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나찰소집경 중권
[생성(生城)을 분별하시다]
그때 세존께서는 어떻게 생성(生城)을 분별하였던가?
이른바 남[生]을 다하여 남이 없었으니, 도랑을 끊고 피의 언덕과 모든 목책(木柵)을 건졌다.
애욕으로 말미암아 굳건히 물들고 집착해 미련하고 어리석으며,
미련하고 어리석음이 성(城)이 되어 안으로 부끄러움이 없고,
남부끄러워할 줄도 모름지기 에워싸서 물샐 틈도 없었으며,
다시 덮개[蓋]가 문(門)이 되어 중생들을 덮어씌운지라 갖가지 애욕이 진에(瞋恚)의 수레에 가득해서 무수한 갖가지 무리들이 에워싸서 교만한 깃대를 높이 세우고, 어둠의 소라[螺]피리를 불며 이리저리 노닐고 가며,
갖가지 삿된 견해가 그 몸을 얽어 스스로 상(相)을 받아 가진다고 이렇게 살펴 생각하였다.
중생들의 갖가지 동산은 매우 미묘하여 마음으로 그 속에 오락하여 즐거이 그곳에 이르며, 혹은 주린 곳에 이르며, 이렇게 낙을 구함이 장사꾼들과 같이, 이미 경계를 지나가서 저 곳에 이르렀다.
이양(利養)과 해탈은 후세의 과가 있으나 매우 뜨겁고 차고 더운 비바람의 고액을 만나니, 생ㆍ노ㆍ병ㆍ사는 이런 고뇌로 하여 생사에 부치어 일체처(一切處)에 나아가니,
마치 저 배가 물을 따라 이리저리 가는 것과 같이 그 속에서 이런 생각을 내었다.
‘의심하여 들어가기 어렵고 함께 합할 수도 없으며, 또한 싸울 수도 없도다.’
그때 세존께서는 삼매로써 이러한 힘으로 무너뜨리기 어려움을 관하여, 그 경계에 이르러 그 죽음의 처소를 모두 다 멸하였다.
일체가 길하고 이로워 함이 있는 행이 없으셨다.
그리고 곧 게송을 읊으셨다.
나라가 생기고 중생이 있어서
이미 빼내고 물을 건넜으나
그 참호에 피가 가득해
마치 바다 밑이 없음과 같네.
3세(世)의 소리와 메아리를 듣고
어리석음의 성을 에워쌌지만
세존은 그것을 관찰하고
방편의 지혜로 쳐부수었다네.
[마군의 무리들을 항복시키시다]
그때 세존께서는 어떻게 마군의 무리들을 항복시켰는가?
이른바 8해탈의 목욕 못에서 씻고 착한 행이 물들고 집착함 없이 점차 해탈문(解脫門)에 이르렀으며, 훌륭하고 위없는 말씀의 가르침을 고루 펴 주어 그쳐 쉬게 하므로 그 이름이 멀리 들렸다.
부끄러움의 옷을 입고 공하고, 원이 없고, 상이 없음을 보관(寶冠)으로 삼아 참는 힘이 구족하여 얼굴이 항상 온화하고 즐거우며,
얼굴에 가득하게 선성의 8정도를 펴 나타내며,
가지가지 향으로 쪼이고 몇 가지 종류의 옷을 입었으며,
본래 이미 번뇌가 더러움임을 깨달았으며,
금계의 수레를 타고 한가지로 보아 앞으로 인도하되 공덕이 에워쌌으며,
지혜의 힘으로써 그 수레를 달리되 생각을 오로지하여 옮기지 않고, 잘 그 중생들을 깨치게 하였다.
삼계가 그 가르침을 들음은 모두 본행(本行)의 쫓고 따름이라,
뜻을 멈추는 것으로 갑옷을 삼고 손에 법의 깃대를 잡고 지혜의 칼을 휘두르며,
착한 생각으로 총채를 삼고 10력(力)의 두려움이 없음으로써 저 법의 고동을 불며,
신통의 힘으로써 삼천세계에서 자재(自在)를 얻었으며,
일곱 가지 재물과 네 가지 변재로 분별하여 다함이 없었으며,
또 번뇌의 사자(使者)를 능히 멸망시켰으며,
은혜로이 재업(財業)을 베풂이 백천 만배로 가히 헤일 수 없었다.
