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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법장인연전 제5권
[제다가(5조)]
상나화수존자가 열반할 때가 되어 법을 우바국다에게 부촉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옛날 바가바(婆伽婆)께서 위없는 법으로써 마하가섭존자에게 부촉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크게 밝은 횃불을 잡게 하여 영원히 모든 고통을 여의고 열반의 즐거움을 받게 하셨다.
가섭존자가 다음으로 나의 스승이신 아난존자에게 부촉하셨고, 아난존자는 다시 나에게 부촉하셨다.
내가 멸도하려고 지금 너에게 부촉하니 네가 만약 뒷날 열반을 하려고 하면 마돌라국에 어떤 선남자가 세상에 나올 것이며, 그의 이름은 제다가(提多迦)일 것이다.
오래 전부터 서원과 행을 닦아 변재가 다함이 없을 것이다.
너는 반드시 뒤에 제도하여 출가하게 하고 정법 안장[法眼]으로써 모두 그에게 부촉하도록 하여라.”
우바국다가 말하였다.
“예. 가르침을 받아 그 존자에게 이르도록 하겠습니다.”
우바국다가 교화하는 인연을 장차 끝내고 열반에 들려고 마음먹고 제다가가 세상에 태어났는지 아닌지를 관찰했다. 사유하다가 문득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것을 알았다.
그때 우바국다존자가 비구들을 데리고 그 집에 갔다. 점점 숫자를 줄여 나중에는 혼자 갔다.
그의 아버지인 장자가 물었다.
“큰 성인이시여, 어찌 권속도 없이 홀로 다니십니까?”
우바국다존자가 대답하였다.
“장자님, 출가한 사람이라 시봉이 없습니다. 만약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시혜를 베풀도록 하십시오.”
장자가 다시 말했다.
“저는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니 스님이 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이후에 아들을 낳으면 반드시 시봉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바국다존자가 말했다.
“그 뜻이 훌륭합니다. 반드시 그 마음을 지켜 변하거나 후회하지 마시오.”
이 장자가 몇 차례 여러 아들을 낳았으나 모두 나이가 어릴 때 번번이 죽어 버렸다.
맨 끝으로 낳은 아들의 이름은 제다가였고 얼굴 모습이 매우 아름답고 총명하고 영리하여 배움을 받아들임이 아주 능숙하여 모든 경과 논[經論]을 기억하였다. 과거에 수행하여 선의 근본을 깊이 심었다.
우바국다가 가서 그를 찾으니 장자가 기뻐서 손수 주었다.
데리고 절[僧坊]에 이르러 제도하여 출가하게 했는데 나이가 이십 세가 되자 구족계(具足戒)를 받던 중
처음 말할 때 견제(見諦)의 결(結)을 끊어 수다원을 증득했고,
첫째 갈마(羯磨)에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져 사다함을 획득하였으며,
둘째 갈마에 욕계(欲界)의 결이 다하여 아나함을 증득하였고,
셋째 갈마에 갑자기 삼계의 번뇌가 끊어지고 범행이 이루어져 아라한을 성취하였다.
세 가지 밝음[三明]이 멀리 비치고 여섯 가지 신통[六通]을 구족하였고 유보(遊步)함에 숨거나 드러남이 뜻대로 되어 막힘이 없었다.
우바국다가 그에게 말했다.
“지혜의 태양이신 세존께서 자비로 널리 덮으시고, 중생을 나고 죽는 큰 고통에서 제도하시려고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모은 법을 마하가섭존자에게 부촉하여 크게 밝은 등불을 만들어 세간의 어두움을 널리 비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배우고 닦아 애욕의 그물을 끊고 진흙창에서 벗어나게 하셨다.
가섭존자가 다음으로 아난존자에게 부촉하셨고, 아난존자가 멸도하면서 나의 스승인 상나화수존자에게 부촉하셨으며, 상나화수존자는 나에게 부촉하셨다.
이와 같이 서로 이어 항상 법륜(法輪)을 퍼뜨렸고 감로를 뿌려 맛보게 하여 번뇌의 갈증을 해소시켰다.
그러나 나는 지금 할 일을 다하여 열반의 시기가 왔으니 멸도가 멀지 않았다.
