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아트센타 주차장을 빠져나온 차창에 스치는 보안등 불빛이 차갑다.
차량의 물결에서 뿜어대는 전조등들의 눈부심이 잠재되어 있는 하모니카 음률의 황홀경을 더욱 부추긴다.
어느 대 관현악단 연주인들 여기에 비유가 될까.
가늘었다가 굵어다가, 강했다가 갸날펐다가, 애절했다가 웅장했다가 그 조그마한 몸집에서 천의 소리를 내는구나.
하모니카의 오묘함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준 선율의 아름다움 여운이 나를 깊은 환상에 잠기게 한다.
오늘의 주인공 한영주님의 민요 메들리에 이어 일본곡 황성의 달 연주로 막을 올린 “한영주와 그들의 하모니카 콘서트”
그들만의 갖는 특색을 띤 연주는 유럽풍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개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끝없이 매료시킨다.
우뢰와 같은 갈채의 박수 소리가 한껏 분위기를 고조 시킨다.
그 자리에서 지금도 떠나지 못하고 한없이 하모니카의 신비한 멜로디에 몰입 되어 감상에 젖어있다.
조그마한 은빛악기 하모니카에 담겨 있는 다양한 음색들이 온갖 장르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감정을 사로잡는 멜로디의 진수를 비로소 깨우쳐지는 그 때의 순간들이 쉽사리 매혹의 경지가 떠나지지가 않는다.
잘 꾸며진 프로그램에 따라 등장하는 출연자의 능숙한 연주 솜씨에 푹 빠진 관객들은 감탄에 그저 환호로써 열광하던 그 자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동서고금의 멜로디 모두의 장르가 선보임은 어떠한 곡이라 하여도 하모니카 하나로써 능히 섭렵할 수 있음을 보여줌이 아닌가.
협연으로 등장한 피아노와 첼로 그리고 아코디온 등의 악기를 능가하는 충분한 기량은 하모니카만이 갖는 진수를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였다.
“작은 고추가 더 맵다”는 우리의 속담을 생각하니 늦게나마 하모니카에 마음을 쏟고 있는 내 자신이 무척이나 현명하게 생각이 든다.
특히 하모사랑 회원의 자격으로 출연한 등장인물의 솜씨가 불과 몇 개월 전에 입문하였다는 사회자의 소개가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렇게 돋보이기 까지는 더 많은 노력과 투지가 있었기에 가능 하였으리라.
하모사랑의 한 회원이라는 자부심 그 자체만으로도 내 자신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더 노력을 하여 보자, 꾸준히 매진도 하여 보자”고 다짐을 할 수 있는 꿈을 심어 주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1부에이어서 2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출연자와 등장한 곡들은 온통 솜씨가 빈약한 나에게 부러움을 심어 준 오늘의 콘서트는 나를 다시 한 번 조명해 본 기회가 되기도 하였으니 그것만으로도 오늘의 큰 교훈이었다.
감히 희망을 가져보자는 다부진 욕심이 고개를 드니 오히려 피식 미소를 짓게 하는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렇지만 약한 마음을 지녀서도 안 된다. 포기해서도 안 된다”고 다짐한다.
출연진 모두와 관객이 함께 한 주객 공동합주 “어메이징 그레스”와 우리의 민요 “아리랑”은 오늘의 찬란한 하모니카 콘서트의 휘나래를 장식하는 대단원의 순간이기에 내 비록 미숙한 솜씨이나 고이 간직해 간 나의 하모니카로 호흡을 맞추어 함께 마음껏 불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여 진다.
어느 사이 올림픽 대로로 들어선다.
번뜻 시야로 밀려오는 차량 행렬들.
꼬리를 이어 정체되어 있는 도로가 나를 현실로 끌어 드린다.
비록 답답하게 된 갈 길이지만 유유히 뻗어있는 한강수에 비치는 형형색색의 조명등과 가로질러 뻗은 대교의 휘황찬란한 장식들이 어느 유명한 외국의 관광도시 강가를 달리는 기분을 들게 하여 그런대로 편안하다.
하모사랑의 힘을 보여 준 오늘 많은 회원님들의 참여 인원수가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참여 회원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여건이 되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터인데.
하모사랑 운영진의 각고의 노력 그리고 많은 회원님들의 깊은 사랑이 영글어 이루진 열매이리라.
오늘의 행사장이 우리 하모사랑 회원의 미팅장소가 되리라던 한 회원님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몇 분의 회원님을 만나게 된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지금도 그 분들의 미소의 모습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회원님들을 만나서 친분을 가져야 되겠어요.”
반려자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하모사랑에 애정을 가져주는 內子의 한 마디가 고마워서 미소를 던져준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어둠이 가득한 거리에 서늘한 바람이 서성된다.
2009년 10월 27일
한영주와 그들의 하모니카 콘서트를 관람하고
첫댓글 혼자 읽기 아까워 모셔왔습니다.함께 그날의 감회를 글로 상기해 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