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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제7구간(대덕면사무소 - 구례교차로) 2014. 5. 3(토) 맑음
영남의 관문이자 교통의 요충지로 수많은 명현, 충신, 열사를 배출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김천, 하얀 이팝나무꽃이 화려하게 핀 가로수길을 따라 즐거운 도보길이었으나 일정이 길어 매우 힘든 하루였다.
1) 총괄자료
도보코스
대덕면사무소 ▶ 2.6km ▶ 중산교 ▶ 4.1km ▶ 903번 지방도 갈림길 ▶ 4.0km ▶ 지례면사무소 ▶ 2.5km ▶ 901번 지방도 갈림길 ▶ 3.8km ▶ 구성면사무소 ▶ 2.3km ▶ 송죽휴게소 ▶ 6.6km ▶ 하강교 ▶ 2.2km ▶ 양천교차로 ▶ 3.7km ▶ 김천 시외버스터미널 ▶ 1.9km ▶ 김천시청 ▶ 2.5km ▶ 남산교차로 ▶ 2.8km ▶ 어모면사무소 ▶ 3.0km ▶ 어모중학교 ▶ 2.1km ▶ 구례교차로 계 44.1km
2) 도보자료
시간대별 도보일정(생략)
도보 여행기
어제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오후 2시 10분 출발하는 시외버스를 탔다. 김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김천시내버스로 갈아타고 오후 6시 25분 지난번 일정을 마쳤던 대덕면사무소에 도착하였다. 김천에서 대덕면까지는 40분이 소요되는데 하루에 20회 시내버스가 다니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대덕면사무소 부근에는 민박과 식당들이 많이 있다. 대덕 삼거리 부근에 있는 대덕민박에 숙소를 정하고 저녁식사를 한 후 모처럼 여유 있게 강변을 산책하였다. 강변에는 바람이 시원하고 사람들이 전혀 없어 한가한 시골의 여유가 느껴진다.
새벽 5시 10분 일어나 대덕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다. 시골에서는 이른 시간에 식사하기가 어려운데 이 식당에는 주변 공사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식사를 하기 때문에 이른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식당에서 따뜻하게 밥을 먹고 출발하게 되어 무척 다행스럽다.
오전 6시 대덕식당을 출발하였다. 식당을 나서니 날씨가 싸늘한데 참새들의 지저귐이 요란하다. 지난번 일정 때는 아침 6시에도 날이 다 밝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아침 5시 반에 날이 훤히 밝으니 낮 시간이 많이 길어진 것이다. 사람 하나 없고 뻥 뚫린 길을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하여 바로 나오는 대덕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시골의 봄은 빠르게 진행된다. 벌써 감자가 튼튼하게 자란 모습이고 양파밭도 무성하며 고구마 순도 모두 심어 놓았다. 해는 떴으나 오른쪽 산에 가려 그늘 속으로 진행하게 되어 다행이다. 중산1리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니 산에 가려 보이지 않던 햇살이 밝게 비치고 오늘은 맑은 하루가 될 것 같다. 중산교를 지나 깨끗하고 한적한 도로를 따라 진행하는데 간혹 지나가는 차량만 한 대씩 보이고 사람이 없는 조용한 시골길이다.
오전 6시 37분 중산1리 마을에 도착하니 기와로 단장된 덕수문과 그 뒤로 필선재가 보이고 마을 앞에는 아름드리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데 그 밑에는 휴게의자를 만들어 놓았다.
필선재
필선재(弼善齊)는 김천시 대덕면 중산리 도로 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주이씨 이정선(李楨善)의 제실(祭室)로 입구에 덕수문(德壽門)이 있다.
10여분 더 진행하니 한들쉼터가 나오는데 쉼터의자가 깨끗하게 만들어져 있고 철쭉꽃이 한참 피어 화려한 모습이다.
