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아침,
일찍 출발하고 싶었으나 안개가 짙게 끼었을 뿐만아니라 어둠속의 도로길을 달릴 엄두가 나지않아
8시경에야 출발을 했는 데 걸어야 될 길이 끝없이 이어지는 제방이다.(1시간이상 이어진다)
서리가 내려 주변의 나무들이 하얗게 치장을 하고 있다.
제방길과 농로가 끝나고 나면 초평공소까지는 34번 국도를 따라 이어진다.
그래도 아침이라 지나다니는 차량은 그다지 많지 않다.
면사무소와 같은 마당을 쓰고 있는 초평공소에 도착(10시)했지만 반갑다고 짖어대는 진도개 한마리 이외에는 반기는 이가 없다(참 도로변을 걷다보면 종종 만나는 가게집이나 민가의 개들이 유독 나를 반겨준다. 처음에는 마땅찮았지만 나중에 짖어주는 그 놈들이 반갑기도 할 정도다). 그래도 성모님 옆에 최소한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는 것을 보니 누군가가 관리는 하고 있는 모양인데...
공소옆의 새로이 지은 듯한 면사무소의 초현대식 건물에 들어가 볼일을 볼 수 있으니 이것 또한 하느님의 축복?
초평공소를 출발하여 증평성당까지는 국도이외는 아무것도 없다.
특히 초평저수지 즈음에 있는 붕어마을을 지나고 나면 증평에 진입할 때까지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전혀 찾을 수 없다.
식사장소는 커녕 마땅히 안자서 쉴곳도 도로변의 간이 버스정류소 이외는 없다.
증평에 진입하면 오른쪽에 해물칼국수 간판이 굉장히 크게 세운집이 있는데 강력하게 비추천.
칼국수를 1인분은 팔지도 않을 뿐더러 주인장의 인상도 착하지는 않은 듯하다.
대신에 100M쯤 더 걷다보면 왼쪽에 해물칼국수집(세림해물칼국수)이 또 나온다.
주인장의 인심도 넉넉하고 칼국수의 국물이 아~~~.
정말 강추다.
칼국수의 얼큰/시원한 국물맛이 채 지워지기도 전에 도착한 증평성당.(2시 30분)
비 내리는 성탄절이지만 동네 꼬마들이 성당마당을 점령하고 즐거이 돌아다닌다.
아직도 시골 성당은 동네꼬마들의 놀이터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성당 뒷편의 높은 아파트를 보니 안스럽다.
원래의 계획은 증평에서 1박을 더하고 연풍성지까지 달려갈 계획이었으나 비가 내리는 데다
계획(5시경)보다 빨리 증평에 도착(2시 30분)하여 이번 순례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기회를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