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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도지경 제2권
8. 분별상품(分別相品)
[사람의 마음을 관찰하는 열 아홉 가지 법]
법사가 경(經)을 설할 적에 사람의 마음[情]을 관찰하는 법이 모두 열아홉 가지가 있다.
무엇을 통해서 알 수 있는가?
번뇌를 분별함으로써 그것을 곧 알 수 있다.
어떤 것을 열 아홉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음행을 탐하는 것[貪婬]이요,
둘째는 성내는 것[瞋恚]이며,
셋째는 어리석은 것[愚癡]이요,
넷째는 음란하면서 성내는 것이며,
다섯째는 음란하면서 어리석은 것이요,
여섯째는 어리석으면서 성내는 것이며,
일곱째는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것이요,
여덟째는 입은 청정하나 생각이 음란한 것이며,
아홉째는 말은 부드러우나 마음이 억센 것이요,
열째는 입은 지혜로우나 마음이 어리석은 것이다.
열한째는 말은 아름다우나 마음에 3독(毒)을 품고 있는 것이요,
열두째는 말은 거칠게 하지만 마음은 온화한 것이며,
열셋째는 입으로 악한 말을 하고 마음이 굳센 것이요,
열넷째는 말이 거칠고 마음이 어리석은 것이며,
열다섯째는 입이 거칠고 마음에 3독을 품고 있는 것이요,
열여섯째는 입이 어리석고 마음이 음란한 것이며,
열일곱째는 입이 어리석고 마음에 노여움을 품고 있는 것이요,
열여덟째는 마음과 입이 다 어리석은 것이며,
열아홉째는 입이 어리석고 마음에 3독을 품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저 음란함[婬]ㆍ성냄[怒]ㆍ어리석음[癡]
이것들을 합하여 3독이라 한다.
둘씩 서로 뒤섞이는데
이를 계산하면 네 가지가 있다.
또 입이 부드러운 것에 넷이 있고
입이 어리석은 것에 또 넷이 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사람의 마음 열아홉 가지가 이것이다.
① 음란을 탐하는 것
어떻게 그 사람이 음란을 탐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줄을 아는가?
겉치레하기를 스스로 좋아하고 농담을 잘 하며,
성질이 급하고 의지가 조급하고 서둘러서 마치 원숭이와 같아 실수가 많으며,
지혜와 꾀가 얕아 멀리 생각할 줄 모르고 행동과 하는 일이 앞뒤를 돌아볼 줄 모르며,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행하고 일에 대해 두려워함이 많으며,
말이 많고 울기를 좋아하며, 쉽게 속고 쉽게 굴복한다.
안일하게 여기고 쉽게 알며,
매우 참고 애쓰는 체하며,
조그마한 이익을 얻으면 너무 즐거워하고 보잘것없는 것을 잃고도 몹시 걱정하며,
남에게 칭찬을 들으면 기뻐하면서 그를 믿고 숨기는 일을 죄다 폭로하며,
신체가 뜨거워 땀이 많으며, 피부가 얇고 몸에서 냄새가 난다.
털과 머리칼이 듬성듬성 나고 안색이 창백하고 자주 찡그리며,
수염이 긴 것을 좋아하지 않고 이[齒가 희고 종종걸음을 치며,
깨끗한 옷만 좋아하고 채색으로 치장하기를 좋아하며,
그 몸을 꾸미기 좋아하고 얇고 가벼운 옷을 좋아하며,
기술을 많이 배워 통하지 못한 것이 없는 체하고 자주 다니면서 유람하고 항상 기쁘게 웃음을 머금는다.
거짓으로 꾸며 계율을 받드는 체하고 성질이 온화한 체하며, 어른을 공경하는 체한다.
사람을 보면 먼저 안부를 묻고, 재주와 지혜가 있고 고상한 체하며,
성질이 사납고 뒤틀리지 않은 체하고 부끄러워하면서 자비한 마음[慈心]이 많은 체 하며,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고 주고받고 하며,
부드럽고 온화하여 매우 가엾이 여기는 체하고 은혜를 많이 베푸는 체한다.
모든 친구들에게 넉넉하게 베풀어주고, 가진 것이 많건 적건 사람들과 다투지 않아 그 은혜가 광대한 체하며,
몸매를 살피면서 행동을 느리고 더디게 하여 점잖은 체하며,
능히 세간의 법을 확실하게 알아서 죄다 결단할 능력이 있는 체하며,
만일 훌륭한 사람을 보면 공경하고 삼가는 체하며,
일이 발각되면 말을 잘하여 재빨리 뒤집으며, 말에 재치가 있고 지혜로워 말이 화평한 체하며,
벗은 많아도 능히 오래도록 친하지 못한다.
