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이시옷 표기의 전제 조건
사이시옷은 아무 합성어에서나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형태·구성상의 전제 조건을 갖춘 합성어에서만 표기 대상이 된다.
· ① 명사와 명사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합성어일 것
· ② 두 어근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이 고유어일 것(한자어끼리 결합한 합성어는 원칙적으로 제외됨)
· ③ 앞말이 모음으로 끝날 것(앞말이 받침으로 끝나면 사이시옷을 적을 자리가 없음)
이 전제 조건에 따라 사이시옷이 표기될 수 있는 합성어의 유형은 다음의 세 가지로 나뉜다.
· 고유어 + 고유어: 나룻배(나루+배), 바닷물(바다+물)
· 고유어 + 한자어: 가겟방(가게+房), 종잇장(종이+張)
· 한자어 + 고유어: 수돗물(水道+물), 전셋집(傳貰+집)
반면 한자어와 한자어가 결합한 합성어(예: 초점(焦點), 대가(代價))나, 외래어가 포함된 합성어(예: 피자집, 핑크빛)는 이 전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애초에 사이시옷 표기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2.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는 구체적 조건
위의 전제 조건을 만족한 합성어라 하더라도, 실제로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음운 현상 중 하나가 나타나야 한다. 이는 표기보다 발음이 먼저이며, 발음의 변화를 표기에 반영한다는 원리에 따른 것이다.
· ①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되는 경우
· 예시: 나룻배[나루빼/나룯빼], 고갯길[고개낄], 냇가[내까/낻까], 바닷가[바다까]
· ②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
· 예시: 아랫니[아랜니], 냇물[낸물], 빗물[빈물], 콧날[콘날]
· ③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
· 예시: 깻잎[깬닙], 나뭇잎[나문닙], 베갯잇[베갠닏], 뒷윷[뒨ː뉻]
즉, 사이시옷은 단순히 어종 조건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발음에서 된소리되기나 ‘ㄴ’ 첨가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장미꽃, 아래쪽, 위층’처럼 뒷말의 첫소리가 이미 된소리이거나 거센소리인 경우에는 새로운 된소리되기 현상이 일어날 수 없으므로 사이시옷을 적지 않는다.
3. 예외적으로 사이시옷을 적는 한자어
앞서 살펴본 전제 조건에 따르면 한자어끼리 결합한 합성어는 사이시옷을 적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다음의 두 음절로 된 한자어 여섯 단어는 사이시옷을 붙인 형태가 오랫동안 관용적으로 널리 쓰여 온 까닭에, 예외적으로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도록 규정하고 있다.
·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이 여섯 단어는 한자어라는 어종 조건만 놓고 보면 사이시옷을 적지 않아야 하지만, 관습적으로 굳어진 발음과 표기를 존중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된 경우라 할 수 있다.
4. 사이시옷을 적지 않는 경우
반대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지 않는다.
· 한자어로만 구성된 합성어(위 여섯 단어 제외): 초점(焦點), 대가(代價), 전세방(傳貰房), 화병(火病)
· 외래어가 포함된 합성어: 피자집, 핑크빛, 호프집, 뒤가스
· 뒷말의 첫소리가 이미 된소리·거센소리인 경우: 장미꽃, 아래쪽, 위층
· 합성어이지만 사잇소리 현상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 기와집, 초가집, 인사말, 머리말
이처럼 사이시옷 표기 여부를 판단하려면 전제 조건(어종·형태)과 실제 음운 현상(발음)을 모두 함께 살펴보아야 하며, 어느 한 조건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