이 법보(法寶)로써 너에게 부촉하나니 너는 받아서 유지시켜 받들어 모시고 부지런히 수호하기에 힘써 법보로 하여금 빠뜨려 잃어버림이 없게 하고 법을 연설하는 광명이 어리석음의 어두움을 비추게 하여라.
또한 제다가야, 여래께서 열반하시자 현성들도 열반하시어 있던 일체 뜻이 깊은 경전과 보장(寶藏)도 점점 쇠퇴하여 땅에 묻혀 버리고 세간이 어두워졌으며 나고 죽음에 떠돌았다. 왜냐하면 옛날 나의 스승이신 상나화수존자께서 이미 멸도하신 뒤에 칠만 칠천의 본생(本生)을 말씀하신 모든 경전과 일만의 아비담장(阿毘曇藏)과 팔만의 청정한 비니(毘尼) 등 이와 같은 법들이 모두 따라서 감소되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열반하면 뭇 법이 쇠퇴하여 감소하거늘 하물며 많은 현성들이 함께 모두 멸도하였으니 어떠하겠느냐? 청정하고 미묘하며 뛰어난 법이 영원히 남은 것이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는 지금 간절히 너에게 맡기노라.
너는 나의 뜻을 공경하고 따라서 모든 중생들에게 크게 자비로운 마음을 내고 정법을 받아서 유지하고 유포하여 단절됨이 없게 하여라.”
제다가가 말했다.
“공손히 높으신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저는 반드시 이와 같은 정법을 옹호하고 미래의 세상을 위하여 벗을 청하지 않는 벗이 되겠습니다.”
이에 차례로 말하여 위없는 법을 맛보였으니 그가 교화하여 제도시킴이 매우 크고 넓었다.
인연이 끝나자 열반했는데 사람과 천신이 슬퍼하며 사리를 수습하여 칠보탑을 세우고 향을 피우고 꽃을 뿌리는 등 갖가지로 공양 올렸다.
[미차가(6조)]
옛날 제다가가 멸도에 들 때 정법으로써 제일 큰 제자인 미차가(彌遮迦)에게 부촉하였다.
들은 것이 많고 널리 통달하였으며 큰 변재가 있었다.
제다가가 말했다.
“부처님께서 정법을 대가섭(大迦葉)에게 부촉하셨고, 이와 같이 한 분 한분께 부촉하여 나에게까지 이르렀다.
내가 장차 열반하려고 너에게 부촉하니 너는 반드시 후세에 법의 눈[法眼]을 유포하여라.”
마차가가 말했다.
“좋습니다.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이에 정법보장(正法寶藏)을 두루 유포시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열반의 길을 열게 하고, 교화할 인연을 이미 마치고는 멸도함에 다다라
[불타난제(7조)]
다시 정법으로써 불타난제(佛陀難提)존자에게 부촉하여 그로 하여금 불법을 유포하고 뛰어난 감로로써 맛보이게 하였다.
[불타밀다(8조)]
난제가 뒤에 널리 두루 분별하여 큰 법륜을 퍼뜨려 마군과 원적들을 항복시킨 뒤 불타밀다(佛陀蜜多)에게 부촉하였다.
그 사람이 지닌 덕의 힘은 매우 깊어 헤아릴 수 없으며, 훌륭하고 교묘한 방편으로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나쁜 견해를 여의고 가장 뛰어난 도에 나아가도록 했으며, 큰 지혜로써 스스로를 장엄하였고, 청정한 법을 연설하여 다른 도를 배우는 이들을 항복시켰다. 이와 같은 공덕을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다.
내가 지금 그의 행적을 따라 약간만을 말하겠다.
어떤 큰 나라의 임금이 온 천하를 거느렸다. 재주와 용맹이 뛰어났으며, 많이 듣고 널리 통달했으나 근본적으로는 다른 가르침을 섬기고 삿된 견해를 믿고 수용하며, 불ㆍ법ㆍ승은 항시 경멸하고 훼손하려는 뜻을 품었다.
