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첫사랑, 그것은 그 단어를 조심스럽게 되뇌어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가슴에 애잔한 파문을 일으키게 한다. 모든 이들의 첫사랑은 순수하고 절박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무뎌지고 다른 사랑을 통해 희석 되어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생애 처음 가슴떨림을 느끼게 해 준 그가 죽었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리고 십년의 세월이 지난 후 죽은 그와 똑같이 생긴 남자가 결혼을 앞 둔 그녀 앞에 나타난다면? 사랑했던 사람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다시 사랑할 수 있는 걸까?
이 드라마는 첫사랑이라는 운명으로 묶인 세 남녀의 이야기이다. 운명은 이들을 만나게 하고 헤어지게 하며 그리고 잊고 지내던 '가족'이라는 그물로 옭아매버리기도 한다. 준상, 유진, 상혁 그리고 준상을 닮은 민형, 이들을 둘러싼 관계의 쇠사슬은 미스터리적인 구조를 통해 조금씩 밝혀져 갈 것이다.
어깨 토닥여주며 함께 울어주었던 그때 그 친구들.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동창들을 찾는 이유는 바로 외롭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순수했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통해 어린 시절의 자신을 찾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등장하는 여러 친구들의 모습은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 한 명쯤은 있을 법한 그런 친구들이다. 사는 방식과 겉모습은 달라졌지만 그래도 늘 한결 같이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친구들을 통해 영원히 변하지 않는 우정의 참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닮은 얼굴과 닮은 몸이 증명하고 있는 핏줄이라는 것은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부정할 수 없는 원죄와 같다. 가족이 '가정'과 동의어가 아니듯 핏줄을 나누어가졌다고 다 가족은 아니며 가족을 사랑하는 방식도 사람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맹목적으로 자신의 판단만을 밀어붙이는 어머니나 아버지를 증오하기에 그로부터 물려받은 재능까지도 혐오하는 아들, 절대로 그 존재를 인정할 수 없는 이복동생..... 그러나 아무리 서로 미워하고 원망하더라도 결국 기대어 설 곳은 가족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자 한다.
준상의 아버지는 누구일까? 상혁과 유진 둘 중에 누가 정말 준상의 형제인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민형은 정말 준상을 닮기만 한 남자일까? 준상과 겉모습 뿐만 아니라 작은 습관들까지 너무나 비슷한 민형을 둘러싼 의문들은 감정 위주로 흐를 수 있는 삼각관계에 극적 긴장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로 사용될 것이다.
단순한 스토리 중심의 드라마를 탈피하는 영상시와같은 드라마를 지향한다. 도시나 실내와 같은 폐쇄공간을 벗어나 지방 전원도시, 오래된 학교, 설원, 안개, 눈 내리는 호수, 산장, 앙상한 가로수, 스키장 등 겨울이라는 계절이 주는 풍부한 영상이미지를 슬픈 멜로드라마 위에 채색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심미적 영상 스타일을 구축한다.
"변하지 않는 사랑과 사람에 대한 드라마"
다른 이름, 다른 사람이 되어 있어도 그 사람의 본질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 사랑 또한 마찬가지다. 설혹,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해간다해도 절대로 변할 수 없는 사랑이 있고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유진, 준상, 상혁 바로 그들이다. 이렇듯 세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잊혀진 시절과 친구들을 그리워하게 만들고 싶다. 그리고 삶에 지친 이들의 가슴 한구석에 묻혀 있는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들을 일깨워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바로 이 드라마가 출발하는 시작이기도 하고 또 마지막 종착지이기도 하다. "이름이란 뭘까..... 장미가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해도 달콤한 향기에는 변화가 없는 것을......" (로미오와 줄리엣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