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러기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만원 지하철이나 만원 버스처럼 사람 많은 더운 곳에 들어가거나
뜨거운 물로 샤워하거나 뜨거운 기온에 노출될 때
두드러기가 확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를 열성 두드러기라고 부릅니다.
이와는 정 반대로 수영장 찬물에 들어가거나
한 겨울 찬바람을 쏘이거나 한 여름에 에어컨 바람을 쏘이면
두드러기가 확 생길 때 이를 한랭성 두드러기라고 부릅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종류가 더 있지만 이 중에서 한랭성 두드러기에 주목해 보겠습니다.
한랭성 두드러기가 아주 흔하지는 않지만 은근히 이런 분들이 계시긴 계십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찬 바람을 쏘이거나 추운 날 외출하면 가려움이 더 심해진다면
한랭성 두드러기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이런 분이 치료를 위해 내원해 주셨습니다.
팔뚝에 두드러기가 생겼는데 1년 동안 피부과에서 항히스타민제를 아무리 먹어도 낫지 않아서
혹시 한약을 먹으면 나을 수 있을까 싶어서 오셨다네요.
언제 두드러기가 심해지냐고 꼬치꼬치 여쭈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본인도 긴가민가 하셨습니다.
곰곰 생각해 보시더니 확실히 추운 날 외출하고 오면 더 심해지더라고 말씀하시더군요.
한랭성 두드러기라고 판단을 내리고 치료를 위한 약을 투여했습니다.
만약 한랭성 두드러기가 맞다면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약을 거의 다 복용하셨을 때 환자분께서 내원해 주셨습니다.
실은 약을 먹던 도중에 팔에만 생기던 두드러기가 온몸에 확 번졌다고 하시네요.
가려움도 평소보다 더 심해졌고요.
그래서 어떡할까, 한의원에 내원해서 물어볼까 고민하시다가
그냥 끝까지 약을 드셔보시자 하셨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렇게 온몸에 확 생긴 두드러기가 딱 3일이 지나고 나니
봄 햇살에 눈 녹듯이 싹 사라지더라는 겁니다.
그 후로는 더이상 두드러기도 생기지 않았고 더이상 가려움도 전혀 생기지 않았다고 하십니다.
이런 경우가 전형적인 명현 현상이지요.
1년간 고생하신 두드러기를 싹 고치고 나니 환자분도 만족해 하시고 저도 보람을 느꼈지요.
(참고로 모든 경우에 이렇게 명현 현상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혹시 두드러기때문에 고생하고 계시다면 본인의 생활을 한번 곰곰히 뒤돌아 보십시오.
생활 일기를 쓰셔도 좋습니다.
언제 두드러기가 심해지고 언제 가려움이 심해지는지 자신의 몸을 잘 관찰해 보십시오.
그 관찰의 결과를 말씀해 주시면 가장 적절한 한약을 투여하는데 큰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