불타밀다는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의 스승이신 난제존자께서 법을 나에게 부촉하셨거늘 나는 어떻게 하면 뛰어난 눈[勝眼]을 부연(敷演)하여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널리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할 것인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임금은 삿된 견해가 매우 크니 나는 꼭 먼저 가서 이를 조복시켜야 하겠다.
비유하면 나무를 벨 때와 같으니 만약 밑둥치를 잘라 버리면 가지와 잎과 꽃과 줄기가 어찌 오래 갈 수 있겠는가?’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나서 십이 년 동안 몸소 붉은 변기[幡]를 가지고 왕 앞에서 걸어갔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왕이 전혀 묻지 않았다.
이렇게 시간이 흐른 뒤 문득 그것을 물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나를 앞서 가고 있는가?”
문득 명령하여 불러서 그렇게 행동한 이유를 묻자 불타밀다존자가 말했다.
“대왕이시여, 저는 지혜로운 사람으로 담론(談論)을 매우 잘합니다. 임금님 앞에서 한번 시험해 주실 것을 청하옵니다.”
그때 대왕이 곧 두루 명령하여 나라 안에 있는 바라문(婆羅門)과 장자(長者)와 거사(居士)로서 총명하고 널리 통달하고 말을 잘하는 이는 모두 나의 정승전(正勝殿)에 모여 한 사문(沙門)과 함께 논리에 대하여 토론[議論]하라고 하였다.
이에 일체 삿된 견해를 지닌 외도로서 변재가 심오하고 지혜가 널리 통달하고 천문과 지리 등 종합하여 익히지 아니한 것이 없는 이들이 성내며 독한 마음을 품고 다투어 와서 구름같이 모였다.
그때 그 대왕이 정전(正殿) 위에 공양거리를 뛰어나게 차려 놓고 깔개를 펴고, 한편 향을 피우고 꽃을 뿌려 장엄한 것이 화려하게 밝고 깨끗하였다.
불타밀다존자가 법좌(法座)에 올라 모든 외도와 함께 부정론[無方論]을 세우자 얕은 지혜를 지닌 이들은 한마디 말에 굴복하고, 총명과 변재가 많은 이라도 두 번째에서 문득 말문이 막혔다.
왕이 모든 사람들을 보니 이치적으로 모두 몹시 부족하였다. 임금이 밀다와 더불어 스스로 함께 논리를 토론하더니 말을 시작하자 실마리를 잡혀 곧 꺾이고 말았다.
불타밀다존자는
‘내가 왕과 더불어 논의하여 이긴 것을 드러내지 말자’라고 생각하고서
임금에게 말했다.
“이 뜻의 매우 깊고 얕음은 임금님께서 스스로 아십니다.”
그때 그 왕은 곧 자신이 굴복한 것을 알고, 삿된 마음을 고쳐 정법을 공경하고 믿었으며, 스스로 삼귀의(三歸依)를 받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나라에 널리 불도로써 교화를 베풀었다.
그때 이 나라 안에 어떤 니건(尼乾)이 한 사람 있었는데 삿된 견해가 불길같이 번졌고 정법을 헐뜯어 비방하였다. 변재와 지혜로 총명하며 널리 통달했으며, 특히 수학[數算]에 뛰어나게 능숙하였다.
불타밀다가 그를 교화시키고 싶은 까닭에 니건에게 가서 제자가 되어 그들의 술법을 받아 배우고 익혔는데 오래지 않아 모두 훤히 통달하였다.
그 니건자가 큰 소리로 부처님을 꾸짖고 욕하거늘 불타밀다가 니건자에게 말하였다.
“그러한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라. 너는 죄를 얻었으니 이 업보로 반드시 큰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니건자가 말했다.
“너는 어찌하여 이와 같은 일을 잘 아는가?”
밀다존자가 말했다.
“믿지 못하겠거늘 네가 이것을 추산(推算)해 보아라. 이미 추산하고 나면 반드시 깨달아 알 것이다.”
그때 그 니건자가 곧 스스로 추산해 보니 자신이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것이 보였다.
곧 크게 두려워하며 깊이 근심하고 뉘우치는 마음을 내고, 불타밀다를 향하여 다섯 활개를 땅에 던진 채로 말하였다.
“어지신 분이여, 저는 어떻게 하면 이 허물을 면할 수가 있겠습니까?”
