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와 함께 떠나는 배낭여행
[터키/그리스/이집트 편]
◈ 헷갈리는 터키의 화폐단위
|
터키의 지폐. 1장에 2천만리라짜리를 보여드려야하는데...
|
"입장료가 얼마나 되는가요?”
“터키 돈으로 15,000,000리라고 적혀 있네.”
“뭐요? 천오백만 리라요? 똥그라미가 그렇게나 많아요?"
"자그마치 여섯 개...."
" 아이고~ 그럼 우리나라 돈으로는 얼마나 되는데요?"
“에, 또 설라무네... 1불에 일백육십오만 리라 이니깐, 걍 끝에 공 세개를 떼어버리고 15,000원으로 생각하면 되겠네.”
아내는 우선 천문학적인 터키 돈의 단위숫자에 놀라워하며 눈을 뚱그렇게 떴다.
아내는 다른 나라에서 물건을 살 때나 돈을 쓸 때 꼭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을 해 보아야만 직성이 풀린다. 헌데 사실 난 돈계산엔 더디다.
그냥 돈이 있으면 쓰기는 잘하는데.
해서 가끔 아내 한테 퉁게를 맞곤 한다. 엉뚱한 돈을 팍팍 쓴다고...
쇼핑엔 거의 취미가 없는데, 책, 음반, 꼭 사고 싶은 기념품이 있으면 더뻑 사고 마니까....
터키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심해 돈의 단위수를 가늠하기가 힘들정도. 2001년 5월에 발행된 '세계를 간다'의 여행가이드 북에는
아야소피아의 입장료가 300만TL로 적혀있는데, 불과 1년사이에 그 다섯배인 1,500만TL를 받고 있으니 독자님들도
가히 짐작이 가리라 생각된다.
공항에서 미화 20불을 터키돈으로 바꾸었더니, 원 세상에나~~ 무려 33,000,000 터키리라로 환전을 해주는데,
20,000,000 리라짜리 지폐를 들고 나는 아연 실색 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돈 1달러에 터키돈 1,650,000리라 정도이니 첨부터 헷갈릴 수 밖에 .....
똥그라미가 일곱개나 되는 돈을 들고 갑자기 부자가 된것 같기도 하여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트램이나 시내버스를 탈때에도 무려 750,000 리라를 지불해야 하고 화장실에 가서도 300,000~500,000 리라를 줘야한다.
그 엄청난 단위수에 놀라 돈을 지불하기전에 움찔움찔 하다가도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을 하고 나면 그만 싱거워지고 만다.
풍선처럼 부풀려 지는 똥그라미 숫자.... 아이구 어지러워. 아무래도 내가 생각하기에 터키는 똥그라미 세개정도는
떼어내는 화폐개혁을 단행해야 할 것만 같다.
헌데, 입장료를 물어 보던 아내는 그냥 입구의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있겠다고 하면서 나만 들어갔다 오란다.
유럽을 여행 하면서 교회건물을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에 흥미도 별로 없다고 하면서. 하기야 바티칸의 베드로 성당에서부터
노틀담 성당, 쾰른 대성당, 스페인의 사그라다 퍼밀리아에 이르기까지... 보기도 많이 보아왔다.
그래도 이 건물이 현대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만큼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함께 가자고 했으나,
아내는 정말로 피곤한 모양. 배낭에서 사탕까지 꺼내 먹는 걸로 보아 저혈당끼도 조금 있어 보였다.
쯔쯔....
나의 가려한 푸시케여, 언제나 저혈당과 고혈당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고통에서 벗어나련나.
하는 수 없지, 나 혼자라도 들어갈 수 밖에. 그럼, 잠시 나무 그늘 아래 쉬고 있구려.... 내 이 에로스의 날개를
펴고 퍼뜩 댕겨 오리라....<계속>
|
아야 소피아 성당으로 들어 가는 길(photo by challa)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