.
승아는 오늘도 화장실 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다.
“이제 3일 남았다.”
닭 강정 귀신을 3일 후면 만난다. 승아는 너무 기대하고 있다. 다시 닭 강정 귀신을 만나서 같이 여행도 하고 아토피 환자들도 치료하러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마야는 오늘도 컴퓨터에 앉아서 아토피 환자들의 접수를 점검하고 있다. 벌써 2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접수를 했다.
“다 치료해줄 수 있을까?”
마야는 좀 걱정이다. 서울과 인천만 해도 100명이 넘는 환자가 접수했기 때문이다. 또 달걀 귀신이 다른 지역까지 다니면서 아플까 걱정이다.
마야는 승아에게 전화했다.
“승아야, 안녕.”
“안녕. 잘 지냈지?”
“응.”
“어디서부터 치료를 하면 좋을까?”
“서울에 환자가 제일 많으니 서울부터 하면 어때?”
“그래. 환자가 많은 곳부터 해야지.”
아토피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승아와 마야가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닭 강정 가게 사장님은 승아와 마야에게 치료비에 보태 쓰라고 돈을 보내왔다. 또 다른 닭 강정 가게에서도 많은 돈을 보내왔다.
“모인 돈을 어떻게 쓸까?”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쓰도록 하자.”
“그래.”
승아와 마야는 8월 5일 아침에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곳은 공원도 있고 넓은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기장 건물 내에 화장실도 많아서 아토피 환자를 치료하기에 좋은 장소라고 생각되어서다.
“닭 강 정 너 정 말 맛 있 구 나 냠 냠. 세 상 에 서 난 닭 강 정 이 제 일 좋 ~ 아.”
오늘 만나기로 한 날이다. 승아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말을 했다. 하지만 다시 해야만 했다.
“바보, 닭 강정을 먹으면서 해야 하는데.”
냉장고로 달려가더니 문을 열고 닭 강정 하나를 꺼내 가지고 화장실로 쪼로록 달린다.
그리고 화장실 문을 닫고
“닭 강 정 너 정 말 맛 있 구 나 냠 냠. 세 상 에 서 난 닭 강 정 이 제 일 좋 ~ 아.”
한참 기다리니
“안녕, 승아야.”
“안녕.”
승아와 닭 강정 귀신은 오랜만에 만났다. 그리고 인사를 하고 오늘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갔다. 승아 엄마와 언니도 도와준다며 함께 갔다.
월드컵 경기장에는 벌써 많은 어린이들이 엄마 아빠랑 와 있었다. 오늘 행사를 알고 많은 경찰들도 도와주려고 왔다.
방송국에서도 승아와 마야가 오늘 아토피 환자를 치료하는 중계를 하기 위해서 곳곳에 방송기기를 설치하고 있다.
“마야, 안녕.”
“안녕.”
승아와 마야는 월드컵 경기장 광장에서 만났다. 그리고 CGV 영화관이 있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달걀 귀신과 닭 강정 귀신을 만났다.
“안녕, 마야.”
“안녕, 승아야.”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아토피 환자를 받을 준비를 했다.
“화장실에서 승아와 마야는 귀신들을 거울에 내려 놓고 밖으로 나왔다.
“한 줄로 서주세요. 지금부터 아토피 환자 치료를 할 겁니다.”
“인터넷 접수 번호 가지고 오셨죠?”
“안 가져왔는데요?”
“그럼, 저쪽에 가셔서 다시 프린트 해 오세요.”
승아 언니 은진이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접수 번호를 다시 프린트 해주고 있다.
첫 번째 환자가 들어갔다. 달걀 귀신과 닭 강정 귀신은 동욱이 치료를 했던 때와 같이 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첫 번째로 치료를 받게 된 민서가 인사를 한다.
“이름이 뭐니?”
“민서요. 김민서.”
“그래. 이쪽으로 와서 옷을 벗을래?”