한들쉼터
반시간 정도 더 진행하니 지례면 경계가 되는데 왼쪽 감천에는 맑은 물이 흐른다. 맑은 물소리가 부드러운 새벽 공기만큼이나 감미롭게 들리고 도로는 오른쪽 삼방산(해발 864.2m)의 그늘이 가려 더 고요함이 느껴진다. 조금 더 진행하여 903번 지방도 증산 갈림길 삼거리를 지나는데 햇살이 비쳐 벌써부터 덥다.
오전 7시 51분 관덕리 입구에 도착하니 3번국도 직선화공사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도로에는 차량이 많아 복잡하다. 이 공사가 완공되면 지금 있는 도로는 차량이 없어 도보하기에 좋은 길이 될 것이다. 도곡2리 마을회관을 지나고 나서 3번국도 직선화공사중인 도로 밑을 통과한다.
상부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에스케이 주유소를 지나면 조그만 삼거리가 되는데 여기서 왼쪽 상부리 방향으로 접어들어 오전 8시 25분 지례면사무소에 도착하였다. 2층으로 된 아담한 청사 건물은 토요일이라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태극기, 새마을기, 김천시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지례면사무소
면사무소 주변에는 상가가 있고 식당도 여럿 있는데 이른 시간이라 식당이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운동장이 넓어 보이는 지례초등학교를 지나고 연록색의 새 잎이 돋아나는 산뜻한 가로수 길을 지나 지례소방서 앞에서 3번 국도와 다시 만나 왼쪽방향으로 진행한다. 오전 9시 구성면 경계를 지나고 901번 지방도로 영동 갈림길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40여분을 더 가니 상원리 입구에 방초정(芳草亭)과 가례증해판목(家禮增解板木) 안내 표지판이 있다.
방초정(芳草亭)은 조선 선조(1567 ∼ 1608) 때 이정복이 조상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2층 누각으로 많은 시인들이 정자에 올라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노래한 시가 건물 안에 걸려있다. 앞에는 커다란 연못이 꾸며져 있으며 그 안에 2개의 섬이 있다. 건물· 연못· 나무의 배치 등은 우리나라 정원의 양식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1974. 12. 10. 시도유형문화재 제46호로 지정되었다.
가례증해판목(家禮增解板木)은 이의조 선생이 관혼상제의 예법을 전국적으로 통일시키기 위해 『주자가례』에 우리나라의 여러 설을 열거, 증보, 해석하고, 자기의 설을 첨가하여 영조 34년(1758) 부터 영조 47년(1771) 완성한 『가례증해초본』이다. 이 판목은 정조 16년(1792)부터 정조 18년(1794)까지 김풍해 등이 직지사에서 느티나무를 이용하여 완성하였다. 이것은 총 475매의 목판에 새긴 것으로 기술이 우수하고 보존이 잘 되어 가례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1974. 12. 10. 시도유형문화재 제67호로 지정되었다.
방초정, 가례증해판목 안내판
903번 지방도로 직지사 갈림길 삼거리에서 계속 직진한다.
직지사(直指寺)는 황악산에 있는 절로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이다. 신라시대인 418년(눌지마립간 2) 아도화상(我道和尙)이 지었다는 설과 고려시대에 능여대사(能如大師)가 이 절을 세울 때 자[尺]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자기 손으로 측량하여 지었다고 해서 직지사라고 했다는 설이 있다. 645년(선덕여왕 14)에 자장율사, 930년(경순왕 4), 936년(태조 19)에 천묵대사(天默大師)가 중창하여 대가람이 되었으며 조선시대에 사명대사(四溟大師)가 출가하여 득도한 절로도 유명하다. 현재 경내에는 대웅전(1735 중건)을 비롯하여 천불이 모셔져 있는 비로전(1661 창건)·사명각(泗溟閣) 등이 남아 있고 국보 제208호 금동6각 사리함과 보물 제319호 석조약사불좌상 외에 보물 4점이 보존되어 있다.
오전 10시 구성면사무소에 도착하였다. 청사 앞 화단에는 꽃잔디와 철쭉꽃이 피어 있고 청사 건물에는 붉고 푸른 채색을 해 놓아 산뜻한 모습이다.
