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시대 노동자들이 척박하고 거친 사막에서 일하기 좋은 옷으로 즐겨 입었던 청바지는 그 조직이 능직으로, 무늬가 사선으로 되어 있는 데님이라는 직물이다. 그래서 질긴 데다 내구성이 좋을 뿐 아니라 쉽게 오염이 생기지 않아 노동자들이 즐겨 입던 옷의 소재였다.
우리나라에 청바지가 들어온 것은 1950년대쯤이다. 지금도 청바지가 정장은 되지 못하지만 그 시절에는 이상한 서양 옷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청바지를 입으면 소위 ‘노는 아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외국 다녀오는 사람들이 흔하지 않을 때라 청바지는 그야말로 서양문물을 동경하게 하는 아주 ‘묘한 옷’으로 인식됐다.
그러던 청바지가 불과 50년이 흐른 지금에는 디자인과 색상이 다양해지면서 캐주얼 정장처럼 입기도 하고, 유명 디자이너의 레이블을 부착한 청바지는 수십 만 원대의 고가에 판매되기도 한다. 해마다 유행도 바뀌어 패셔너블한 의류 아이템의 하나로 변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사랑을 받고 있는 청바지를 어떻게 골라야 좋을까. 청바지는 개성으로 입는 옷이고 요즘에는 트렌드에 따라 입는 옷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체형에 맞게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청바지는 세탁을 자주 해서 닳아 없어지거나 바래는 옷이 아니므로 처음 구입할 때 제대로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먼저 체형별로 청바지를 고르는 요령을 알아보자.
다리가 짧은 체형
일명 부츠커트 스타일(무릎 밑으로 퍼지면서 나팔꽃처럼 통이 넓어지는 스타일)의 청바지를 골라 굽 높은 구두의 발등을 청바지가 살짝 덮도록 입으면 다리가 길어 보인다. 부츠커트 스타일의 바지가 아니라면 절개선이 세로로 들어간 바지를 고르도록 한다.
무릎 아래부터 통이 점점 넓어지면서 신발의 밑단까지 오는 길이의 부츠커트 스타일은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넓은 밑단은 1960~70년대 유행했던 나팔바지처럼 촌스러워 보일 수 있으므로 입어보고 적당한 폭의 부츠커트 스타일을 고르도록 한다.
허벅지가 굵은 체형
약간 통통한 정도의 허벅지라면 청바지를 입었을 때 볼륨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예쁘게 보이지만, 허벅지가 상당히 굵은 체형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허벅지의 굵기 때문에 허리 사이즈에 맞는 청바지를 입을 수가 없다. 따라서 이럴 경우 일자 라인의 청바지를 고르거나 바지 통이 넉넉한 힙합 스타일을 고르도록 한다. 일자 라인보다는 힙합 스타일이 바지통이 넓어서 허벅지의 살을 커버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상의까지 헐렁한 옷을 고르면 구입한 청바지의 효과가 반감된다. 키를 작아 보이게 할 수 있고, 허벅지가 더 굵어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바지 중에는 만들 때 미리 세탁을 해서 특정부분이나 전체 색상을 빼기 위한 작업을 했거나 아니면 소재를 부드럽게 하는 작업을 거친 청바지가 있는데 허벅지가 굵은 사람이 청바지를 입어도 허벅지 앞부분이 밝아 입체적인 효과를 주어 다리가 날씬해 보인다.
허리가 굵은 체형
요즘에는 주부들도 청바지를 즐겨 입는 편인데 특히 주부들이 청바지를 고를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은 출산 후 늘어난 뱃살과 굵어진 허리다. 허리가 굵을 경우 기본적으로 허리 사이즈에 맞는 바지보다는 배꼽 약간 아래쪽에 벨트라인이 있는 골반스타일이 좋다. 골반스타일은 허리사이즈와 관계없이 골반에 맞춰 입는 옷이라 굵은 허리와는 상관없다. 게다가 골반 스타일은 허리도 가늘어 보이게 한다. 여기다가 몸에 달라붙는 디자인을 고르면 다리가 길어 보이고 날씬해 보일 수 있다.
아랫배가 나온 체형
젊은 사람들도 아랫배가 약간씩 나오지만 특히 출산한 주부들은 아랫배가 많이 나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체형은 너무 허리사이즈에 꼭 맞춰서 바지를 고르면 아랫배 부분이 불룩 나와 보일 수 있고 예뻐 보이지도 않는다. 또한 대부분의 청바지는 앞 잠금 부분이 지퍼형태로 되어 있는데 지퍼보다는 단추로 잠그는 청바지를 고르는 것이 좋다.
한 줄로 되어 있는 지퍼는 잠그고 나면 배가 불룩 나와 보이지만 단추로 잠그는 청바지는 단추가 달려 있어 약간의 고정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단추로 인해 볼록 나온 아랫배의 단점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히프가 큰 체형
청바지는 뒷태가 정말 중요하다. 모델처럼 뒷모습도 완벽하면 좋으련만 필자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여성들은 큰 히프 때문에 청바지 고를 때 고민하게 된다. 사실 히프가 큰 사람은 바지보다는 치마가 낫지만 그래도 청바지를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히프가 전체적으로 큰 사람은 히프와 허벅지에 여유가 있거나 밑 위 길이가 짧아서 히프가 올라가 보이는 스타일이 좋고 엉덩이 부분에 주머니가 중앙으로 약간 몰려서 달려있는 청바지가 좋다. 이렇게 밑 위 길이가 짧은 스타일은 히프가 올라가 보여 히프 선을 예쁘게 보이도록 하고 동시에 다리 길이도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준다.
