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아비달마집론 제3권
1. 본사품
1.3. 상응품(相應品)
【문】상응(相應)이란 무엇입니까?
【답】간략하게 설명하면 상응에는 여섯 종류가 있으니,
불상리(不相離)상응ㆍ화합(和合)상응ㆍ취집(聚集)상응ㆍ구유(俱有)상응ㆍ작사(作事)상응ㆍ동행(同行)상응이다.
【문】어떠한 것이 불상리상응입니까?
【답】일체의 그 방향을 분위(分位)하는 색[有方分色]이 극미(極微)한 것일지라도 서로 간에 달리 분위되지 않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화합상응입니까?
【답】일체의 이상의 화합된 존재를 말한다. 일체의 방향을 분위하는 색이 서로 간에 화합하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취집상응입니까?
【답】방향을 분위하여 모인 색들이 전전하여 집합하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구유상응입니까?
【답】동일한 신체 내에서 모든 온ㆍ계ㆍ처가 동일한 시분에 유전하여 함께 생겨나고 머무르고 없어지는 것을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작사상응입니까?
【답】동일하게 짓는 일의 전전하는 모양에 수렴되는 것이다. 두 사람의 필추(苾芻)가 그 짓는 바가 동일하기에 서로 상응하게 되는 것과도 같다.
【문】어떠한 것이 동행상응입니까?
【답】심ㆍ심소가 하나의 소연에서 전전하되 동일하게 행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동행상응에는 다시 많은 이치가 있으니,
이질적인 성품과 상응하더라도 자체적인 성품이 아닌 것[他性相應非己性]이고,
서로 어긋나지 않는 것과 상응해서 서로 어긋난 것과도 상응하지 않는 것[不相違相應非相違]이고,
동일한 때에 상응해서 그 때를 달리하지 않는 것[同時相應非異時]이고,
동질적인 분제(分際)의 계(界)와 지(地)에 상응하되 이질적인 분제의 계와 지에는 상응하지 않는 것[同分界地相應非異分界地]이다.
또 일체변행동행상응(一切遍行同行相應)이 있으니, 수온과 상온이 사(思) 심소법과 접촉해서 의식(意識)을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또 염오변행동행상응(梁汚遍行同行相應)이 있으니, 염오의(梁汚意)에는 네 종류의 번뇌가 있다.
비일체시동행상응(非一切時同行相應)이 있으니, 심법에 의지해서 때에 따라 신(信) 등의 선법을 일으키거나, 때에 따라 탐(貪) 따위의 번뇌와 수번뇌의 법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분위동행상응(分位同行相應)이 있으니, 낙수와 함께 하는 모든 상응법과 고수ㆍ불고불락수와 함께 하는 모든 상응법을 가리킨다.
또 무간동행상응(無間同行相應)이 있으니, 유심위(有心位)에 있는 것을 가리킨다.
또 유간동행상응(有間同行相應)이 있으니, 무심(無心)의 중간정(中間定)을 가리킨다.
또 외문동행상응(外門同行相應)이 있으니, 분제(分際)가 많은 욕계에 그 심ㆍ심소가 계류되어 있는 것을 가리킨다.
또 내문동행상응(內門同行相應)이 있으니, 모든 정지(定地)에 있는 심ㆍ심소를 가리킨다.
또 증습동행상응(曾習同行相應)이 있으니, 모든 이생(異生)에게 있는 심ㆍ심소 및 유학인 사람에게 있는 일부분의 심ㆍ심소를 가리킨다.
또 미증습동행상응(未曾習同行相應)이 있으니, 세간을 벗어나는 모든 심ㆍ심소 및 초후시(初後時)에 세간을 벗어난 다음 성취하는 모든 심ㆍ심소를 가리킨다.
【문】‘상응의 묘한 이치’에는 어떠한 뛰어난 이로움이 있습니까?
【답】어질게 깨달아야만 심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수온과 상온 따위의 염정(染淨)의 제법은 상응하거나 불상응하는 이치가 있으니, 이로부터 사무쳐 깨달으면 곧바로 ‘자아’란 능히 지각하는 것[能受]이라거나, 능히 생각하는 것[能想]이라거나, 능히 사고하는 것[能思]이라거나, 능히 마음먹는 것[能念]이라는 그 염정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 있고, 또한 묘한 이치에 능한 것에 의해서 무아법에도 속히 들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