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의 농주(濃酒) 최근 뮨헨과 미국의 밀워키와 같이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이젠비어(Weizenbier)가 유행하는 것을 두고 혹자들은 맥주르네쌍스 시대의 한가지 현상이라고 합니다. 독일의 남부 바이에른 지방에서는 바이젠비어(Weizenbier)의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생김생김은 우리의 농주(濃酒)와 비슷합니다.
특히 여름철에 알맞는 맥주라 하는데 맛이 무겁지 않고 상쾌하기 때문이고, 소맥(밀)의 사용으로 소맥 특유의 담백한 맛과 방향(芳香)도 한몫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바이젠을 어떤 곳에서는 "아침식사용 맥주(breakfast beer)"라고도 하는데 그 이유는 송아지 고기로 만든 흰 쏘시지(Weisswurst)와 곁들이면 소화도 돕고, 어울린다는 의미 때문입니다. 또 어떤 이들은 "미사 후 맥주(after church)"라고도 부르는데 그 근거는 일요일 미사가 끝나면 같은 마을의 사람들과 성당에서 맥주정원까지 산책로를 따라 산보를 하고 늘상 마시는 맥주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남부 독일에서는 소규모의 많은 맥주공장에서 바이젠을 생산하므로 양조장마다의 독특한 설비 그리고 사용하는 효모의 차이로 인해 맛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한때 효모가 뿌옇게 가라앉은 바이젠을 주문하여 마시면 바이에른의 촌뜨기가 연상되는 느낌을 주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고상한 맥주를 마신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지위가 격상되어, 1970년대 영국에서 한창 유행했던 <통에서 숙성된 맥주마시기 designtimesp=2343>가 연상되리만큼 아주 인기 있는 맥주가 되었습니다.
바이젠비어는 소맥(밀)을 주원료로 상면발효에의해 빚는 바이에른 특유의 맥주입니다. 북부 독일에서도 소맥을 사용하여 상면발효맥주를 만드는데 바이쓰비어(Weissbier)라고 하며 베를리너바이쓰(Berliner Weiss)가 유명합니다. 바이젠과 바이쓰를 비교하면 바이쓰는 소맥 사용량이 대맥(보리)의 1/3정도인 반면, 바이젠은 소맥과 대맥(보리)의 사용량이 같거나 소맥이 대맥의 2배정도 까지도 사용하는데, 원맥즙의 농도에 있어 바이젠은 11-12p , 바이쓰는 7-8P로 차이가 있습니다.
바이젠을 주문하는 고객들은 항상 정향나무 특유의 향을 연상하고, 길고 꽃병을 닮은 술잔에 풍부한 거품과 함께 담겨서, 술잔 언저리에는 레몬 조각이 얹힌 모양을 기대합니다. 정향나무향은 바이젠의 발효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페놀류에 기인 됩니다.
바이젠의 제조방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원료로는 소맥맥아(50-70%)와 나머지는 대맥 맥아를 사용하여 담금을 하고 맥주의 칼라는 흔히 우리가 마시는 맥주보다 진합니다. 호프는 우리보다 훨씬 많이 사용하며 맥즙의 끓임시간은 최소 두시간으로 소맥에서 유래되는 단백질을 충분히 제거하고 있습니다. 맥즙의 냉각은 1차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깊이가 얕고 뚜껑이 없는 탱크에서 수시간 방치하면서 식히고, 2차로는 냉
각수를 사용하여 17C까지 냉각합니다.
냉각 중 공기, 벽, 천정 등에서 잡균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것도 바이젠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한가지 요인이 됩니다. 상면발효효모를 첨가하여 주발효는 20-25C에서 4-5일간 진행되며. 주발효가 완료된 맥주는 후발효하는데 필요한 엑기스를 첨가하여 병에 담게되는데 이때 첨가된 엑기스를 슈파이제(speise)라고 하며 슈파이제가 후 발효되면서 발생한 탄산까스가 맥주를 포화시킵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국내맥주
의 탄산까스 함량은 0. 48-0. 53 (w/w%)인데 반해 바이젠은 0. 55-0. 90 (w/W%)로 대단히 높습니다.
후발효는 섭씨20도에서 진행되는데 약 5일-1주일정도 걸리고 후발효가 완료되었다
고 판단되면 7-10도의 서늘한 숙성실로 옮겨 2-3주정도 숙성을 시키게 됩니다. 맥주를 병에 담아 후발효를 시키므로 효모와 부유물질(잔재)이 맥주내에 존재하여 숙성 초기에는 맥주가 뿌옇고, 숙성이 진행되면서 효모와 잔재가 병바닥에 가라앉아 조금씩 맑아지긴 하지만 우리의 맥주가 투명한것과는 거리가 많이 있습니다.
바이젠비어에는 병에서 후발효가 일어나게 하여 효모가 맥주에 존재하는 효모가 있는 바이젠(Hefe-Weizen)과 숙성은 탱크에서 시킨후 여과하여 병에 담아 맥주에는 효모가 없는 바이젠(Hefefrei-Weizen)등 두가지 타입의 바이젠비어가 있습니다.
1516년에 제정공포된 맥주순수법(Reinheitsgebot)에는 맥주는 보리, 물, 호프로만 제조해야 한다고 규정했기 때문에 밀을 사용하는 바이젠비어는 제조가 금지 되었습니다. <맥주큰사전 designtimesp=2355>에 의하면, 보리만을 고집한 이유는 첫째 제빵용 밀이 부족했다는 것이고 둘째 바이젠비어는 영양분이 없어서 마셔도 힘을 솟아나게 하지 못한다는 터무니없는 이유가 곁들여졌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슈바르짜
흐 (Schwarzach)의 데겐베르그(Degenberg)家門에게만은 조상대대로 바이젠비어를 만들어 왔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바이젠비어를 만들수 있도록 했습니다.
1602년 데겐베르그가문의 대(代)가 끊기자 바이젠의 양조권은 바이에른의 영주 막시밀리안(Maximilian)1세에게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지금 뮨헨의 호프브로이 하우스가 서있는 그자리에 벌써 궁정양조장을 소유하고 있었던 영악한 막시밀리안은 바이젠을 계속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판단아래 슈바르짜흐에서 양조장이를 초빙하여 바이젠비어의 代를 이어 나갔습니다.
그 당시에는 자고나면 맥주양조장이 하나씩 늘어났는데 생기는 양조장마다 바이젠을 생산하려고 영주에게 돈을 내고 바이젠 양조권을 사기에 이르러 영주는 9년동안에 천문학적인 돈을 모았습니다.
여하튼 우리의 농주와 유사한 모양새를 한 바이젠비어는 지금도 남부독일에서는 대단히 인기가 있는 맥주입니다. 남부독일을 여행할 기회가 있으면 꼭 바이에른의 촌뜨기맥주 한잔을 권하고 싶습니다. 바이젠을 따를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때묻지 않은 시골처녀에게서 풍기는 풋풋함이라고나 할까요...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바이젠과 바이스의 차이를 이제야 알았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저도 좀 퍼 가겠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