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 쿠페와 컨버터블로 구성된 M3 라인업은 극명하게 다른 특징들을 갖고 있다. 파워트레인과 트랜스미션을 공유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갖고 있는데다 아주 미세하지만 운동 성능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굳이 컨버터블을 시승차로 선택한 이유는 이 즈음이 바람과 햇살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6월의 건조한 바람이 주는 상쾌함, 조금씩 여물어지기 시작한 초록의 숲이 주는 생기를 온 몸으로 느낄 수도 있지 않은가.
컨버터블의 특징이 개방감에 있지만 지붕이 열리지 않은 M3 컨버터블은 외관만으로도 꽤 강한 포스를 갖고 있다. 앞 모습은 깊고 뚜렷한 키드니 그릴과 에어 인테이크 홀이 수평 구조로 잘 정돈돼 있다.
독특한 측면의 아가미에 M3임을 과시하는 엠블럼이 자리를 잡았고 프런트에서 리어로 유연하게 이어진 루프 라인으로 쿠페의 날렵함까지 갖추고 있다.
듀얼 트윈 머플러가 적용된 후면부는 M3 라인업이 일반 도로에서 달리는 최강의 머신임을 표현하고 있다.
쿠페와 컨버터블, 특히나 M 엠블럼을 착용한 BMW의 모델인 만큼 외관만으로 최적의 스포츠카에서 요구되는 충분한 파워가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테리어 역시 파워플한 겉모습에서 풍기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갈색의 시트가 주는 고급스러움과 생동감이 가득한 단면으로 구성된 도어 그립, 간결한 센터페시아의 구성과 수평으롯 설계된 대시보드는 안정감을 중시하는 컨버터블의 기본기를 잘 따르고 있다.
특히 암레스트에서 센터페시아로 이어지는 센터콘솔과 기콘솔박스의 바로 앞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지붕이 열리기 시작한다.
루프의 완전 개방과 접히는 시간은 조금 더딘편, 대력 20초 이상이 걸린다. 그렇게 지붕을 열고 바라다 보이는, 느껴지는 바람을 타고 강화도의 해안도로를 타기 시작했다.
BMW의 M 라인업의 성능은 크게 다루지 않아도 익히 소문이 난 그대로 완벽하다. 밀림을 지배하는 야수의 울음처럼 위압적인 배기음을 시작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 때부터는 그야말로 머신의 본능을 느끼기에 충분한 질주를 즐길 수 있다.
좁고 휘어진 도로를 빠르게 질주해도 조금의 흔들림이 없다. 오히려 험악한 질주를 즐기려고 한 발 앞선 시점에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착각이 들 만큼 분명하고 민첩하게 운전자의 요구를 받아 들인다.
특히 패들 시프트로 단수를 높이고 줄여가며 감행하는 와인딩에서의 박진감은 뭐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전율스럽다. BMW M3 컨버터블에 탑재된 V8 하이레브 엔진은 레이싱카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이 됐다.
모든 컴포넌트가 최상의 동력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가 됐고 개별적인 스로틀 버터플라이와 엔진 관리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의 요구에 가장 빠르게 반응을 한다는 것이 BMW의 설명이다.
최대 출력은 420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이다. 액셀레이터의 압력이 조금만 보태져도 야성적으로 튀어나가는 가속 능력을 보여주는 비결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특별한 시스템은 M DCT 드라이브로직 더블클러치 변속기다. 이 변속기는 엔진의 동력 파워를 손실없이 노면으로 전달하고 이중 트랜스미션 구조가 공백없이 후륜에 파워를 공급한다.
이 덕분에 M3 컨버터블의 100 km/h 도달시간은 수동변속기보다 0.2초 빠른 5.1초에 불과하다. 높은 배기량의 고성능 차량인 만큼, 연비 등의 경제성을 논하는 것에는 큰 의미가 없겠지만 M3 컨버터블에는 오토 스타트 스탑 기능이 탑재됐다.
동급의 모델 가운데 비교적 가벼운 중량(2090kg)까지 더해져 연비는 7.4/6.4/9.0km/l(복합/도심/고속도로)로 무난한 수준이다.
서킷이 아닌 일반적인 도로에서 가장 무난하게 고성능 레이싱카의 진수를 느끼기에 충분한 BMW M3 컨버터블의 가격은 1억10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