불타밀다가 말했다.
“니건아, 땅에 넘어진 자는 땅을 짚고 일어나는 법이니 네가 만약 부처님께 귀의하면 이 죄업을 소멸할 수 있다.”
그때 니건자는 크게 믿는 마음을 일으켜 오백의 게송으로써 여래를 찬탄하고 먼저 지은 죄업을 회개하고 참회하며 스스로를 매우 꾸짖었다.
불타밀다가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이러한 마음과 선업의 인연 때문에 죽으면 반드시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니건자가 다시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제가 하늘에 태어날 것을 아십니까?”
불타밀다가 말했다.
“네가 믿지 못하겠다면 스스로 그 진실을 추산해 보아라.”
니건자는 즉시 추산해 보더니 자신의 죄업이 소멸되어 하늘에 날 것임을 스스로 확인하고는 곧 크게 기뻐하며 출가하기를 애원하였다.
밀다가 말했다.
“오늘 꼭 그대의 권속에게 알린 뒤에라야 반드시 제도하여 출가하게 하겠다.”
니건자의 제자가 무릇 오백 사람이었다. 곧 그들의 처소에 가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뛰어난 이치를 보았으니 마음으로 매우 사랑하고 좋아한다. 부처님의 법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자 하니, 너희들은 지금 너희들 뜻에 따라 하고 싶은대로 다시 밝은 스승에게 알리고, 뛰어난 법을 여쭈어 받도록 하여라.”
그때 제자들이 모두 스승에게 말하였다.
“본래 스승을 받들어 우러름을 큰 구름이 덮는 것처럼 하였는데, 스승께서 뛰어난 도에 들어가시니 마음으로 즐거이 따르겠습니다.”
그때 니건자가 오백 사람과 함께 존자의 처소에 이르러 함께 출가하였다.
이에 불타밀다존자의 아름다운 소리가 온 염부제에 널리 퍼졌고 그는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을 교화하였다.
인연이 다하여 목숨을 버리니 제자들이 슬픈 마음으로 사리를 수습하여 탑을 세우고 공양 올렸다.
[협(9조)]
옛날에 불타밀다존자가 교화할 인연을 마치고 목숨을 버리려할 때 협(脇)이라는 비구에게 말했다.
“너는 반드시 뒤에 널리 거룩한 가르침을 부연하고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하여라.”
협존자가 불타밀다존자에게 말하였다.
“큰 스승님, 공경히 높은 가르침을 받들어 저는 반드시 지극한 마음으로 정법을 수호하겠습니다.”
그 협비구는 숙업을 말미암은 까닭에 어머니의 태에 육십여 년이나 있었다. 날 때부터 털들은 호호백발이었고 오욕락을 싫어하고 세속에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불타밀다존자에게 가서 머리 숙여 발에 절하고 도를 배우는 서열에 있기를 청하였다.
곧 제도하여 출가하게 하였고 그를 위하여 법요를 말하니, 깨끗하고 산뜻한 흰 천이 쉽게 물들여지듯이 문득 앉은 자리에서 아라한도를 증득하였다.
세 가지 밝음이 비춰 확 트이고 여섯 가지 신통이 걸림 없었으며, 부지런히 고행을 닦고 정진함이 용맹하였다. 일찍이 옆구리를 땅에 대고 누워 본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그 당시 사람들이 협비구(脇比丘)라고 이름 붙였다.
법요를 잘 말하여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할 일을 마치고 문득 열반에 드니 사리를 수습하여 탑을 세우고 공양 올렸다.
[부나사(10조)]
그 협비구가 멸도할 때를 당하여 한 비구에게 말했는데 이름이 부나사(富那奢)였다.
“장로야, 반드시 알아라. 부처님의 법은 미묘하여 큰 공덕이 있다. 이러한 까닭으로 모든 성인들이 가장 높이 받들어 유지했으며, 내가 부촉을 받아 이 법을 수호했으나
이제 열반하려 하면서 너에게 부촉하니 너는 꼭 지극한 마음으로 옹호하고 받아서 유지시켜라.”
그때 부나사가 대답하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에 미묘하고 뛰어난 법을 자세히 말하여 그는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을 제도하였다.
