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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세품경 제2권
[보살의 청정함 열 가지]
보살이 청정하게 장엄하는[嚴淨] 데에 열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그 힘[力]이 선명하니 홀로 걸을 수 있고,
두려움이 없이[無畏] 청정하니 그보다 초월할 수 있는 이가 없으며,
그 뜻[義]이 깨끗하니 말과 뜻을 펼치되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말한 일에 대해 방해받거나 그만두게 할 수 없고,
그 법(法)이 청정하며 8만 4천의 법장(法藏)을 능히 펼치되 경의 말씀이 맑게 어우러져 한 뜻도 잊지 않습니다.
원하는 것이 미묘하여 모든 보살이 서원한 것을 버리지 않으며,
그 행(行)이 선명하고 깨끗해서 성현의 바르고 청아한 교훈을 모두 널리 펼치고,
국토를 장엄하니 한 음성으로 시방에 널리 알리며, 하나의 국토같이 이미 장소가 청정하여 모든 부처님 국토에 두루 도의 구름을 일으켜 법의 단 이슬을 내리고,
바른 교법을 건립하여 모든 유위의 허망한 생각과 멋대로 내닫는 행을 제거하며,
게으름이 없이 청정하니 하나의 체(體)로 중생의 몸[身]을 나타내어 모든 것을 가르쳐 주되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모든 신통과 민첩한 지혜를 얻기에 밤낮으로 힘쓰면서 게으르지 않으니 수많은 힘과 두려움 없는 형상을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보살의 열 가지 청정함이니, 보살이 여기에 머무르면 모든 부처님의 청정하게 장엄하심을 널리 얻습니다.
[보살의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열 가지]
보살의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心不動] 데에 열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가진 것을 모두 보시하되 아깝게 여기지 않고 보시한 이는 모두 청정하여 마음이 동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부처님의 깊은 법을 사유하고 분명히 관찰하면서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공경하고 섬기면서 스스로 귀의합니다.
오직 무량한 자비로 중생을 생각하는 것에 힘쓰되 성내거나 원망하지 않고 날아다니거나 숨 쉬는 사람과 생물의 무리를 버리지 않습니다.
모든 부처님 법을 구하되 게으르거나 그만두지 않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이 보살의 업을 행하도록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가까이하지 않고 멀리하지도 않습니다.
보살행을 하되 물러나는 일도 없고 막는 것도 없으면서 여는 것도 없습니다.
또 보살이 본래 낸 신심(信心)으로 수행하여 그 행이 한량없이 청정합니다.
청정한 이는 때[垢]를 여의고 밝게 알면서 은근히 수행하여 모든 부처님을 받들고 공경합니다.
탐착하고 있는 몸을 버리면서 그리워하거나 좋아함이 없는 마음을 반려로 삼아 크게 뛰노는 최상의 기쁨에 이르며 돈독한 믿음을 길잡이로 삼아 일체지(一切智)에 돌아갑니다.
그 장구(章句)에 따라 모든 보살의 가르침을 마지막까지 성취하여 수행하고 가르쳐 줍니다.
그 들은 대로 믿고 비방하거나 한탄하거나 연연해하는 업이 없어 그 마음이 동요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보살의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열 가지 일이니,
여기에 능히 머무르면 곧 모든 신통과 민첩한 지혜를 알고 이르게 됩니다.
[보살이 마음에 버리는 바가 없는 열 가지]
보살이 마음에 버리는 바가 없는[心無所捨] 데에 열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모든 부처님의 으뜸가는 정각의 도를 이루기 때문에 버리지 않는다고 하고,
중생을 교화하여 법의 율[法律]에 따라 버리는 바가 없으면서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가르침을 포기하지 않으며,
모든 착한 벗을 따르면서 의지하여 스스로 귀의하여 거스르거나 멀리하지 않고,
널리 부처님의 국토에 나아가 여래ㆍ지진께 머리 조아려 예배하되 예절을 버리지 않으며,
언제나 모든 공훈(功勳)의 법을 구하고 대승을 버리지 않아 감히 부처님 세존을 만나 뵙게 되고,
청정하게 범행(梵行)을 닦아 금계(禁戒)를 받들어 수호하고 끝내 훼손하거나 범하지 않으며,
모든 보살을 따라 부지런히 도업을 닦으면서 게으르거나 포기하지 않고,
여래께서 가르쳐 주신 뜻을 앙모하여 구하고 그때마다 지니면서 묻고 잊지 않으며,
모든 보살이 본래 행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익히고, 모두 기억하고 사유하면서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달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보살이 마음에 버리는 바가 없는 열 가지 일입니다.