성냄이 적고 어른을 존경하는 체하며,
눕고 일어나고 행보(行步)하는 데 안정되지 못하며,
아무리 법을 배워도 재물을 사랑하고 탐하며,
친족과 친구를 저버려 견고하지 못하고 친구 사이를 오래도록 유지하지 못하며,
색욕(色欲)의 일들을 들으면 곧 탐하고 집착하며,
악로(惡露)를 말하면 곧 만족히 여기고 나아가는 것도 쉽게 하고 물러가는 것도 쉽게 한다.
그러므로 음란을 탐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조급하고 경솔함이 원숭이 같고
항상 기뻐서 웃고 또 울기를 좋아하네.
이익 얻으면 매우 좋아하고 잃으면 매우 걱정하며
말이 많아 수다스럽고 쉽게 굴복한다.
의지가 또 조급하고 놀라고 두려워하며
스스로 쉽게 속아넘어가고 남의 말을 잘 믿는다.
생각과 성품이 잘 잊어버려 멀리 생각할 줄 모르며
계율을 잘 지키는 체하고 지혜 있는 체한다.
색(色)을 탐하여 살피고 훌륭한 보시 생각하는 체하며
몸매 살피고 벗을 공경하는 체하네.
점잖은 체 하는 몸은 뜨거워 땀이 많고
기쁘게 믿고 부끄럽고 용맹 있는 체하네.
법과 재물과 색(色)과 친구에 대해
옳지 않다고 곧 멀리 대했다가 곧 후회하네.
모든 배운 것에서 무엇이든 얻은 체하고
비록 쉽게 알았더라도 재빨리 잊어버린다.
입는 의복은 꽃과 장식물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하는 일 요긴하지 못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체하네.
지혜 있는 이 공경하고 배움에 뜻이 있는 체하고
분명하게 통달하여 무엇이든 다 아는 체하네.
늘 성 밖에 나가 놀러 다니기만 좋아하고
또한 말을 잘 꾸며 듣기 좋게 한다.
영리한 말로 곧잘 분별하는 체하고
앉고 눕는 것에 대해 오래 참지 못한다
성품이 부드럽고 정성을 다하는 체하며
하는 일이 경솔하여 앞뒤를 돌아보지 않네.
뜻이 조급하여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며
벗들에게는 보시를 잘 하는 체한다.
수염이 긴 것은 싫어하고 짧은 것을 좋아하며
스스로 즐거운 체하고 냄새만 풍기네.
재주와 지혜가 있는 체하고 자주 찡그리고 창백하며
계율 받들고 지혜 있어 걸림이 없는 체한다.
사람을 보면 먼저 안부 물으며
옷은 얇게 입고 얼굴과 이는 깨끗이 하네.
자비한 마음 있고 쉽게 일을 따르는 체하고
행을 일으켜 재물을 아끼지 않는 체한다.
사람을 분별할 줄 알고 자비심 행하는 체하며
가르침을 경솔하게 여기고 뒤틀려 어긋나지 않은 체하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성품이 이와 같으면
마땅히 음란을 탐하는 모습이라고 하셨다.
② 성내는 것
마땅히 어떤 방법으로 성내는 모습[瞋恚之相]이 있는 줄을 관찰하는가?
깊은 이치를 알아서 사람을 대하여 갑자기 성을 내지 않다가도, 만일 성을 냈다하면 풀기 어렵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며,
하는 말은 지극히 성실한 것 같으나 입은 추악하며,
널리 의심을 품어 쉽사리 믿지 않는다.
남의 잘잘못을 따지기 좋아하며,
깨어있는 시간은 많고 자는 시간은 적으며,
원망하고 미워함이 많아 벗들과 끝을 내며,
원수와 화해하기 어려워 당했던 것을 잊지 않으며,
원수를 무서워하지 않아 남들은 두려워하는데도 자기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힘이 세고 변덕스럽고 잘 굽히려 하지 않으며,
걱정이 많고 가르치기가 어려우며,
신체가 장대하고 목덜미는 살지며, 머리가 크고 어깨는 넓으며, 이마는 모나고 머리카락이 곱다.