구성면사무소
구성면사무소 오른쪽 3번국도 방향으로 진행하여 구례중학교 구성분교장을 지나니 나무 우거진 산자락에 송강휴게식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 주차장도 넓게 만들어져 있고 해장국, 능이버섯백숙 등 아침식사도 한다고 되어 있는데 손님은 보이지 않는다.
송강휴게식당
이어서 베네치아 골프장이 나오는데 조성한지 오래되지 않았는지 주변에 나무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숲이 우거진 사이에 한가한 모습의 송죽휴게소가 있고 궁정부락 앞에는 나무 그늘 밑에 정자가 만들어져 있어 잠시 휴식을 하며 간식을 먹었다. 10여분 더 가니 조마 갈림길 삼거리가 되는데 오른쪽 방향에는 베네치아 골프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많은 사람들이 한가로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오전 11시경 오르막 경사도로가 시작되고 2016년 완공 예정인 김천 - 교리2국도 건설공사중인 도로 밑을 통과하여 계속되는 오르막 경사도로를 올라가니 광명2리 표지판이 나오면서 내리막 경사도로가 된다. 교각을 올려놓고 난간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인 신설도로 밑을 통과하고 다시 시작한 오르막 도로를 올라가니 대방이재 표지석과 돌탑이 서 있다.
대방이재 돌탑
나무가 우거진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내리막으로 된 도로를 내려가니 오른쪽에 보이는 석산에서는 돌을 깨는 작업이 한창이고 그 앞에 터널로 이어져 나오는 도로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 도로는 공사 중이고 차량 통행이 많아 조심하여야 하는데 새 도로가 완공되고 나면 좋은 도보길이 될 것이다. 내리막 경사로 된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건설 중인 도로 밑을 왔다 갔다 지나며 하강1리 마을회관 앞을 지나고 하강교를 지나면서 구성면이 끝나고 김천시가 된다.
12시57분 봉이칼국수 식당이다. 우선 시장하여 밥을 먹기로 하고 식당에 들어가 백반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배도 고프고 피곤하였는데 밥을 먹고 좀 쉬어서 몸이 가벼워졌다. 식사 후 출발하여 조금 진행하니 김천중앙고등학교 정문에 전국 세팍타크로대회 우승 기념이라는 플랜카드가 붙어 있는데 생소한 대회명이다.
세팍타크로(영어: Sepak Takraw; 타이어: ตะกร้อ)는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등에서 9세기 무렵부터 행해지고 있는 구기 스포츠로, 네트를 사이에 두고 등나무 공을 사용하여 발과 머리로 하는 배구와 축구의 혼합형 스포츠이다. '세팍'은 말레이시아로 "차다", '타크로'는 태국어로 “공”을 의미한다. 1965년 아시아 세팍타크로 연맹이 설립되었고 이전에는 등나무 공을 사용하였으나, 현재는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오후 1시 41분 903번 지방도로 성주 갈림길 삼거리에 도착하니 산에 우거진 아카시아꽃의 진한 향이 무르익어가는 봄을 느끼게 한다. 온 산에 녹음이 우거지고 아직 5월 초인데 벌써 여름 문턱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대구로 갈라지는 양촌교차로에서부터는 보도를 만들어 놓았고 은행나무 가로수가 좋은 그늘을 만들어 주어 걷기에 한결 수월하다. 여기서 계속 직진하여 20여분을 진행하니 대구 갈림길 삼거리가 나오고 왼쪽에 양금폭포와 할매바위가 있다. 잔디를 잘 조성해 놓았고 양금폭포도 페인트를 칠하여 단장을 해 놓았는데 아직 분수는 가동하고 있지 않다.
할매바위
고성산 자락 자연의 바위를 이용하여 폭포를 만들고 나무을 심어 시민의 휴식공간을 조성하였다는 안내문이 돌판에 새겨져 있다. 양금폭포 옆에서 보는 할매바위의 모습이 그럴 듯하다.