[지혜를 관하는 열 가지]
보살이 지혜를 관하는[觀慧] 데에 열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모든 법을 관하여 장구(章句)를 분별하면서 그때마다 펼쳐 설하고,
3세에 많은 덕의 근본을 살피면서 설법하며,
모든 보살이 행해야 할 본제(本際)를 보고 그들을 깨우치고 교화하고,
모든 법의 문[法門]을 우러르며 그 근원을 통달하며,
또한 모든 부처님께서 세우신 업(業)을 보고 뭇 총지(總持)를 관하고,
은혜로운 법문으로 인해 귀의하게 하며,
또한 밝은 지혜로써 세간을 두루 살피고,
모든 법계를 보고 지혜를 따르면서 들어가며,
시방의 지혜가 불가사의하다는 것을 보아 앎으로써 모든 부처님의 지혜를 보고,
성스러운 광명[聖明]이 한량없는 세계에 처해 있음을 환히 아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보살이 지혜를 관하는 열 가지입니다.
[법을 강설하는 열 가지]
보살이 법을 강설하는[講法] 데에 열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모든 법은 다 인연으로부터 일어나며 모든 뜻[一切義]으로 불리는 것은 다 귀취(歸趣)하게 함으로써 뜻하는 행을 쌓고,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다 허깨비[幻化]와 같다고 연설하며,
또 모든 법은 본래부터 공하다고 널리 말하고,
모든 경(經)은 사이가 비고 없어서 끝이 없다고 논의(論議)하며,
갖고 있는 업에 조금도 집착함이 없다고 하고,
또 모든 법은 마치 금강과 같이 강하고 모든 이치는 여래만이 통달하셨다고 연설하며,
또 뭇 업[衆業]은 고요하고 담박하다고 연설하고,
또 모든 법은 생기는 바가 없다고 연설하며, 온갖 법은 똑같으며 본래부터 청정하다고 연설하고,
합하여 이루어지는 것[合成]은 없다고 강설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보살이 법을 강설하는 열 가지 일입니다.
[청정한 열 가지]
보살이 청정한[淸淨] 데에 열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성품은 본래부터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으므로 의심하고 주저하는 번뇌[結]를 제거하여 선명하게 하는 것과,
모든 잡다한 생각[沈吟]과 예순두 가지의 사견을 버리는 것과,
행함에 위의(威儀)가 있도록 예절을 닦는 것과,
넓은 지혜와 모든 신통의 민첩한 지혜를 좋아하는 것과,
분별하는 변재(辯才)는 높고 뛰어나 청정하고 용맹하면서 밝아서 네 가지 두려움이 없는 것[四無所畏]과,
보살행을 수행하면서 온갖 노닐고 거처하는 데에 어떤 결점[瑕疵]도 없는 것과,
모든 보살에게 원마다 닦고 익히기를 권하는 것과,
행함에 더러움이 없으며 백 가지 공훈(功勳)의 상(相)과 서른두 가지 대사(大士)의 업이 생긴다는 것과,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여 깨끗한 법[淸白法]으로 돌아가는 것과,
온갖 덕이 본래부터 청정함[本淨]을 장엄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열 가지 청정함입니다.
보살이 여기에 머무르면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청정함을 이루게 됩니다.
[보살의 인(印) 열 가지]
보살의 인(印)에 열 가지가 있으니, 보살대사(菩薩大士)는 이러한 인에 의해 보살의 지혜를 갖추면서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속히 이루어 으뜸가는 정각[最正覺]이 되게 합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세상만사가 다 고통이고 고통 위에 고통이 더해지고[苦復苦] 번뇌에 다시 번뇌가 쌓이는 것[惱復惱]과 사랑하는 이끼리 이별하는 괴로움[愛別離苦]과 원수끼리 만나는 괴로움[怨會之苦]에 대해 모두 다 알며,
비록 이런 고난을 만난다 하더라도 부지런히 부처님 법을 구하면서 마음이 동요하지 않고 또 거스르거나 버리지도 않으니
보살의 행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으며
또한 부끄러워하거나 본래의 서원을 버리지도 않으며
큰 지혜를 버리지도 않고 모든 것에 민첩하고 통달하면서 마음에 부처님 도업(道業)의 요목을 거스르지도 않습니다.