용맹스럽고 성질이 강하여 항복 받기 힘들며,
듣고 배우는 데 느리고 둔하여 얻기는 어렵지만 이미 배워 얻은 것은 다시 잊어버리기도 어려우며,
혹은 법재(法財)와 친구를 잃어버리고도 영원히 시름하거나 미련을 가지지 않아 나아가기도 어렵고 물러가기도 어렵다.
이로써 그를 파악할 수 있나니, 이것을 성내는 모습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의지와 성질 굳세고 강하며 이치를 깊이 아는 것 같으나
널리 남을 의심하여 잘잘못을 따지네.
잠[睡眠]이 적고 굴복시키기 어려우며
성품이 어리석어 배우기도 어렵지만 잘 잊지도 않네.
고달픔을 잘 견디고 접근하기 어려우며
두려워함이 없고 갑자기 성내지도 않네.
몸과 입이 서로 맞아 깨쳐주기 어려우며
용맹스럽고 힘이 세어 성질만 사납다.
두려움이 적고 친구도 적은데 미움과 원망만 많고
편안함은 적은데도 몸은 도리어 큰 체 하네.
이미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뉘우치지 않으며
법재를 버리고도 도리어 돌아볼 생각을 않네.
한번 버린 친구는 다시 생각하지도 않으며
일찍이 변하지도 않고 항복하지도 않네.
힘써 정진하여 큰 업을 닦으려고도 하나니
부처님께서 이것들을 성내는 모습이라 하셨다.
③ 어리석은 것
어떻게 어리석은 모습이 있는 줄을 관찰하여 아는가?
성질이 부드럽고 연약하여 제 자신을 칭찬하기를 좋아하며,
자애(慈愛)가 없고 법교(法橋)를 파괴하며,
늘 눈을 감고 있고 얼굴빛이 초췌(憔悴)하며,
지혜가 없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며,
가끔 혼자서 탄식하고 게으르고 믿음이 없으며,
착한 이를 미워하고 늘 혼자 다니기를 좋아하며,
견해는 보잘 것 없으면서 스스로 큰 체하고 하는 일에 대하여 망설이고 주저하며,
좋고 나쁜 줄을 가리지 못하고 착하고 악함을 분별하지 못한다.
만약 급한 일이 있어도 능히 스스로 처리하지도 못하고 또한 남이 간하는 말을 듣지도 않으며,
좋은 벗과 원수를 분별하지 못하고 하는 일이 도리어 어긋나고 뒤틀려서 마치 호랑이와 같으며,
해진 옷을 입고 몸에는 때가 많으며,
성품이 스스로 기뻐하지 않고 수염과 머리카락이 더부룩해도 스스로 정돈할 줄도 모른다.
걱정이 많아 눕기를 즐기고 너무 많이 먹어 절제하지 못하며,
남이 심부름을 시키면 달갑게 하지 않고 도리어 시키지도 않은 일을 스스로 하며,
마땅히 두려워해야 할 일은 두려워하지 않고 마땅히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일을 도리어 두려워하며,
마땅히 걱정해야 할 일은 도리어 기뻐하고 마땅히 기뻐해야 할 일은 도리어 걱정하며,
꼭 울어야 할 곳에서는 웃고 꼭 웃어야 할 곳에서는 운다.
설사 급한 일이 있어도 남을 시키고 스스로 하지 않고 꼭 가야 할 자리에는 상대를 부르고 그가 와도 달갑게 돌아보지도 않으며,
늘 괴로움을 당하면 억지로 그 괴로움을 견디고 음식을 먹을 적에도 5미(味)를 분별하지 못하며,
말하면서 웃기를 좋아하고 잘 잊어서 한 말을 또 하며,
혀를 깨물고 입술을 빨고는 다음에 잇몸을 나불거리며,
걸어다니고 눕고 일어남에 있어서 언제나 편안한 적이 없으며,
거동하고 일을 함에 있어서 두렵거나 어려워하는 것이 없고 나아가고 물러갈 줄을 알지 못한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것들을 어리석은 모습이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나약한 몰골에다 어리석고 자비심이 없으며
고집이 센 성격에 제 자신을 칭찬하네.
눈은 항상 꿈쩍도 않고
바짝 여윈 채 가끔 탄식만 한다.
혼자서 다니고 남을 믿지 않으며
어진 이를 미워하고 또 게으르다.
늘 걱정하고 의심이 많으며
모든 선과 악을 구분하지 못한다.