김천버스터미널 방향으로 계속 직진하여 황남파출소를 지나고 고추모종과 건어물, 고추, 종묘상 등이 한 데 어울러져 있는 황금시장 앞을 지나 경부선 철로 밑 굴다리를 통과하여 직진하니 로터리가 되는데 여기서 왼쪽방향으로 진행한다. 로터리 한가운데에는 강희덕 님의 작품 “더불어 - 미래로”라는 조각 작품이 세워져 있는데 어린아이와 가족들이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둥근 원통 모양에 돌아가면서 정교하게 조각해 놓았다.
강희덕 님의 작품 “더불어 - 미래로”
도로에는 차량이 많아 무척 복잡하다. 김천역 입구를 지나고 오후 2시 55분 김천시외버스터미널 앞에 도착한다. 어제 서울에서 내려올 때 도착하였던 터미널이다. 오후 3시경 직지교 사거리를 지나 KTX 철로 밑을 지나고 많은 차량들이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 경부고속도로 밑을 통과하여 직진하게 되는데 가로수로 심은 이팝나무 꽃이 만발하여 거리는 환한 모습이다.
시청 앞 삼거리에서 왼쪽 방향으로 들어가 오후 3시 반경 김천시청에 도착하였다. 조경을 잘 하여 놓았고 조그마한 산자락의 한가운데 높다랗게 지어진 시청건물이 품위가 있어 보인다.
김천시청
시청을 잠시 둘러보고 다시 시청 앞 삼거리로 나가 왼쪽 방향으로 진행한다. 이팝나무 가로수 길을 따라 공단 삼거리와 경북선 철로위로 지나는 고가 위를 지나고 나니 시내를 벗어나 한가한 도로가 이어지고 활짝 핀 이팝나무 가로수와 만개한 아카시아 향기가 어우러져 조용한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햇볕이 쨍쨍 내려 쪼이니 무척 덥고 땀이 많이 난다.
오후 4시 20분 남산교차로 이정표가 보이는 지점에서 3번국도 왼쪽으로 나 있는 길로 접어든다. 남산3리 마을회관에서 오른쪽 방향의 3번국도 밑을 통과하면 사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왼쪽 어모면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남산리, 다남리 입구 삼거리에서 왼쪽방향으로 진행한다. 옥율리 갈림길 사거리에서 오른쪽 어모면사무소 방향으로 진행하여 아천초등학교 입구와 어모파출소를 지나 오후 5시 10분 어모면사무소에 도착하였다. 청사건물이 웅장하고 정원에는 나무도 잘 가꾸어 놓았다.
어모면사무소
힘이 들어 오늘 일정을 마치고 여기서 쉬고 싶은데 이곳에는 숙박시설이 없다. 하는 수 없이 더 가야 한다. 아천교 위를 지나는데 밑으로는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져 있는 경북선 기차철로가 지나가나 하루에 기차가 몇 번이나 다니는지 기차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후 6시경 어모중학교 앞에 도착한다. 문은 굳게 닫혀 있고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는 시간인데 무척 힘이 든다. 40여km를 걷고 나니 발목도 아프고 발가락에는 물집이 잡혔다. 도암리 입구 삼거리를 지나고 구례 1,2리 방향으로 직진하여 경북선 철로위로 지나가게 되는 두원교를 지나 오후 6시 41분 오늘 일정의 마지막 지점인 구례교차로에 도착한다. 오늘은 여기까지이다.
해가 넘어간다. 어둠이 다가 온다. 왼쪽 방향의 3번국도 너머에 오늘의 숙소로 정한 제이모텔이 보인다. 얼마 안 되는 거리지만 너무나 피곤하니 모텔까지 가는 길도 멀어 보인다. 제이모텔은 무인 카 모텔로 VIP실은 하늘이 열리는 방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이곳은 외딴 곳에 있어 주변에 식당이 없다. 통닭만 배달이 된다고 하여 통닭을 시켜 저녁식사를 대신하였다. 오늘은 숙소 때문에 너무나 많이 걸었고 무리가 된 것 같다. 연휴기간 4일 동안의 도보계획인데 첫날 일정에서 오른쪽 발목이 아프고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아직 3일 더 남은 일정을 다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