어리석은 범부는 자기의 진로(塵勞)와 은애(恩愛)에 연연하여 불선(不善)의 근본을 닦아 보살에게 욕을 하고 헐뜯고 업신여기며 거친 언사를 쓰고 기와나 돌로 때리거나 던지며 칼과 몽둥이로 해치기도 하니,
보살은 이런 일을 만난다 해도 부처님 법을 구하면서 보살로서의 행을 싫증내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고
언제나 인욕을 행하면서 어질고 온화한 생각을 많이 품으며
경전의 가르침을 따르고 또 인욕에 힘쓰면서 바른 행을 완전히 갖춥니다.
또 보살은 모든 부처님의 깊고 묘한 법을 널리 펴면서 일체지(一切智)에 머물러 지혜에 들어가서 모든 곳에 태어나 사람들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기뻐하고 법을 좋아하게 합니다.
또 보살은 그 몸의 지혜를 관하면서 어질고 화평한 성품에 이르고 넓은 지혜의 마음을 일으켜,
‘나는 반드시 부처님의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의 으뜸가는 정각을 이루어서
중생들이 5취(趣)의 재난에 내달리고 돌아다니면서 근심하고 괴로워하고 한탄하는 것을 관찰하여
그들로 하여금 도의 마음을 일으키고 즐겁게 하면서 크게 돈독한 믿음을 더하게 하리라’ 하며,
이와 같이 기뻐하면서 견고하게 정진합니다.
또 보살은 여래의 끝없는 지혜에 들어가서 경계를 뛰어넘지 않고 여래의 성스러운 광명으로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널리 펴신 경전을 헤아릴 수 없이 들으며,
또한 모든 문자에 대하여 끝이 없고 한이 없는 부처님의 지혜로 더하거나 덜함[增感]을 내지 않으면서 모든 뜻을 분별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범하지 않습니다.
또 보살은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좋아하고 깊은 뜻을 기뻐하면서 미묘하고 끝없는 지혜에 이르며
여러 가지로써 위없는 도를 숭상하고 은근하게 연모하면서 거스르거나 멀리하는 일이 없으므로
온갖 악마들과 그의 관속과 모든 이학(異學)과 그 밖의 모든 원수나 적이 감히 그 앞을 범접함이 없고 일체지의 마음을 포기하거나 버리는 일이 없으니
보살의 이와 같은 행으로 이롭게 하며 끝내 물러나지 않습니다.
또 보살은 도를 수행할 때에 두려워하지 않고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며
통혜(通慧)의 마음을 일으켜 일체지를 닦으면서 그것으로써 우두머리로 삼고
모든 부처님 광명의 환한 빛을 얻으며 도의 뜻[義]을 버리지 않고 착한 벗을 멀리하지 않습니다.
또 그 보살은 족성자(族姓子)나 족성녀(族姓女)가 대승(大乘)에 뜻을 두어 배우는 것을 보면
그로 하여금 부지런히 수행하면서 모든 부처님 법을 앙모하게 하고 덕의 근본을 세우도록 권하며 일체지를 받아들이면서 쉬거나 그만두는 일이 없게 합니다.
또 그 보살은 그가 노닐고 거처하는 데서 마음에 중생들을 평등하게 여기고 또한 평등하고 바른 지혜를 지니며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경전을 널리 펴고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도에 두루 이르며 불퇴전(不退轉)에 나아가면서 큰 자비를 일으킵니다.
또 그 보살은 모든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부처님을 헤아리되 동일하게 사유하며 모든 덕의 근본으로써 모든 부처님께 받들어 여쭙되 일찍이 끊어진 일이 없으면서 모든 예민한 지혜를 관합니다.
이것이 바로 보살의 열 가지의 인(印)이니
이 인으로써 빠르게 정각을 이루면서 위없는 법의 인을 새깁니다.
