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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day 뎅~남룽 (2011.11.6)
뎅의 아침이 밝았다.
매일 같이 일어나는 시간은 6시지만 이미 그 전에
일어나 짐을 정리한다. 히말라야에 오면 일찍 잔 영향도 있지만
한 밤중에 깨어 뒤척거리는게 일상이다.
뎅에서 급격히 내려와 다리를 건너 급경사를 오른다.
라냐. 마을이 이 집뿐이다.
가을걷이가 끝난 절벽 위의 밭에 맨드라미 비슷한 식물이 있다.
이 식물도 식용하나보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와 물을 한잔 마시고 쉰다.
집이 참 엉성하다. 여기만해도 해발 2,000m 정도 돼
밤이면 꽤 추운데 적응하면 잘 사는걸 보면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게 인간인지 모른다.
이 집에 사는 아주머니가 물을 길어 오는지 통을 메고 온다.
엄마와 아들,딸 모두 맨발이다.
두터운 등산양말에 등산화를 신고 있는
내 발을 쳐다보게 된다.
물레방아를 이용한 방았간.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밑에 수차가 있어 돌리면
알곡이 된다.
또 한참을 올라왔다.
산허리 절벽길을 간다. 위험해 보여도 조심하면
쾌적하게 룰루랄라하며 가는 멋진 길이다.
비히 페디다.
윗 마을이 비히고 아랫마을이 비히 페디다.
'페디'란 아래라는 뜻이란다.
수령이 얼마나 됐을까?
잘 자라지 않는 주목 종류 같았는데 저 정도 되려면
얼마나 많은 세월을 견뎌냈을까?
산골 마을의 추수가 끝나고 누런 밭과 돌담집이 한가롭다.
이 밭은 운동장처럼 넓었다.
로컬 포터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이렇게 끼니 때가 되면 길가에서 밥을 지어 먹는다.
오늘의 점심을 먹는 장소인 갑이다.
날씨가 음산하고 추워 우리가 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주방뿐 아니라 잠도 자고 하는 모든게 다 이루어지는 원룸이다.
올해는 풍년이었을까?
곡식을 말리고 있는 아낙!
소박하지만 히말라야 산기슭에 기대어 살며
불심을 닦는다. 깨끗한 타르초를 새로 매달았다.
또 한 해의 안녕을 기원했겠지.....
오랜만에 보는 위풍당당한 초르텐이다.
동생을 업고 돌보고 있는 꼬마!
형이 동생을 업고 돌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물을 이용해서 돌리는 마니차!
저 속에는 불경이 들어있어 마니차를 한번 돌리면 불경을
한 번 읽는 것이란다. 세상에 멀리 멀리 불법을 전하기 위해
롱다도 타르초도 이렇게 수차를 이용한 마니차도 있나보다.
물레방아간에 한 아주머니가 방아를 찧고난 뒤
곡식을 볶고 있다.
들어가 볶은 보리를 조금 씹어보니 고소하고 맛있었다.
경황이 없어서 그냥 왔는데 돈을 주고 조금 살 걸....
이렇게 부처의 일생과 불경을 새겨 돌탑처럼 길게 쌓아놓은 것을
마니월이라고 한다.
이 마니월을 지날 때는 왼쪽으로 가는게 예의다.
상상이 되는가!!!
사진으로 보니 실감이 덜 난다.
고막을 찢을 듯한 세찬 물소리, 협곡이 만날어 낸 세찬 물살이
바위를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
이 곳을 지나올 때 아찔했다. 너무 물이 거세서.....
2,000m대에서 이렇게 밀림이 형성돼 있다.
원시 상태의 밀림은 우기의 눅눅함이 그대로 남아 이끼가 시퍼렇게 나 있고
주렁주렁 겨우살이가 매달려 있다.
이 나무의 둘레가 얼마나 될까?
몇 아름이나 될까?
정말 큰 나무다.
이런 밀림이 있으니 우기가 끝난지 오래 됐는데도
강물이 그렇게 세차게 흐르는가 보다.
하얀 포말을 내며 거세게 흐르는 강물!
금방 모든 걸 집어삼킬듯하다.
강바닥까지 왔으니 또 올라가야 한다.
오늘의 목적지 남룽이 백두산 높이 정도다.
직벽을 오르는 것 같은 길을 올라 남룽에 도착했다.
남룽을 오르는 길은 힘이 들었지만 밀림지대를 벗어나 서서히 고원지대로
들어가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길이었다.
남룽을 알리는 표지판을 보니 반갑다.
남룽의 캠프사이트에서 본 남룽!
힘들게 하루 운행을 마친 포터들이 쉬고 있다.
포터들이 차도 마시고 네팔 라면으로 허기를 채우고 있다.
주방 팀들은 저녁 준비에 바쁘다.
어스름이 내리자 드디어 설산이 나타났다.
올라오면서 안개 낀 설산을 잠깐 봤지만 선명하게 본 건 오늘이 처음이다.
이제 날씨가 맑아지려나....
6시 기상, 6시30분 아침식사, 7시 출발.
11시 갑 중식,4시에 남룽에 도착했다.
역시 오늘도 많이 걸었다.
또한 다양한 풍광을 만났다.
내일 일정은 아무래도 수정을 해야겠다.
조금씩 피로한 기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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