주머니의 위치가 일반적인 위치보다 약 2~3㎝ 낮게 배치된 청바지는 엉덩이가 탄력 있어 보일 뿐더러 볼륨감이 느껴져 좋다. 히프가 큰 사람보다는 히프가 납작한 편인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리기 때문에 히프가 크고 납작한 사람은 볼륨감 있는 주머니가 달려있는 청바지를 고르도록 한다.
포켓이 엉덩이를 걸쳐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위치에 배치된 것이 더 날씬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키가 작은 사람은 주머니가 너무 허벅지까지 걸쳐져 내려오는 청바지를 고르면 다리가 짧아 보여 키가 더 작아 보일 수 있으니 고르는데 유의하도록 하자.
반대로 히프가 작은 여성이라면 넓은 주머니가 약간 옆으로 넓게 자리잡은 청바지가 좋다. 주머니가 중앙으로 몰려 있으면 히프가 더 작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먼저 자신의 체형에 맞춰 청바지를 고르는 법을 알아봤다. 다음은 소재와 구입요령에 대해 알아보자. 청바지는 소재의 두께 차이가 약간씩 있다. 원단이 너무 얇아 후들거리는 것보다는 약간 두꺼운 것이 좋다. 특히 인디고 청바지는 두께가 품질을 좌우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원단을 만져봐서 톡톡 튀는 느낌이 있는 옷은 변형이 잘 안 된다. 그리고 신축성이 있는 원단이 활동하기가 더 편하다. 특히 청바지를 처음 입는 사람이라면 스판성이 있는 청바지를 선택하면 편하게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신축성 있는 원단은 나중에 조금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처음 구입할 때 사이즈를 너무 넉넉하게 구입하지 않도록 한다.
체형에 맞는 청바지 고르는 법을 설명할 때 워싱 작업한 청바지에 대한 언급을 잠깐 했는데, 청바지 워싱은 그야말로 옷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특정 부분이나 전체의 색감을 빼내어 질감이나 색을 부드럽게 하거나 약간 빛이 바래게도 하고, 또는 옷을 부드럽게도 하는 작업을 말한다. 그런데 이 워싱 작업이 청바지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우리가 흔히 빈티지 청바지라고 하는 것은 스톤 워싱이나 스크래치 워싱을 많이 한 청바지로 부분적으로 찢어서 아주 캐주얼하면서도 약간은 반항적인 느낌을 주어 젊은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데(일명 구제 청바지라고 한다), 요즘에는 나이에 관계없이 이 빈티지 청바지가 마치 멋의 표상인 것처럼 여겨져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입어보고 싶어 하는 아이템이다. 그런데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스크래치 워싱을 한 청바지 중에서 마치 고양이 수염처럼 사타구니 있는 부분이나 무릎 뒤쪽부분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워싱 처리가 너무 많이 된 청바지는 자칫하면 아주 거칠어 보이고 값싸 보일 수 있어서 이런 스크래치 워싱 청바지를 고를 때는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싶다. 워싱 처리를 해서 색감이 조금 밝은 인디고 색상은 은은한 느낌을 주어서 밝은 색상의 봄 재킷과 코디를 하면 정장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멋스럽다.
그리고 청바지는 반드시 입어보고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청바지는 전체적인 핏(fit: 사이즈가 꼭 맞음)이 중요하다. 어정쩡하게 보이는 청바지는 입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꼭 입어보고 구입해야 하는데 입었을 때 허리나 허벅지, 길이 등 수선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꼭 수선해서 입도록 한다. 그래야 멋쟁이가 즐기는 청바지의 폼을 제대로 낼 수 있다.
끝으로 청바지는 비슷한 디자인이라고 하더라도 브랜드마다 약간씩 사이즈가 다르고 핏이 다르다. 자신의 신체적인 특성은 본인이 가장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한 곳에서만 입어보지 말고 여러 매장을 다녀보고 입어보도록 한다. 그러면 같은 일자 라인의 청바지라고 하더라도 엉덩이 부분이나 허벅지 부분이 자신에게 더 잘 맞게 디자인된 브랜드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청바지는 한두 벌 정도 갖고 있어도 또 사게 되는 아이템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색과 중복되지 않도록 한다. 자신도 모르게 똑같은 색의 청바지를 구입하다 보면 옷이 많은 데도 많아 보이지 않고 나중에 입을 것이 없다는 말을 하게 된다.
만약 인터넷이나 홈쇼핑에서 직접 입어보지 않고 청바지를 구입하게 된다면 나중에 배송 받은 후 꼭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입어 본 후 전체적인 길이 부분을 자세하게 체크하도록 한다. 특히 골반 스타일의 청바지나 부츠 컷 청바지는 본인이 자기 사이즈를 알고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브랜드마다 사이즈나 패턴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배송 받은 후 꼭 입어보고 체크한 후 맞지 않거나 불편하면 반품하거나 교환토록 한다.
첫댓글 허리굵은사람은 허리살을 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