[지혜의 광명 열 가지]
보살의 지혜의 광명[慧光]에 열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보살대사는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서 부처님의 도(道)로써 온갖 것을 비추고,
언제나 모든 부처님 평등 정각[佛平等正覺]을 뵙고 중생의 죽는 것과 나게 되는 데를 환히 알며,
온갖 경전의 법품(法品)을 밝게 알고,
보살의 마음을 일으키면서 언제나 착한 벗을 익히며,
쌓은 덕의 근본을 분별하고,
지혜로 인(印)할 바를 알면서 언제나 모든 부처님을 뵈며,
중생의 무리를 깨우쳐 교화하면서 여래의 자리[地]에 서고,
불가사의한 법문의 도의 집[道堂]을 널리 펴며,
모든 부처님을 알고 그때마다 건립하고,
모든 도무극(度無極:波羅密)을 두루 다 갖추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열 가지 지혜 광명입니다.
[보살의 한량없는 행 열 가지]
보살이 온갖 중생과 성문과 연각에 무량(無量)을 행하는 데에 열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이에 보살은 본제(本際)의 행을 닦되 어떤 원도 갖추지 않고 끝내 증득[證]을 취하지도 않습니다.
또 그 보살은 뭇 덕의 근본을 심고 온갖 법계(法界)에 대하여 마음을 내어 이끌면서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또 그 보살은 도를 행할 때에 모든 행은 마치 허깨비[幻化]와 같고 모든 법은 고요하여서 미혹되지 않는 것을 자세히 살피니 모든 부처님에 대해서도 역시 그렇게 합니다.
또 그 보살은 모든 중생이 허망한 생각으로 집착하는 것을 제거시키고 수없는 겁 동안 보살행을 수행하여 큰 원을 두루 갖추면서 고달파하는 생각을 내지 않습니다.
또 그 보살은 모든 법을 받들어 행하면서 집착함이 없고 모든 법은 있는 그대로[自然]여서 고요하며 또한 멸도(滅度)하지 않으면서 반드시 일체지의 교법을 빠짐없이 갖춥니다.
또 그 보살은 모든 허망한 생각과 원을 생각하지 않음을 알고 수없는 겁 동안 따르는 본말(本末)과 참된 이치[眞諦]의 행을 널리 폅니다.
또 그 보살은 온갖 법은 다 존재하지 않는[無所有] 줄 알며 비록 공하여 없는[空無] 줄 안다 하더라도 도의 행을 포기하지 않고 모든 부처님 법을 구합니다.
또 그 보살은 뜻을 일으키는 잠깐 동안에 널리 삼계에 들어가고 또한 3세의 이치를 다 이해하며 그 마음이 통달한 바로 중간이 멀리 끊어지면서 통하지 않는 바가 없습니다.
또 그 보살은 한 사람 때문에라도 생사의 재난에 있으면서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보살의 법을 행하고 뜻을 일체지에 세우며,
마치 한 사람을 위하여 모든 고달픔을 참는 것처럼 모든 중생들을 위해서도 그와 같이 하며,
끝내 큰 도[大道]를 세워서 장차 받을 고통에서도 게으르거나 고달파하지 않습니다.
또 그 보살은 보살의 행을 갖추되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속히 취하려 하지 않고 온갖 것을 위하기 때문에 진로(塵勞)에 돌아다니면서 수없는 중생을 깨우치고 이익되게 하여 부처님의 도에 서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보살의 열 가지 한량없는 행이니 보살이 여기에 머무르면 빨리 정각을 이룹니다.
[마음에 겁내거나 약함이 없는 열 가지]
보살이 겁이 많고 마음이 약하지 않고 도의 마음[道心]을 일으키는 데에 열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보살은 스스로
‘모든 악마와 악마의 하늘[魔天]들을 항복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에 겁내거나 약해지지 않습니다.
‘마땅히 바른 법으로 모든 외도 이학(異學)들은 나에게 항복할 것이며 몸은 모든 중생의 세계를 즐겁게 하리라’ 하면서
마음에 약해지거나 졸렬하지 않습니다.
‘온갖 도무극을 두루 갖추어 빠짐없이 법계의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쌓고 한데 모아 공덕품(功德品)을 갖추며 그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에 크게 정진하고,
비록 이룩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큰 업[大業]을 위하여 마침내 보살의 행을 이루리라’ 하면서
겁내거나 마음이 약해지지 않습니다.
온갖 중생의 경계를 깨우쳐 교화하고 율(律)을 수순하면서 가르치며 시방세계는 형상이나 모습이 저마다 달라서 그들이 입은 옷도 헤아릴 수 없는 종류이지만,
보살은 그 가운데에 들어가서 그들이 좋아하는 바를 따르고 그 가운데 있으면서 으뜸가는 정각을 이룹니다.