“네?”
“옷을 다 벗어야해.”
“안 벗으면 안 돼요?”
“그래. 벗어야 해.”
민서는 잠시 망설이더니 옷을 하나하나 벗는다.
그리고 두 귀신을 쳐다본다.
“조금만 기다려.”
“네.”
달걀 귀신이 먼저 노른자 향기를 보내고 다음에 흰자 향기를 민서 몸에 듬뿍 뿌린다.
닭 강정 귀신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입으로 호호 분다. 비누 거품 같은 것을 만든다.
“호호!”
비누 거품은 날아서 민서의 온 몸에 내려앉는다.
“아! 따가워.”
“조금만 참아.”
닭 강정 귀신은 다시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안개를 만들어 화장실 안을 가득 채운다.
“앞이 보이지 않아.”
“가만히 있어.”
안개는 민서의 몸을 감싸면서 아토피 치료를 계속한다.
“이제 시원하다.”
“그래. 시원할거야.”
많은 어린이들이 치료를 받았다. 달걀 귀신과 닭 강정 귀신도 피곤했다. 하지만 치료 받은 아이들이 모두 착하고 예뻐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승아와 마야도 힘들었다. 하지만 아토피 치료를 받은 친구들이 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갈 때는 보람을 느꼈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나도 닭 강정 배달 시켜 먹을 게.”
“나도 이제부터 달걀 후라이드 먹을 거야.”
“그래. 안녕.”
치료를 받은 아이들은 승아와 마야에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엄마들도 승아와 마야에게 와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고맙다. 얘들아.”
“네. 안녕히 가세요.”
“그럼. 수고들 해라.”
“네.”
승아와 마야 곁으로 방송국 아나운서가 다가오더니
“안녕하세요. 인터뷰할 수 있을까요?”
“네.”
“두 어린이는 어떻게 귀신과 친구가 되었어요?”
“그건 비밀입니다. 달걀 귀신과 닭 강정 귀신에게 물어봐야 하고요.”
“그렇군요. 아토피가 정말 치료 되는 건 가요?”
“네. 동욱이라는 인천에 사는 친구를 고쳐준 적 있어요.”
“정말인가요?”
“네. 저기 동욱이도 봉사활동하고 있으니 가서 인터뷰 해보세요.”
“하얀 티 입은 어린이 말인가요?”
“네.”
“몇 명이나 치료할 계획인가요?”
“약 300명 정도.”
“정말 많이 하군요?”
“네.”
“앞으로도 이 치료를 계속 할 건가요?”
“네. 하고 싶어요. 아토피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밝고 명랑하게 자라고 또 달걀 후라이나 닭 강정도 많이 사먹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요. 승아 어린이는 닭 강정 좋아해요?”
“네, 일주일에 두 박스는 먹어요.”
“그렇게 많이?”
“네, 한 번 먹으면 중독성이 있어서.”
“저에게도 전화 번호 알려 줄 수 있어요?”
“네.”
“고마워요.”
“마야 어린이는 달걀 후라이 많이 먹어요?”
“하루에 다섯 개 정도 먹고, 세수할 때 6개 정도 사용해요.”
“정말 달걀을 좋아하는군요?”
“네.”
“인터뷰에 응해 주어서 고마워요.”
“네.”
방송국 아나운서는 동욱이를 인터뷰하러 이동한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아토피 치료는 무사히 끝났다. 승아와 마야는 저녁을 먹고 각자 집으로 갔다.
집에 돌아온 승아는 화장실로 갔다.
“오늘 힘들었지?”
“아니.”
“아이들 어땠어?”
“너무 심한 아이들도 많았어. 그리고 옷을 벗지 않으려고 한 어린이가 세 명이나 있어서 힘들었어.”
“그랬구나.”
“오늘 수고 많았어. 잘 자고 내일 봐.”
“그래. 잘 자.”
승아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푹 쓰러졌다. 너무 피곤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