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여행기
카리브해(海)의 낙원 쿠바(Cuba)
2. 산티아고(Santiago-de Cuba)의 풍광
쿠바는 가로로 길게 누운 형태의 섬인데 약간 서쪽으로 치우친 수도 아바나에서 동쪽 끝부분의 산티아고(Santiago-de-Cuba)까지 거리가 870km, 버스로 14시간 30분이나 걸리며 차비는 51꾹(cuc/약 6만3천 원)정도이다. 산티아고는 쿠바 제2의 도시인데 인구는 50만 정도라고 한다.
버스는 중국제 우통(宇通) 신형으로 시설이 좋은 새 차인데 도로가 워낙 좋지 않으니 거북이걸음이다.
거리를 활보하는 버스는 대부분 중국제로, 중국 정부가 쿠바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1> 산티아고(Santiago) 가는 길
아바나에서 산티아고로 달리면서 차창으로 보이는 쿠바의 시골풍경은 황무지의 연속으로 이따금 끝없이 넓은 사탕수수밭이나 목장이 보이고 말과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이 무척 평화롭다.
또 작은 마을을 지날 때면 무성한 야자나무 아래로 소나 말이 끄는 달구지를 타고 다니는 모습도 자주 보여 매우 목가적(牧歌的)이다. 이 황무지를 골프장으로 개발하면 미국이나 유럽의 부자들이 많이 올 텐데...
위도(緯度)는 적도에서 가깝지만 섬인 까닭인가, 날씨도 쾌적하고 열대 식물이 우거져 경치도 기막힌데 부질없는 생각이겠지만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한참을 달리다 갑자기 차가 도로 변에 정차를 하기에 내다보았더니 남자 몇몇이 도로 옆의 나무 밑으로 달려가더니 바지 지퍼를 내리는 모양이다.
휴게소가 없으니 아무 곳에서나... 간이 화장실인 셈이다.
<2> 역사의 도시 산티아고(Santiago-de-Cuba)
산티아고는 제2차 쿠바 독립전쟁(미국-스페인 전쟁:1898)이 치열하게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고 카스트로가 이끄는 혁명군이 1959년 정부군과 맞서 싸워 결정적인 승리를 거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카스트로 형제(피델, 라울)의 고향일뿐더러 건국 영웅 호세 마르티가 전사(戰死)한 곳 등, 쿠바에서는 역사적 의미가 큰 곳이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약 60km 지점에는 악명 높은 미군 포로수용소 관타나모(Guantanamo)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산티아고는 전설적인 쿠바의 보컬(Vocal) 그룹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이 활동하던 무대이기도 한데, 동명의 영화를 이곳에서 찍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끄는 낭만의 장소이기도 하다. 또, 산티아고의 남쪽 60m 높이의 해안절벽 위에는 스페인 식민시대에 구축한 모로요새(Castillo del Morro)도 관광명소로 꼽힌다.
<3> 산티아고 국립묘지(Cementerio Santa Ifigenia)
산티아고에는 엄청난 규모의 국립묘지(Cementerio Santa Ifigenia)가 있는데 카스트로를 비롯한 국가 유공자들을 기리는 현충탑이 있다.
국립묘지 추모탑 / 카스트로 추모비 / 엄숙한 세레머니
이곳에서는 시간마다 경비병들이 엄숙한 세레머니(Ceremony)를 하고 끝나면 기다리던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차례로 카스트로의 추모 조형물 앞에 꽃을 헌화(獻花)하고 묵념을 올린다.
카스트로(Fidel Castro)는 2016년 11월 90세를 일기로 사망하는데 화장하고 그 일부를 이곳에 묻고 아름다운 추모비를 세워놓았는데 사람들의 헌화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카스트로는 건강이 악화되자, 혁명 동지이며 친동생인 라울(Raul Castro)에게 2008년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2011년에는 공산당 제1서기까지 물려주고 정치 일선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했다. 초강경파였던 형 피델(Fidel)에 비하여 다소 온건파인 동생 라울(Raul)은 단절되었던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그 밖에도 산티아고 거리에는 자그마한 공원과 아름다운 성당들, 전쟁과 혁명박물관들이 수없이 많다.
<4> 산티아고 1일 관광
산티아고 대성당 / 저녁엔 삼바의 향연 / 공원마다 노인악단
산티아고 엘 모로 요새 / 요새 내부 / 카스트로 유해 이송(박물관 사진)
산티아고에서 두 번째 날, 택시를 대절하여 관광을 하였는데 기사가 무척 친절하다. 1일 대절 요금 30꾹(약 3만 7천 원) 달라는 것을 20꾹(2만 5천 원 정도) 하자고 했더니 선선히 응낙한다.
맘씨 좋은 기사는 골고루 데리고 다니며 관광을 시켜 주는데 유명 관광지나 박물관, 미술관 앞에서는 10여 분씩 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준다.
산티아고의 엘 모로 요새에 가서는 사진을 찍으려면 돈을 따로 받으니 카메라를 숨겨 들어가서 몰래 찍으라고 눈을 꿈쩍인다. 안내판을 보니 입장료가 5꾹(6,000원)인데 카메라를 가져가면 또 5꾹을 내야한다.
당연히 카메라를 옷 속에 숨겨 들어가 서너 장의 사진을 몰래 찍었다. ㅋㅋ
쿠바에 갈 때부터 꼭 만나고 싶었던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여성 보컬 오마라 포르투온도(Omara Portuondo), 또 보컬 중 꼼파이 세군도(Compay Segundo)의 이름을 땄다는 세군도 호텔을 찾았으나 택시기사가 모른다고 한다.
택시기사 이야기로 포르투온도(89세)는 아바나에 산다고 하는데, 지금은 해외공연 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