마치 큰 코끼리가 그 몸을 장엄하듯 중생을 거두어들여 착한 업에 편안케 하여, 사자가 성낸 뜻으로 겁약함이 없이 법의 문을 열었다.
혹은 두려움을 나타내고, 혹 굳셈을 나타내되, 속으로 진에가 없이 큰 재물과 보배를 이루었었다.
그때 나찰(羅刹) 귀신들은 어금니와 손톱을 드러내며 여러 가지 형상으로서 그 권속을 가릴 수 없었다.
혹은 고양이와 여우의 모양을 나타내고, 마군 무리들을 나타내며, 사자의 머리에 범의 몸, 혹은 일곱 걸음의 뱀으로, 혹은 머뭇거리고 서서 서로 상해하고자 성냄의 불이 사납게 탔다.
혹은 산을 메고 불을 토하며, 여러 가지로 그 속에서 변화하고 개가 되어 교만스럽고, 한 몸에 머리가 두 개요, 혹은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눈을 부릅뜨고, 혹은 몸이 길고 목이 짧으며, 금시조(金翅鳥)의 형상으로 손에 칼과 창을 들고, 바퀴와 공이를 들고, 혹은 사자후(獅子吼)를 하며, 사람을 해치려고 하는 이런 변괴를 부렸다.
또 혹은 황소의 모양을 하고, 구반다의 형상을 하고서 손에 큰 횃불을 들고 모두 갑옷을 입었는데, 눈에서 붉은 빛을 내고, 큰 불꽃을 받쳐 들고, 그런 방편으로서 살해코자 하였으며,
그 나찰들은 모두 두 날개가 있었고, 가지가지 북을 쳐서 온갖 소리가 허공에 가득하며, 또는 방울을 목에 걸고 마치 주린 귀신같으며, 혹은 동자의 형상으로 손에 쇠바퀴를 잡기도 하고, 가지가지 악한 형상과 갖은 모양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바다의 신(神)이 손에 해와 달을 잡듯 지혜의 힘으로써 그 원수를 항복시키셨다.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번뇌가 다하여 두려움 없고
길이 그 속에 즐겨 하노라.
가지가지 빛과 형상으로 변해
가지가지 빛이 다함이 없이
이러한 변화를 일으켰으나
또한 본래 지은 업(業)이로다.
손에 지혜의 칼을 들고
곧 이것들을 항복하셨도다.
[‘재의 강[灰河]’을 건너시다]
그때 세존께서는 어떻게 ‘재의 강[灰河]’을 건너셨는가?
이른바 재의 강을 건넜다 함은 희망과 또 성냄을 제거해 버리고, 그 재의 강이 모두 깨끗하지 않음을 생각하여 가지가지 생각을 모두 다 제거해 버렸었다.
그 몇 가지가 다하고 남음이 없기 때문에 관찰함이 미묘하였다.
그리고 생사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마침 거기 어려움에 부딪침은 이것은 옛적부터 지은 바라, 즐김은 가사(伽捨)ㆍ구사(救捨) 풀[草]이 물을 따라 흐름으로 그 희망을 끊고, 근심의 나무 언덕 무성한 풀을 제거해 버리고, 이렇게 몸으로 행함이었다.
나무가 무성해 가지가지로 울고 곡하며 백천 가지 착하지 않음을 행함이라, 손에 돌을 쥠은 또한 이것도 착하지 않은 소행이었다.
마치 저 바다 가운데 있는 벌레가 다시 즐거운 곳을 찾아 두루 돌아 경계를 상해함과 같이 성냄이 매우 치성하여 붉은 구리 같았다.
