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학기행 2.
*일 시 : 2013. 5. 10. 금. 오후
오후 일정은 짧았다.
아니, 짧았던 것이 아니라 짧게 느꼈을 뿐이다.
제주문우들이 마련한 조촐한 밥상,
그러나 여느 음식보다도 맛이 있었다.
그들의 사랑이 묻어 있었기에....
*허브 농장에 도착.
이곳에서 족욕을 했지요.
피로가 확 풀렸습니다.
로즈마리꽃입니다.
향은 코끝을 오래도록 자극합니다.
허브의 원산지가 우리나라가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아마도 그런 의미에서 피부색이 다른 조각상이 지키고 있나 봅니다.
바닷가에서만 피는 해당화입니다.
꽃망울이 야물게 맺었네요.
불턱.
해녀들이 물질을 하고나서 불을 피워놓고
몸을 말리는 곳입니다.
이런 불턱은 제주 서쪽 해변을 따라가다보면
곳곳에 많이 산재해 있습니다.
제주 서쪽이 고향이라는 김순이회장님의 해설을 듣는 중입니다.
감기로 몸이 불편했지만 끝까지 안내를 해 주셨습니다.
주로 나무를 해오고 불을 지피는 해녀를 일컬어
애기해녀라 합니다.
이들이 성장하고 물질을 배우면서
중상군을 거쳐 최고의 자리인 대상군이 된답니다.
해변에는 갯풀들이 제자리를 지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 생명입니다.
고개를 들면 멀리 바다가 있고 파도가 있고,
가까운 곳에는 그대가 있는 해변입니다.
불을 피우는 자리.
지금도 물질후에는 이곳에
불을 피우고 몸을 말립니다.
세계유네스코자연유산에 등재된 제주 돌담밭입니다.
저 밭을 갈면 어김없이 돌이 나온답니다.
꼭, 밭에서 돌들이 자라듯이 말입니다.
캐내고 캐내도 샘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돌들,
제주에는 바람도 많고 돌도 많다는 증거입니다.
신당 찾아 가는 길.
제주에는 일만팔천의 신들이 있답니다.
바람신, 땅신, 나무신,
수없이 많은 신들!
그중에는 돈지할망당이 있습니다.
방풍나무.
나물로 먹습니다.
풍을 예방해 주는 좋은 식물입니다.
해국은 아닙니다.
갯바람을 맞고 숨어서 피었습니다.
혼자는 외로워 함께 피었습니다.
돈지할망당 신당입니다.
갯바람은 거칠고 머리칼은 흐트러져도
마음만은 한결 같습니다.
뿌듯 할만큼 아름다운 장면들을 많이 보았으니까요.
할망당 신당.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 진답니다.
허기야 소원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마음이겠지요.
간절하면 길이 열리듯이 말입니다.
갯바위에 엉켜있는 이끼들,
이들도 생명입니다.
이 바위를 들추면 그곳에는
고동이며 게들의 보금자리일테구요.
언덕위의 배.
멧꽃.
주로 해변가에 많이 자생하지만
묵은밭귀에도 많이 있습니다.
꼭 해풍이 있어야 피는 꽃은 아니랍니다.
저녁 만찬에 앞서 제주문인협회 문우들과 기념촬영.
제주문협내에는 참 많은 동인단체들이 있습니다.
이 단체들이 모여서 매년 함께 축제를 여는데
이를 동인문학축제라 부릅니다.
각 동인단체의 대표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제주에서 먹을 수있는 갈치회.
소라는 지금이 제철이랍니다.
뱅뱅 돌리면 끝까지 나오는 소라똥 맛을 아십니까?
제주문협 김순이회장님 인사말씀과 회원 소개.
고양문협 회원들이 상석을 차지했습니다.
고양문협 이은협회장님의 인사말씀과 회원소개.
회장님 옆은 제주문협 김병심사무국장.
식사후에 바닷가에 나오셨습니다.
생각은 생각을 낳고
그 생각은 언젠가 시가 될 것입니다.
무슨 얘기?
할 말들이 많으시겠지요.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도 좋을텐데요.
먼 곳에서부터 벌써 불빛이 들어 옵니다.
바다는 침침한 어둠을 끌고와서
해변에 풀어 놓을 모양입니다.
어둠이 지기 전에
저 파도가 넘어 지기 전에
떠나려 합니다.
하, 좋습니다.
제주문협 오을식소설가와 이우림시인의 모습이
바다보다 더 환합니다.
*저녁 만찬후에,
구좌문학 소속이신 좌여순시인 집에 왔습니다.
오늘 하루 묵을 숙소이기도 합니다.
많은 신세를 져 놓고도 고맙다는 인사도 변변찮게 했구요.
집안 술장에 차 있던 가지가지 술들이 총 출동을 합니다.
덕분에 오을식소설가와 함께 많이도 퍼 마셨습니다.
제주의 특산품인 허벅술,
술 맛이 기똥찼습니다.
제주문협 권재효부회장과 정다운시인, 박종욱시인.
이 집 주인 내외분입니다.
바깥 양반께서 손수 설계해서 지었다는 통나무 집.
코를 대고 맡으면 진한 솔 냄새도 있었습니다.
이은협회장님의 건배사.
시낭송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우들이 뭡니까.
이럴 때 시 한 수쯤 거뜬하게 쏟아져 나와야겠지요.
쩌- 끝에 시낭송 하신 분,
낭송의 종결자라는 애칭이 무색하진 않았습니다.
어찌나 낭낭하던지요.
어쩌면 그렇게 남의 시를 암송도 잘 하던지요.
2층 숙소!
문경훈시인이 순간 포착하셨습니다.
밤이 깊어 간줄도 모르고....
건배, 건배, 또 건배!
좌여순시인, 신세 많이 졌습니다.
다음날 속 풀이로 말고기 국을 끓여 주셔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다음에 고양시에 오시걸랑, 그때 고양문협에서 잘 모실겠습니다.
*3부가 계속 이어집니다.
(3부는 2013.5.11. 토요일부터 시작합니다.)
첫댓글 2부도 잘 봤습니다
제주에 구석구석 제가 갔을때보다 훨 잘봤습니다 봉우리 넘워요
십년쯤 전에 마르지도 않은 해당화 코팅해서 보내준 편지 ...
더우기 해당화
아득히
색은 바랬지만 ......
잘있는지 함 찾아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