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이번에 일본에서 서점과 미술관을 들락거리며 2주를 보내고 왔습니다.
책을 좀 많이 사와서 자랑도 할 겸 리스트를 올려봅니다.
이 기분을 공유할 수 있을 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단행본
1. 『ドレの神曲(도레의 신곡)』宝島社
- 구스타프 도레(Gustave Dore)가 그린 삽화가 중심인 단테의 신곡입니다.
도레가 누구냐고 하신다면... 이전 <비평의 해부>시간에 신곡의 지옥편 삽화를 보지 않았습니까.
그 삽화를 그린 사람입니다. 서점에서 발견하자마자 환호성을 지르며 집어들었습니다.
2. 『家畜人ヤプー【復刻版】(가축인 야푸 복각판)』ポット出版
- <가축인 야푸>는 원래 누마 쇼조(沼正三)의 소설입니다. 워낙에 유명한 소설이라서 만화책으로도 만들어졌지요.
소설책도 만화책도 가지고 있지만 전부 완전하게 갖추지는 못했습니다.
50년대에 발표된 작품인데, 기상천외하기 그지없습니다. 인간의 신체를 어디까지 변형시킬 수 있는가.
아마도 여러분들은 상상도 못할 내용일 것입니다.
문고판
1. 『神々の指紋・上/下(신의 지문 상/하)』小学館文庫
- 그래이엄 핸콕(Graham Hancock)의 이 저서는 워낙에 유명해서 국내에서도 번역되어 나와있습니다만
사려면 두 권에 만원은 족히 넘으니까요. 북오프에 간 김에 한 권당 105엔씩 주고 사왔습니다.
2. 『北朝鮮ツアー報告(북조선 투어 보고)』小学館文庫
- 사진이나 도면이 잘 되어있는 것 같아서 105엔 주고 집어왔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책을 구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요.
이런 종류의 책들이 출판되어있나요?
3. 『「死体」を読む(시체를 읽다)』新潮文庫
- 의학박사가 쓴 책으로, 소설 속의 시체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독특한 기획의 책입니다.
그 유명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덤불속>의 범인을 지목한다기에 혹해서 사봤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실 것입니다. 영화 <라쇼몽>에서 결국 누가 범인인지 수수께끼가 더욱 깊어지기만 했던 것을.
아직은 다른 책을 읽는 중이라서 손을 대지는 않았지만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4. 『夢の宇宙誌(꿈의 우주지)』河出文庫
- 시부사와 타츠히코(澁澤龍彦)의 책입니다.
제가 한 번 시부사와의 개인소장전 도록을 학교에 들고가서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워낙에 글을 많이 쓴 사람이라서, 사실 엄두가 나질 않아서 건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가 쓴 사드에 관한 글은 언젠가는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5. 『鍵・瘋癲老人日記(열쇠 . 방랑노인일기)』新潮文庫
- 타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郎)의 소설 중 하나입니다.
『「死体」を読む』에서 언급이 되길래 한 번 사봤습니다. 이제 보니 <열쇠>는 우리나라에도 번역이 되어서 나와있네요.
6. 『アール・デコの館[旧朝香宮邸](아르데코의 관[구 아사카노미야 저택])』ちくま文庫
- 지금은 정원미술관(庭園美術館)으로 잘 알려져 있는 구 아사카노미야 저택에 대한 책입니다.
아르데코 양식으로 지어졌고, 동경도 유형문화재입니다.
글은 후지모리 테루노부(藤森照信), 사진은 마스다 아키히사(増田彰久)입니다.
마스다 아키히사의 사진전이 얼마전에 한양대에서 열렸죠. 제가 카페에 글을 올렸는데 아무도 오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마스다상은 일본 건축사진에 있어서 1세대입니다. 역사의 산증인이죠.
후지모리 테루노부는 일본 근대건축을 언급하는 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인물입니다.
국내에는 번역이 거의 되지 않은 것 같아 유감이네요.
7. 『建築探偵・奇想天外(건축탐정 기상천외)』『建築探偵・神出鬼没(건축탐정 신출귀몰)』朝日文庫
- 역시 위와 같이 후지모리 테루노부와 마스다 아키히사 함께 작업해서 출판한 책들입니다.
후지모리는 건축탐정이라는 테마로 일본 뿐 아니라 해외의 건축작품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책들을 90년대에 다수 출판하였습니다.
불행히도 현재 구할 수 있는 책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8. 『建築探偵桜井京介の事件簿-未明の家(건축탐정 사쿠라이 쿄스케의 사건부 - 미명의 집)』
『灰色の砦(회색의 요새)』『美貌の帳(미모의 장막)』講談社文庫
- 후지모리의 건축탐정과는 별개로, 직접 건축탐정을 내세운 탐정소설 시리즈입니다.
대학에서는 인문학을 전공했지만 현재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 혼자 근대건축사를 연구하는 사쿠라이 쿄스케라는 청년이 주인공입니다.
작가는 시노다 마유미(篠田真由美). 일본건축학회의 <건축잡지>에 그녀와의 인터뷰가 실린 적도 있지요.
현재 『美貌の帳』을 읽는 중입니다만, 위에 언급한 정원미술관(구 아사카노미야 저택)을 모방한 건축물이 배경이 되어서 가끔씩 『アール・デコの館』을 펼쳐보면서 독서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흠, 어떠신가요?
여러분들의 마음에 드는 책은 있었나요?
저는 이 책 수집벽 때문에 조만간 탕진해버릴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많이 자제한 편이지요. 방문한 미술관마다 도록을 사대고, 집어들었던 책을 모두 그대로 사왔더라면
무거워서 도저히 들고 올 수 없었겠지요.
하지만 후지타 하루쯔구의 도집과 일본의 우키요에를 정리한 책은 정말 지금도 사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만.
첫댓글 <시체를 읽다>가 제목부터 흥미롭네요. 류노스케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도 군침거리....
흥미로운 책들이 참 많았어요. <탐미소설의 궁극의 비책>같은... 일본 출판사의 기획력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후후후, 뭐라도 빌려줄까요?
저번에 일본에서 사 온 책들도 다 읽어가는데(거의 만화책) 일본 서점 한번 가서 쓸어 오고 싶어요. 특히 북오프에요(실제 가면 게임이랑 음반밖에 안사오겠지만). ナンパ도 하고 싶고요. 그날을 준비하며 일어를 열심히 공부해야겠어요(원래 못했지만 2년전을 정점으로 일어실력은 줄고만 있어서) 아무튼 잘 다녀오셨어요 누님^--^
북오프는 천국이야.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 북오프와 대형서점 몇 개만 옆에 있으면 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이번에 만화책도 사오긴 했어. 블리치 45권. ㅎㅎㅎ 나도 회화실력이 자꾸 줄어드는 것 같아 걱정이다. 어휘는 느는데 문법이 점점 희미해져.
제가 가본 데 중에서는 하라주쿠 북오프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정말 레어한 것도 많이 건졌고. 거기는 정말 천국이죠...
나고야시 외곽 히라바리역 부근의 북오프는 거기서 살 때 단골이었어. 꽤 컸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제 보니 중형규모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