몸과 얼굴에 때[垢]가 많고
좋고 나쁜 말을 알지 못하며
하는 일마다 시끄러운 것이 많아서
스스로 일을 완전히 해내지 못한다.
시키는 일은 달갑게 행하지 않고
시키지 않는 일을 도리어 행하며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워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은 도리어 두려워한다.
기뻐해야 할 일은 도리어 걱정하고
걱정해야 할 일은 도리어 기뻐하며
꼭 울어야 할 곳에서는 도리어 웃고
꼭 웃어야 할 곳에서는 운다.
음식을 탐내어 배부른 줄 모르고
좋은 벗과 원수를 분별하지 못하며
의지와 성품은 뒤틀려 어긋난 짓을 좋아하고
지혜가 없어 늘 괴로움을 당한다.
수염과 머리카락은 늘 더부룩하고
믿음이 없이 어두운 곳에 있기를 좋아하며
다섯 가지 맛을 분별하여 알지 못하고
늘 누워 있어 마치 호랑(虎狼)이와 같다.
견해는 적으면서 잘난 체하고
혀를 깨물고 입술을 빨며
입을 놀리면서 잇몸을 움직거리고
말하면서 웃기를 좋아한다.
눕는 곳이 편안하지 못하고
급한 일도 진행할 줄 모르며
돌아오라고 부르면 도리어 앞으로 돌진하니
그런 성격을 어리석은 모습이라고 한다.
④-⑦ 음란하면서 성내는 것
어떤 것을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모습이라고 하는가?
전에 말한 음란함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바로 그것이다.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모습은 또한 이와 같아서, 저 일체가 번뇌와 합해진 것이다.
이것을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모습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그 번뇌 속에 있으면서
음란과 성냄이 함께 합쳐서
마땅히 음란하고 성내는 모습을 보건대
이것이 곧 어리석고 지혜가 없는 것이다.
앞에 설한 모든 것들
탐욕과 온갖 더러움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행동이
곧 어리석음을 여의지 못한 것임을 알라.
⑧ 입의 욕망과 마음의 욕망
어떤 것을 입의 욕망과 마음의 욕망이라고 하는가?
말이 부드럽고 순종하여 어기지 않으며,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않으며,
말과 생각이 매우 착하고 편안하여 뜻에 맞게 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좋은 나무가 꽃빛깔도 선명하고 열매도 탐스럽듯이,
입의 욕망과 마음의 욕망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그 말이 항상 부드럽고 온화하고
순종하는 말만 하여 남이 듣기 좋게 하며
말과 행동이 서로 부합하고
마음과 몸으로 남을 다치게 하지 않는 듯함이네.
비유하면 좋은 꽃나무에
달고 맛있는 열매가 달려 익듯이
불세존께서는 이것을 해설하시기를
마음과 입의 음란한 모습이라고 하셨다.
⑨ 입은 탐욕스럽고 마음은 성내는 것
어떤 것을 입은 탐욕스럽고 마음은 성내는 것이라고 하는가?
입이 하는 말은 부드러워도 마음은 독을 품는 것을 말한다.
마치 독이 있는 나무가 그 꽃빛깔은 선명하지만 열매는 매우 쓴 것처럼,
말은 부드러워도 마음에 독을 품은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입이 하는 말은 부드러워도
마음은 독해(毒害)를 품고 있나니
사람을 보면 매우 기뻐하면서
서로 따르므로 친할 만하고
입이 하는 말은 유순하여도
그 마음속에는 독을 품고 있어
저 독한 나무가 꽃빛깔 선명하지만
그 열매는 쓰고 독한 것과 같다.
⑩ 입이 탐욕스럽고 마음은 어리석은 것
어떻게 입이 탐욕스럽고 마음은 어리석은 것을 아는가?
말은 부드럽고 온화하지만 그 마음은 아주 어리석어 어두우며,
남을 유익하게 할 수는 없어도 또한 속여 손해를 입히지도 않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그림 속에 있는 병(甁)이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아름다워도 속은 어둡고 텅 비어 있는 것처럼,
입이 탐욕스럽고 마음이 어리석은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입으로 하는 말은 부드럽고 온화해도
마음은 어리석음을 품고 있나니
마땅히 이런 사람들은
입이 음란하고 마음이 어리석은 줄 알아야 한다.
