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고 무조건 약부터 챙기지 말라. 의사를 맹목적으로 믿지는 말라. 누구도 당신의 생명을 책임지지 않는다."
30여 년간 가정의학과 개업의로 일한 미국 의학박사 레이 스트랜드는 저서 '약이 사람을 죽인다'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약이 제대로 처방되지 않거나 약물 관리가 소홀해 사망하는 경우, 적절하게 처방된 약인데도 약물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를 포함 약물로 사망하는 사례가 미국 내 세 번째 사망 원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의사가 모든 약물의 부작용을 알 수는 없으며, 처방받은 약이라도 100% 안심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약품 승인 과정에서 실시하는 제약 회사의 임상 연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제, 의사의 약 처방 결정, 약사의 처방 접수 등으로 이어지는 약 제조 및 처방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약을 복용하느냐 마느냐 결정하는 것은 결국 환자 손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FDA에 대해서도 제약 회사와 죽음의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책에 따르면 코감기를 앓고 있던 '마이크'는 1년 전 FDA에서 승인한 새로운 약 '락사'를 처방받았다. 하지만 마이크는 그 약을 복용한지 엿새째 되던 날 숨졌다.
두 달 뒤 FDA는 락사의 판매를 금지했다. 이 약이 심장 박동에 치명적 문제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의심되는 경우가 있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저자는 약물 부작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개인의 의료 기록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진료 담당의를 둬야 하며,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모든 약의 이름과 복용량, 약에 대한 반응, 부작용으로 생각되는 증상들을 기록할 것을 제안했다.
이명신 옮김. 웅진리빙하우스. 316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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