또 그 보살은 마음속으로 ‘내가 일찍이 배우고 닦았던 보살행은 모두 자기로부터 나온 것이니
만일 어떤 이라도 와서 손ㆍ발ㆍ귀ㆍ코ㆍ피부ㆍ뼈ㆍ골수ㆍ 아내ㆍ아들ㆍ딸ㆍ코끼리ㆍ말ㆍ탈것ㆍ나라ㆍ읍ㆍ성곽이나 권속이나 심부름할 이들을 요구한다면 모두 다 베풀어 주리라’하고 생각하면서
사람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며,
여러 사람들이 와서 바라고 구하는 것이 있음을 보면 마음을 내는 잠깐 동안에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하게하고 근심하거나 싫어하지 않으며,
그 몸은 온갖 중생을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품으며,
이미 보시하였으면 바라는 바가 없고 크게 가엾이 여김[大哀]을 으뜸으로 삼아 끝없는 자비로 돌아가되 겁을 내지 않습니다.
또 그 보살은 그 행을 따라 닦으면서 삼계에 있는 모든 부처님 법을 닦는 이나 중생이 있는 부처님 국토나 사람들이 사는 모든 세간이나 허공의 경계나 모든 법의 음성을 다 고요하게 하여 멸도(滅度)로 돌아가며
모든 법이 점차로 한 생각 동안에 평등하고 상응한 것인 줄 분명히 깨달아 분별하고 이해하며 으뜸가는 정각을 이룹니다.
모두 다 비유에 나아가서 신통을 권하여 돕고 수행하면서 증득을 짓되
생각[念]하거나 생각하지 않는 것도 없고 구별하여 다르게 하지도 않으며
여러 가지 행으로 그것을 지휘[節度]하는 것도 없고 재업(財業)도 없게 하며,
인연(因緣)을 짓는 것도 없고 다르다고 분별하지도 않고 또 분별함이 없지도 않으며
수없이 많은 법을 위하여 짓되 허물이 없습니다.
둘이 없는 지혜[無二慧]로써 모든 두 가지[諸二]를 분명히 알고,
생각이 없는 지혜[無想慧]로써 모든 생각이 있는 것을 알며,
기억이 없는 지혜[無念慧]로써 모든 기억을 알고,
약간의 것도 없는 지혜로써 약간의 것을 알며,
한이 없는 지혜로써 모든 조그마한 밝음[少明]을 알고,
세속을 건너는 지혜로써 세속의 온갖 행할 바를 환히 알며,
세간의 성스런 광명으로써 방속(方俗)과 어둠과 모든 막힌 것을 깨우쳐 교화하고
과거가 없는 지혜로써 모든 과거의 세상을 다 분별하며,
무인지(無人地)에 돌아가서 온갖 중생의 경계를 분명히 알고
모든 의지와 집착에서 벗어나 노닐고 다니면서 짓는 뭇 행[衆行]을 합쳐 모아 모든 구경의 지혜[究竟慧]를 분명히 알며
모두 다 온전히 통달한 것[究暢]을 알고 모든 통달하지 않은 것도 압니다.
순수하고 맑은 지혜로써 진로(塵勞)를 풀어 열어서 끝없는 본제(本際)를 분별하여 알고
모든 것이 다하도록 다 교화하며 법계의 첫째가는 지혜[第一智]를 깨달아 알며,
그 몸은 시방세계에 널리 나타나 수없는 음성과 언교(言敎)에 들어가서 그 한이 없는 것을 따라 펴고 가르치며,
하나의 있는 그대로의 지혜[自然慧]로써 있는 그대로가 아닌 것으로 들어가고
하나의 성스런 광명의 행[一聖明行]으로 넓게 펴고 닦으면서 여러 가지 행을 나타낸다.
모든 법은 다 얻을 수 없으므로
이 이치를 아는 이는 끝없는 데에 이름으로써 나타내 보이고 변화하고[示現變化],
나타내 보이고 변화하면서 으뜸가는 정각을 이루고 큰 지혜[大慧]에 이르러서 큰 신족[大神足]을 나타내며,
곧 보지(普智)로써 감동하면서 행을 일으켜 모든 중생을 교화하니 이것이 겁내거나 약함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보살의 마음에 겁내거나 약함이 없는 열 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