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 장편소설 거미(2022.1.26.)
등불(1995)
꼬마호랑거미/긴호랑거미/산유령거미/먹닷거미/풀게거미/넓적니거미/아기늪서성거미
작가의 말
얼마 전 일본 나고야 유전공학 연구소에서는 인간의 피를 가진 돼지를 만들어 내는 연구에 성
공했다. 인간의 장기와 무게가 거의 비슷한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할 수 있는 길이 열
린 것이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는 곤충으로부터 장수할 수 있는 유전자를 추출
해 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른바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등장할 만한 얘기들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강주리는 인간의 뜻대로 거미를 조정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발한다. 주
리는 왜 이런 연구를 한 것일까? 흔히 사람들은 거미를 곤충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거미는
절지동물로서 주로 인간에게 해로운 해충을 잡아먹고 산다. 이런 거미의 습성을 이용하여 해
충을 완전 박멸하기 위해 주리는 이 연구를 성공시킨 것이다.
얼마 전 일본 도쿄 지하철 역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사린 독가스에 의해 테러를 당한 사건에
우리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다. 이 소설에서는 이와 유사한 일본 신흥종교 광신자들이 주리
의 거미 프로젝트를 탈취하고자 한국으로 잠입한다. 그들은 사린 독가스 대신 남미의 아마존
정글 지대에서 서식하는 블랙 위도우라는 독거미를 살인 무기로 개발해 낸 것이다.
그리고 그 살인 독거미를 마음대로 조정하여 대량 실상을 하고자 주리의 거미 조정 프로젝트
가 필요했던 것이다. 게다가 러시아의 일본 신흥종교 부총책인 안드레이 제비치를 한국으로
보내 그 자가 연구해 온 에볼라 바이러스를 살인 독거미에게 주입하려는 음모까지 꾸민다. 에
이즈보다도 무섭다는 살인 바이러스인 에볼라 바이러스는 사람의 몸에 침투되면 내부 장기들
이 전부 녹아 버려 모든 구멍에서 피를 쏟으며 죽는 무서운 균이다.
독자들은 이쯤에서 눈치챌 것이다.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점을, 인류를 위해 아무리 훌륭한 연구가 성공한다 해도 그것을 어
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 인간의 몫이라는 사실을.
불행히도 일본 신흥종교 광신자들은 주리의 거미 조정 프로젝트를 살상무기로 이용하고자 했
던 것이다. 비뚤어진 영혼을 갖은 그들은 인류에게 유익한 발명까지도 거침없이 재앙의 무기
로 쓰고자 했던 것이다.
본 소설에서는 인류문명의 발달과 반비례해서 영혼이 병들 때 얼마나 엄청난 재앙이 불어닥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아 보고자 했다.
소설의 새로운 장르로서 이른바 공상과학 소설인 SF류의 많은 소설들이 출간되고 있다. 그러
나 아직은 외국소설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본 저자는 우리의 정서에
맞는 이번 작품을 구상해 보았다. 이 작품을 계기로 본격 SF작품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출
간되기를 바라며 용기를 내어 본 점을 널리 양해해 주시길 바라는 바이다.
1995년 여름 문턱에서 지은이 박일
한국으로 잠입하라
프로젝트 A
주리의 비밀
미치코의 덫
주리를 납치하라
케이블 카 살인
공중 들림
복제 살인 거미
에볼라 바이러스
수중동굴의 폭파
부록/재미있는 거미 연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