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김권
아버지를 현충원에 모시려고
고향 가는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고향 산천 떠나온 지 반세기
내 고향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벌써 마음은 바람 타고
고향으로 날아간다
고향 터미널에 도착해보니
산천초목은 변함없는데
세월의 흔적은 강물처럼
멀리도 흘러갔구나
고향 들녘을 바라보면서
신작로 꽃길을 따라
작은아버지 집에 도착하니
어렸을 때 보았던 담쟁이꽃이
고개 내밀어 반겨주네
해질녘
작은아버지와 평상에 앉아
날이 새도록 못다한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저 멀리서 교회 종소리가 울려
먼 친척 아재들과 선산에 올라
이장을 시작하는데
아버지 그리움에
눈물이 비 오듯 앞을 가린다
이장이 끝내자 유골을 봉해
광주 화장장에서 유골함에 모셔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안장했다
아버지 먼 고향을 떠나왔지만
현충원에서 편히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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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학교 근처에는
논과 밭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펼쳐져 있고
중앙으로 실개천이 흐르는
도심 속의 시골 장지골
길가에
이름 모를 풀꽃이 활짝 핀
시골길을 지나 풀피리 꺾어 불며
면접 보러 갔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추억을 안고 바람처럼
지나갔구나.
가을이 오면
개구장이처럼 학교 뒷산에 올라가
복숭아 대추 감 서리하던 추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지금은
아파트 숲에 옛 시야를 가려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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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탁구 신동에서
국가 대표로 폭풍 성장한 신유빈 선수
중학교 졸업 후 대한항공에 입단하더니
어느새 차세대 에이스로 우뚝 섰구나
도코올림픽에서
그녀의 돌발적인 눈빛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며
천둥치는 기합소리에 라이벌은
실눈 사이로 묘한 감정이 파도처럼
일렁거렸다
들꽃처럼
화사하고 새벽이슬처럼 영롱한 유빈
3년 후 파리올림픽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가장 높게 오르기를 기대해봅니다
*신유빈 선수: 최연소 여자탁구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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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군 관산읍 출생
*(전) 신촌 동산학원 원장 (현) 한국육영학교 교직원
*한국 문인협회 회원, 조선 문학문인회 회원, 강서 문인협회 회원
*월간 조선문학 시부분 등단
*동인지:조선시, 조선문단, 강서문단
*시집에 '발걸음이 멈춰선, 날엔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