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신문(2009.3.1.)에 보도된
이수봉<성균관 典仁> 하나원 예절강사의
족보상식이란 제목의 글을 소개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왕실의 계통을 기록한 문헌으로 의종(毅宗, 1146~1170) 때 김관의(金寬毅)가 저술한 왕대종록(王代宗錄)이 족보(族譜) 보첩의 시원이 되었다고 전하며, 또한 중국의 육조(六朝) 시대에 제왕년표(帝王年表)를 기록한 것이 족보의 근원이 되었다고 전한다.
우리 가문에서는 가승(家乘)이나 가첩(家牒)이 전하여 내려 왔으나, 족보의 형태를 갖춘 보첩은 조선 성종(成宗) 무신(戊申, 1488)년에 발행된 안동(安東) 권(權)씨의 성화보(成化譜)가 보첩의 시원이라고 한다. 한 씨족의 가승이나 가첩을 모아 혈통을 총 수록 한 족보는 명종(明宗, 1545~1567) 때에 발행된 문화(文化) 류(柳)씨의 족보가 사대부 가문의 족보의 기원이 되었다.
족보의 발달과정을 살펴보자.
첫째, 계보는 한가문의 계통을 시조(始祖)에서부터 차례대로 이름자만 계세(系世)를 따라 나타낸 도표로 만든 책을 계보(系譜)라고 한다.
둘째, 가승보(家乘譜)는 시조로부터 자기에 이르기까지 조상의 휘와 환적과 존비속(尊卑屬)의 휘명(諱名)을 기록한 책으로써 보첩편수에 기본이 된다.
셋째, 파보(派譜)는 시조 이하 한 파속이 규합하며 환적과 환명을 존비속에 이르기까지 수록한 책이다.
넷째, 세보(世譜)는 계보를 모은 책으로서 일명 세지(世誌)라고도 한다.
다섯째, 족보씨족의 관향(貫鄕)을 단위로 한 종족의 계세를 수록한 대보(大譜)로써 조상의 환적과 위훈을 밝히는 귀중한 보책이다.
여섯째, 대동보(大同譜)는 한 시조를 비롯하여 성관이 같은 씨족의 총규합은 물론 한 시조의 혈족으로 분적하여 관향을 달리하는 혈통을 통합하여 수록한 족보를 대동보라고 한다.
일곱째, 만성보(萬姓譜)는 우리나라 모든 성씨의 통합된 족보로써 시조의 출신 연유(緣由)와 환적을 소상히 밝히고 큰 종파를 대별하여 수록한 책으로, 일명 만성대동보(萬姓大同譜)라 하여 족보 사전 구실을 하는 귀중한 문헌이다.
덧붙여 설명하면, 돌아가신 선대조상의 이름은 휘(諱)자라 하고, 생존이신 부·조의 이름은 함(啣)자라 알리며, 20세 이전에 졸하면 요절(夭折)이라 쓴다. 70세 이전에 졸하면 향년(享年)이라고 쓰며, 70세 이후에 졸하면 수(壽)라고 쓴다. 조상의 행적이나 공적은 방주(旁註)에 소상히 밝히고 계대를 잇기 위하여 나간 아들은 출후(出后)라 쓰고 양자로 들어온 아들은 계자(系子)라고 썼다.
동물이나 짐승들(개·소·말)도 혈통서(증)로 족보타령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호박씨가 수박씨가 될 수 없는 것이 만고불변의 법칙이자 자연의 섭리이다. 인간만이 만물의 영장이기 때문에, 자식의 성을 함부로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의 성은 천명(天命)이고, 본성을 지키는 것은 우리 인간의 기본 도리이다. 호주제 폐지로 인간의 존엄성이 무너지는 것은 하늘에 부끄럽고 조상님들께 죄를 짓는 것이다. 그러므로 뿌리를 알려주는 족보에 대한 상식은 우리 모두 숙지해야 할 것이다.
《서흥김씨대종보 제51호|200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