입을 보면 지혜가 있는 것 같아도
마음속은 어둡기가 칠흑과 같고
바깥은 마치 그림 속의 병처럼 좋지만
그 속은 어둡고 텅 빈 것과 같다.
⑪ 입은 탐욕스럽고 마음은 성내며 어리석은 것
어떤 것을 입은 탐욕스럽고 마음은 성내며 어리석은 이라고 하는가?
말은 부드러워도 착한 것을 생각하는 일이 적고 성격이 순종적이지 못해서 혹은 악한 것을 생각하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하지 않기도 하며,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없으므로 그 성격을 알기가 어렵다.
비유하면 마치 달콤한 약에 짜고 쓴 약을 섞으면 맛을 분별할 수 없는 것처럼,
입은 탐욕스럽고 마음이 성내고 어리석은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입이 하는 말은 탐욕이 들어있고
마음은 온갖 성냄과 어리석음을 품어서
마치 제호(醍醐)와 벌꿀에
맵고 쓰고 짠맛을 섞은 것 같다.
⑫ 입은 거칠고 마음은 음란한 것
어떤 것을 입은 거칠고 마음은 음란한 이라고 하는가?
말이 강(剛)하고 조급하여 남을 중상하므로 대중에게 미움을 받아 만나려고 하지도 않고 공경하는 이도 없다.
비유하면 마치 부모가 자손을 꾸짖고 가르칠 적에는 아무리 입은 강하고 급하다 해도 마음으론 오히려 사랑하며,
또한 비유하면 종기를 치료하는 의원이 사람의 종기를 따고 씻을 때는 몹시 아프긴 해도 오래 가면 갈수록 병은 점점 낫고 마음은 기쁜 것처럼,
입이 강하고 마음이 음란한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입이 하는 말은 조급하고
마음에는 음욕을 품고 있는 것이,
비유하면 마치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햇빛이 냉수(冷水)를 비추는 것 같다.
⑬ 입은 강하고 마음은 성내는 것
어떤 것을 입은 강하고 마음은 성내는 이라고 하는가?
입으로 하는 말이 추악하고 품고 있는 생각에는 자비하고 착한 것[慈善]이 없어 남에게 이익을 주려고 들지 않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쓴 약에 다시 독을 섞었다면 가령 환자가 마신다 하더라도 곧 토해버리고 먹지 못할 것이요,
설령 마신다 할지라도 그 약이 녹을 적에는 사람의 목숨을 해치는 것처럼,
입이 강하고 조급하며 마음에 성을 내는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말이 급하여 가까이 하거나 공경하지 않고
마음이 악하여 온갖 독한 생각 품으며
남을 침해하여 억울하게 하는 것 좋아하나니
이런 무리를 보니 온갖 나쁜 짓을 행하네.
⑭ 입이 거칠고 마음이 어리석은 것
어떤 것을 입이 거칠고 마음이 어리석은 이라고 하는가?
말이 항상 강하고 조급하여 남에게 악을 가하고,
거동과 하는 일을 제 자신이 깨닫지 못하며,
다른 사람의 선행은 생각해 보려고 하지도 않고 또한 악함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칼을 뽑은 도둑이 사람에게 위협만 가하고 해치지는 않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행하는 이는 말이 조급하고 마음은 어리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말은 강하고 조급하되 마음은 악하지 않고
위협은 곧잘 하지만 사람은 해치지 않나니
마치 칼을 뽑았으나 사용하지는 않는 것처럼
입이 거칠고 마음이 어리석은 이도 그와 같다.
⑮ 입이 거칠고 마음에 3독을 품은 것
어떤 것을 입이 거칠고 마음에 3독을 품은 이라고 하는가?
입으로 내뱉는 말이 강하고 조급하여 혹 남에게 좋은 일이 되기도 하고, 또한 악한 영향을 끼치기도 하며,
잠깐 착하지 못한 일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또한 악한 짓을 하지는 않는 것을 말한다.
비유하면 마치 포도대장[捕將]이 도둑을 체포했을 적에 그 부하 포졸들 중에는 말로 위협하여 꾸짖는 포졸도 있고 잘 달래가면서 묻는 포졸도 있으며,
곤장을 치면서 고문하는 포졸도 있고 잘잘못을 따지지 않거나 또는 고문과 꾸짖음을 가하지 않는 포졸도 있는 이런 경우와 같다.
이것을 입이 추하고 마음에 3독을 품은 사람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그 말이 강하고 조급하며
마음에 3독을 품었으니
생각과 성격이 이와 같은 이는
착하지도 않지만 악하지도 않다.
