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한 외국음식 이야기 연속으로 보셨으니 우리의 것으로 올려 봅니다.
요즈음 제철이라고 매스컴을 달구는 해산물들 중 꼬막이 있습니다. 참꼬막과 새꼬막으로 나뉘는데 맛과 가격을 더 쳐주는 참꼬막은 전남 벌교산을 으뜸으로 치며 자연산이고 갯펄에서 채취하는 반면 새꼬막은 전남과 충남 등에서 다량 양식하고 있습니다.
익혀서 초무침이나 전을 만들기에는 맛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짭쪼롬한 피와 고소향긋한 살맛을 느끼기 위해 데쳐서 까 먹기에는 참꼬막이 낫죠.가격도 50% 이상 비쌉니다. 양쪽 구별을 잘 못하는 소비자들을 속여서 새꼬막을 참꼬막이라 파는 식당도 종종 봅니다. 재료비 차이가 업주의 눈을 멀게 하는..
서울의 복판 인사동에서 참꼬막을 내어놓는 집이 있습니다.
위치는 좋은데 입구가 작아서 자칫 놓치기 쉽습니다. 질경이 간판을 먼저 찾는게 좋겠죠.
[여성들만 받는 식당]이라는 오해도 불러 일으키는 독특한 상호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박기성씨는 등산 즐기는 분이 아니라면 이름이 익지 않겠습니다만 부인이며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미례씨는 80년대에 여류감독으로 이름을 날렸었죠. 88년에는 물망초로 백상예술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키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84년 '수렁에서 건진 내딸'이라는 박력있는 사회성 작품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후 질이 들쑥날쑥인 작품들을 내놓으며 평단과 관객들로 부터 점차 멀어지더니 결국 6번이라는 아쉬운 작품숫자로 감독 인생을 정리하고 식당을 개업하게 되셨습니다.
하여튼...
상호를 비틀어 유머도 만들어 두시고..
작고 전형적인 민속주점 분위기.
산악인 외에도 개량한복을 즐겨 입는 자칭 지식인분들의 출입도 많은 곳인데 이런 분들은 흡연이 무슨 프라이드라도 되는 듯 여느 사회집단들 보다 흡연율이 높다 보니 여기도 식사시간에 담배를 피워대는 그런 차림새와 분위기의 분들이 적잖아 때론 몸과 마음이 불편해 집니다. 저승에 일찍 가실려면 혼자만 가시지 왜 죄 없는 비흡연자 까지 끌고서 가시려고들 하는지 원... 물귀신.
흡연공간이 따로 정해지지 않았으면 식사시간만이라도 흡연을 금지시키는 업소의 파워가 필요한데 안면있는 분들이 많이 들락거려서 그러지 못하는 듯.
골초분들을 피해 본의 아니게 구석자리로 잡았습니다. 그 덕분에 유명인사분들의 흔적을 알현할 기회를...
무슨 컨셉일까요. 꼬마신랑 첫날밤 컨셉 같지는 않고... 흉가컨셉?
이런게 친근감 있어서 좋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정신 사나워서...
지역과 출입자분들의 특성 탓인지 초등생스러운 저질 낙서나 누가 누구를 거시기해 같은 커플들의 염장질 낙서가 현저히 적은 반면 내용 매우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클로즈업해서 소개해 드릴만한 것 전무.
유일한 클로즈업은 낙서가 아니라 조악한 공사 마감상태를 보여주는 맨콘크리트 돌출 부위. 짐작에 주거나 상업시설이 아닌 지하창고용도로 예상하고 마감을 본 탓인 듯..
단촐하지만 먹을만한 찬.
굴젓양념무침이 그다지 짜지도 안은게 입맛을 당기더군요. 음식 나오기 전에 공기밥에 얹어서 먹어 줬습니다.
미지근해서 별로..
참꼬막 나왔습니다. 이렇게 까서 간단한 양념을 얹은 형식과 그냥 데쳐서 껍질을 까지 않고 나오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까서 나오는 것은 까는 것에 서툰 분들께는 낫겠지만 차갑게 먹게 되니 온기가 있고 피맛을 즐기는 분이라면 까지 않은 것으로 달라는게 낫겠죠.
사진이 많아서 나눠 올립니다. 계속해서 음식들 구경을 하시려면 여기를 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