뒤에 어느 때 한림(閑林) 아래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으면서 고요히 사유하였다.
[마명 대사와 부나사 존자]
어떤 한 명의 대사(大士)가 있는데 이름이 마명(馬鳴)이며 지혜가 깊고 밝으며 아는 것이 뛰어나 견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어려운 질문을 해도 꺾어 버리고 항복 받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비유하면 사나운 바람이 불어 썩은 나무를 뽑아 버리는 것과 같았다.
초개같은 중생들에게 큰 교만심을 일으켜 진실로 아(我)가 있다고 생각하고 매우 스스로를 높이 여기고 있었다.
부나사라고 이름하는 존자가 지혜가 매우 깊고 많이 들어 널리 통달했으며,
‘모든 법은 공하고 나[我]도 없고 인(人)도 없다’고 말한다는 소문을 듣고
경솔하게 교만심을 품은 채로 그의 처소에 나아가 이러한 말을 했다.
“일체 세간에 있는 언론은 내가 헐고 파괴하여 우박 맞은 풀과 같은 꼴이 되었소.
이 말이 만약 헛되고 진실하지 않다면 반드시 나의 혀를 잘라 버리고 물러나 굴복할 것을 약속하오.”
부나사존자가 말했다.
“부처님의 법에 두 가지 진리[二諦:眞諦ㆍ俗諦]가 있소.
만약 세속적인 진리에 나아가면 거짓 이름으로 아(我)라고 하지만
제일의제에 나아가면 모두 공하고 고요한 것이오.
이와 같이 추구한다면 나라는 것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겠소.”
그때 마명은 마음을 아직 조복(調伏)하지 않고 스스로의 기교 있는 지혜를 믿고 오히려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부나사존자가 말했다.
“그대는 자세히 사유하여 헛된 말을 하지 마시오. 내가 지금 그대와 더불어 누가 이겼는가를 결정하였소.”
이에 마명이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속의 진리로 거짓 이름한 것은 진실한 것이 아니다.
제일의제란 성품이 다시 공하고 고요한 것이라 하니, 이와 같은 두 진리랄 모두 얻을 수 없다.
이미 있는 것이 없으니 어떻게 파괴할 수 있겠는가? 나는 지금 저 분에게 도저히 미칠 수 없다.’
문득 혀를 자르고 물러나 굴복하려고 하였다.
부나사존자가 마명의 뜻을 알고 말했다.
“우리의 법은 인자(仁慈)하니 그대의 혀를 자르지 마시오. 반드시 머리를 깎고 나의 제자가 되는 것이 마땅하오.”
그때 존자가 제도시켜 출가했으나, 마음은 오히려 부끄러움과 회한에 젖어 있었다.
그가 목숨을 버리려 할 때 부나사는 아라한도를 증득하였다.
정(定)에 들어 관찰하다가 그의 마음을 알고 존자가 먼저 경전을 암실에 가져다 두고 문득 마명으로 하여금 거기에 가서 그것을 가져 오게 하였다.
마명이 말했다.
“큰 스승님, 이 방은 어두운데 어떻게 들어갈 수 있습니까?”
부나사가 말하였다.
“가 보아라. 반드시 너로 하여금 보도록 해주겠다.”
그때 존자가 곧 신통의 힘으로써 오른손을 멀리 펴서 집 안에 넣고 다섯 손가락으로 광명을 내니 밝게 비추어 암실에 있는 것이 모두 드러나 나타났다.
그때 마명이 마음으로 이것이 환술인가라고 의심하였다. 무릇 환술의 법은 이것이 환술인 줄 알면 곧 소멸한다. 그러나 이 광명은 더욱더 밝아졌다.
그의 기술을 다 동원하여 이 광명을 없애려 하다가 결국 지치기만 하고 끝내 달라지는 모양이 없자, 스승께서 하신 것임으로 알고 곧 꺾어 항복하였다. 부지런히 닦고 고행하여 다시는 물러남이 없었다.
이와 같이 존자는 선(善)으로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 해야 할 일을 다하고 나서 열반에 드니 사부대중이 감동하고 그리워하며 탑을 세우고 공양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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