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집
이석문
검은 추억의 실타래에서
어머니를 본다.
양배추를 리어카에 실고
신작로길을 달려
읍내 장터로 향하던 유년의 시간.
어머니는 손때묻은 수건을 꺼내
땀을 닦아주며
짜장면을 시켜 주셨지.
입가에 검은 립스틱이
분칠이 되도록
황홀한 맛으로
읍내장터가 각인되던날.
나는 짜장면집 주방장이 되는 꿈을 꾸곤 했다.
내마음의 풍금처럼
은은한 향기로 울려퍼지는
읍내 짜장면집.
지팡이에 의지한 어머니를 모시고
읍내 짜장면집을
풍금소리에 맞춰 찾아간다.
하천
이석문
하천도 가끔은 신음을 한다.
제 삶의 흐름에 겨운
상처가 덧날때
소리내어 울고 싶어 한다.
상처가 싾이고 막히면
옆구리라도 터춰야 산다.
살아 숨쉴수 있으려면
움켜진것부터 흘려 보내야 한다.
흘러가야 할 것들은
흘러가야 한다
길위에서
이석문
길 위에서 나를 만난다.
땀냄새가 꽃바람을 탄다.
비로서 내가 나로서 존재한다
■이석문 시인
한민족 문학을 통해 작품활동,농민문학 시부문 신인상
한국문입협회 음성지부장, 음성예총 회장 역임
시집 “혼자 굴러도 좋아라”등 다수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