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마다 한결 같을 수는 없겠지만 남자들은 직장을
퇴직하면 남자의 도리와 역할을 다했다는 긍지와 자부심
이 있어야 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수십년간 가족들을 위해 헌신을 하였지만 막상 퇴직을 하면 전관예우는 그리 길지가 않다.
전관예우 기간이 끝나면 기가죽고 어깨가 움추려 지는게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다.
2024년 봄에 41년간의 직장생활을 종료하고 실업급여
를 받으며 향후 내가 어떻게 지내야 할까를 깊히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결론은 가능한 돈이 적게드는 취미나 활동을 하면서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을 줄이고 가능한 취미생활을 저렴한 경비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는 시골의 산골 출신이라 남들이 한창 다니는 등산도
느지막한 나이에 다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중학교까지 시골에서 다녔고 고등학교는 부산에서 다녔는데 그당시 방학때만 되면 땔감나무를 하루에 두짐은 해야 눈칫밥을 안 먹을 정도로 산이 싫었다.
그러다가 건강을 위한 산행붐의 영향으로 나도 동료들을
따라 산행을 시작했는데 나무하러 다닐때와는 사뭇다른 느낌을 받았고 고통이 아닌 즐거움이란 것을 알았다.
그러나 즐거움도 잠시 동료들을 따라 다니기가 힘들었다.
처음 시작은 같았으나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다 보니 점점 체력은 고갈되고 힘이 들었다.
이제부터는 서서히 고통으로 바뀌고 나는 왜 이럴까? 를
생각하게 되었는데 나의 결론은 체력과 근력부족 이라는 자가 진단을 내리고 그때부터 헬스장에 등록을 하여 운동
을 열심히 하였는데 불과 3개월 후에 놀라움을 발견했다.
회사 동료들과 한라산 등반을 가기로 하여 제주로 향했다.
제주에서 하루밤을 자고 이튿날 아침일찍 성판악으로 향
해서 백록담을 찍고 관음사 코스로 하산하기로 정해놓고
힘찬 출발을 했는데 눈내린 등산코스는 비교적 완만하여
걷기가 좋았다.
속으로는 3개월간 빡쌘 운동의 효과를 내심 기대도 했다.
그렇게 시작을 한지 몇시간이 지난후에 백록담이 눈앞에
펼쳐 지는데 정말 장관이었고 중요한건 내가 일행중에
가장 먼저 도착을 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내가 도착했을때의 백록담은 그렇게 멋질수가 없을정도
로 시야가 100% 확보가 되어 카메라에 열심히 담았는데
일행들은 약 30분 후에 도착을 하고보니 백록담은 시야
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불과 2~30분만에 기후가 변해 버려서 고산의 기후는 변화무상 하다는걸 느꼈다.
한라산을 다녀온 이후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서 10년간을
평균 주 6일 정도로 헬스장을 다녔는데 지금도 산행에는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열심히 산을 다니고 있다.
사실 나는 1모작 33년, 2모작 8년을 하고 퇴직을 했는데
와이프와 미리 협의를 하여 2모작 8년의 퇴직금은 향후 취미생활을 하는데 사용하겠다고 하여서 나의 통장에 넣어두고 활용하기로 했다.
내가 직접 벌어들이는 수입이 없으면 남자들은 그때부터 뭔가 의기소침해 지고 어깨에 힘도 빠지게 된다.
직장을 다니는 남자들의 지갑은 유리같이 투명하여 어디
에 숨길때도 없고 숨길 여력도 없는게 남자들의 비애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까지 등산을 다닐지는 모르지만 이 돈으로 절약하며 써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돈이 많이드는 원정 산행은 피하고 경제적인 산행에 포커스를 맞추어 다니기로 했다.
물론 단풍의 시즌에는 몆번정도 다녀야 되겠지만 경비를 최소화 하여 다닐까 한다.
산행의 특성상 술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산행후에 마시는
한잔의 술은 또 다른 즐거움 이지만 과음은 피하고 있다.
요즘은 부산근교의 둘레길 위주로 혼자 다니는 경우도
자주 있는데 혼산의 즐거움도 무시할 수가 없다.
나이가 있다보니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위해 혼자가는 산
은 서서히 지향을 할까 한다.
수입이 적으면 지출도 당연히 줄어들게 되는게 우리의 삶인것 같다.
우리가 마시는 술도 어떤술, 어떤 안주로 먹느냐에 따라서 경비의 차이가 많이나듯 등산도 마찬가지다.
멀리가느냐? 가까이 가느냐? 1박이냐? 2박이냐? 에 따라 경비의 차이도 많이 나니까 나의 형편에 맞춰서 다닌다면 즐거운 취미생활을 즐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울러 산에 매일 다닐수는 없기에 그 외의 시간 활용은
매주 토요일은 직장 퇴직전에 야간에 학교를 다녔는데 퇴직후에는 주간으로 바꿔서 학교에 가고 고용센터에서 만든 내일배움카드로 틈틈히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
퇴직후 취득한 자격증도 벌써 여러개가 있는데 2025년도에는 3개를 더 취득을 할까 생각중이다.
지금 수강신청을 한 컴퓨터 ITQ PPT 자격증을 따면 요양보호사, 바리스타 자격증을 딸까도 한다.
내일배움카드는 국가에서 최대 55%까지 경비를 지원해
주는 제도인데 나에겐 또 다른 활력소가 된다.
상기와 같이 퇴직후의 취미생활에 대해서 두서없이 적어 봤는데 어디까지나 나 개인의 사견임을 밝혀두며 긴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카페 게시글
세상사는 이야기
퇴직후 바람직한 취미생활
산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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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2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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