마음에 청정함을 닦으나, 욕상(慾想)이 가득 차므로 재의 강과 모든 구렁과 도랑의 험난함을 이루며, 색ㆍ성ㆍ향ㆍ미ㆍ촉이 모두 샘이 있는[有漏] 칼과 창을 다 땅에 깔아 캄캄하고 어둡고 또한 빛이 없었다. 그 흐름에 따라 이러한 강을 오르내리는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생사 가운데서 다 멀리 여의려고 곧 이런 마음을 일으키셨다.
‘이 재의 강은 몹시 험난하게 가시가 땅에 깔리어 어둡고 광명이 없도다.
그러나 이 인간의 무리들은 흐름을 따르나 여기 이제 나는 그 흐름을 끊으리라.’
이러한 서원을 세우고 나서 방편을 구하여 법인(法忍)으로써 세상 법규를 삼고,
갑절이나 다시 방편을 지어 한가지로 금계의 땅을 건지고, 이것을 편안히 두게 하였으며,
4현성제(賢聖諦)로 사방을 분별해 마치고 샘이 없고[無漏], 등견(等見)의 상으로 생사 언덕에 걸쳐 놓았다.
이미 그 생사 언덕에 걸치고, 착한 업과 같이하는 업과 방편을 같이하는 오락 삼매에 이르고, 8현성도를 모두 다 분별하였으며,
이미 저 언덕에 이르러 신통의 힘으로써 5근(根)도 또한 두려움이 없이 열반처(涅槃處)로써 그곳에 머물며,
해탈선삼매(解脫禪三昧)의 온갖 꽃이 무성하여 함이 없음[無爲]에 나오지 않음을 깨달아 알고 분별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계경(契經)을 위하게 되니 정광불(錠光佛)이 인가한 일체화무상불(一切華無上佛) 비바세(毘婆世)로서 그 종성(種姓)의 집에 나 마음대로 설법하기 충분하였다.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힘이 있어 한량이 없으나
마땅히 두려운 마음을 내도다.
재의 강[灰河]은 깊어 밑도 없으나
어리석은 사람은 거기 놀길 즐기네.
이때 세존의 힘으로
그 빠진 사람을 건지어
이미 안온한 곳에 이르게 하고
사람을 위해 그 뜻을 펴시네.
큰 상인(商人)의 본래 서원을 성취하였으니, 뜻과 성품이 부드럽고 온화하여 가지가지 공덕에 따라 스스로 몸을 장엄하였고, 때를 따라 맞추어 교화하셨다.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근본을 관찰하시고, 지혜를 얻어 그 나쁜 사자(使者)를 항복시켜 착함에 나아가되 때를 따라 지혜를 성취하였다.
모든 근기를 잘 관하여 법이 항상 미묘하고, 그 지혜를 따라 물음의 지혜를 성취하고, 인욕을 공경하며, 제일법(第一法)의 그 뜻을 설하며,
법의 뜻을 잘 설하는 변재를 성취하여 현성의 구경지(究竟智)를 성취하고, 법의 변재를 성취하였다.
이른바 뜻의 변재라는 것은 명신(名身)ㆍ구신(句身)ㆍ미신(味身)을 모두 다 몇 가지의 소리로 분별하셨다.
그 변재의 뜻을 변론함이 오히려 이러하여 명신ㆍ구신ㆍ미신을 모두 다 선(善)에 나아가게 하며,
소리와 메아리의 변재도 훌륭하며,
이 세 변재를 다 잘하여 함께 서로 해탈삼매에 응하며,
저 6도에 도는 중생에게 남의 마음을 잘 아는 지혜를 성취하여 그 수기하고 결정함에 있어 또한 움직일 수 없으며,
먼저 그 뜻을 묻고 걸림이 없는 법을 설하며,
일체 지혜도(智慧道)에 나아가게 하며, 그들을 다 성취시키고,
시기와 결정을 성취시키고, 무처지(無處智)를 성취시켜 일체법에 나아가게 하셨도다.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지혜의 보배를 나타내고
또한 뜻의 변재를 설하였네.
담박하기 부처님과 같은 이 없고
공덕도 또한 짝이 없도다.
마음은 본래 가고 옴 없이
편안케 하여 조촐한 지혜가 나네.
세상의 속업(俗業)을 구제하였고
세상을 위해 감로문을 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