행적이 이와 같은 이는
중간 정도의 사람이라고 하나니
수고스럽게 노력하는 것과 편안함
이 두 가지를 뒤섞어 갖추고 있다.
⑯ 말이 어리석고 마음이 탐욕스런 것
어떤 것을 말이 어리석고 마음이 탐욕스런 이라고 하는가?
분별하는 지혜가 없으므로 다른 사람들과 말을 해도 도무지 아는 것이 없어 착한지 악한지를 분명히 알지 못하며,
이치가 쏠리는 바에 대해서는 늘 혼자 속으로 생각하기를,
‘마땅히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을까?’라고 하면서,
일의 갈래에 이르러서는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대로 하여 그 근본 요체를 잃지 않는다.
비유하면 마치 깜깜한 밤에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는 것처럼,
말이 어리석고 마음이 탐욕스런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말이 어리석고 마음은 음란하며
입으로 하는 말이 똑똑하지 못하니
저 용이 구름은 일으킬 수 있어도 우레소리는 내지 못하듯
말이 어리석고 마음이 음란한 이도 또한 그와 같다.
⑰ 말이 어리석고 마음은 강한 것
어떤 것을 말이 어리석고 마음은 강한 이라고 하는가?
착함을 베풀 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또 악함을 가하지도 못하면서,
늘 혼자 마음속으로,
‘어떤 방편을 써야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가령 기회가 오면 문득 사람들에게 위해(危害)를 가한다.
비유하면 마치 재[灰]로 숯불을 덮어놓아 지나가는 사람이 그 위를 밟으면 곧 발을 데이는 경우처럼,
말이 어리석고 마음엔 성냄이 있는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말이 어리석고 마음이 강하여
부드럽지도 않지만 악한 말도 하지 않는다.
늘 남에게 악을 가할 생각만 하고
착함과 이익을 주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말하는 것이 똑똑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악을 감춰 둠이
마치 재로 숯불을 덮어놓아
사람이 밟으면 발을 데이는 경우와 같다.
⑱ 말이 어리석고 마음에 어둠을 품은 것
어떤 것을 말이 어리석고 마음에 어둠을 품은 이라고 하는가?
능히 남에게 착함을 베풀지도 못하고 또한 악함을 가하지도 못하며,
남의 착함과 악함을 생각지도 못하고 또한 더하고 덜한 것도 없다.
왜냐 하면,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마치 꺼진 불은 아무리 재로 덮고 마른 풀 마른 소똥[牛屎]을 가져다가 쌓아놓고 손으로 다지고 발로 밟아도 태울 수도 없고 익힐 수도 없는 것과 같다.
왜냐 하면 감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니, 말이 어리석고 마음이 어두운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그 하는 말이 어리석고
마음에 어둠을 품으며
도저히 악한 것을 생각할 수도 없고
또한 착한 것을 생각하지도 못한다.
일을 성취시킬 능력도 없으나
또한 하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도 없으니
마치 뜨거운 햇빛에 밥을 짓는 것 같아
도저히 익힐 수가 없다.
⑲ 말이 어리석고 마음에 3독을 품은 것
어떤 것을 말이 어리석고 마음에 3독을 품은 이라고 하는가?
입으로 범한 일은 없으나 남을 이익되게 하지도 못하며,
남으로부터 조금만 상처를 입으면 밤낮으로,
‘무슨 방편을 써서 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힐까?’ 하고 생각하며,
또 마음속으로,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을 유익하게 해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기도 하며,
또 마음속으로,
‘남을 손해보게 하거나 이익을 보게 하지 않으리라’ 하고 생각하기도 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오래 묵어서 때가 잔뜩 낀 병(甁)에 깨끗하고 깨끗하지 못한 것을 갈라 담아 놓았는데,
그 입구에 뚜껑을 덮으면 속이 보이지 않고 뚜껑을 열면 속이 보이는 것처럼,
말이 어리석고 마음에 3독을 품은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성격은 어긋나고 뒤틀리는 것을 좋아하고
입으로 하는 말은 똑똑하지 못하며
음란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품었고
나쁘고 더러운 것이 가득 담겨 있다.
비유하면 아주 오래된 큰 병에
깨끗하고 깨끗하지 못한 것을 담은 것 같아
남에게 이익을 주지도 못하고
또한 조금도 손해를 입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