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엄지) 발가락은 왜 있나.
발에는 각각 무려 33개의 관절들이 있다. 인체에서 전체 관절의 1/4이 발에 모여 있는 것이다. 즉 발은 설계 자체가 움직임이 매우 자유롭게 (mobile) 되어 있는 것이다. 다섯 발가락들을 모두 펼칠 수 있어야 하고 엄지발가락 단독으로 뻗고 당기고 밀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엄지) 발가락의 가동성(mobility)이 중요하게 설계돼 있다. 이것을 잃으면 발의 안정성(stability)을 잃는다.— 발의 아치가 붕괴(회내 pronation) 한다. 단지 평발을 말하는 게 아니다. 걷거나 스윙하거나 점프할 때마다 발이 불안정해진다. (특히, 엄지) 발가락은 몸을 지지해주는 토대가 되어야 하고 나선형 힘쓰기에서 축이 되어 줘야 하고 수직/수평이동에서 스프링 역할을 해 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직립보행족으로서 불안정하다. 에너지 효율이 비효율적이다. 역학상 위험하다. 팔벌려 뛰기나 줄넘기처럼 아주 낮은 점프에서도 중족골로 직접 충격을 감당해야 된다. 높은 점프는 발목과 무릎까지 심각한 충격이 전달된다.
직립보행은 인간 고유의 특징이다.
그러니, 걷기를 살펴보자.
발뒤꿈치를 바닥에서 떼고 몸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때 (특히, 엄지) 발가락을 익스텐션해서 바닥을 밀고 나아가야 한다. 원래 설계상 (특히, 엄지) 발가락은 90도 가까이 익스텐션이 가능해야 한다.
(특히, 엄지) 발가락이 익스텐션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발뒤꿈치를 들어 체중이 발의 앞쪽으로 이동하는 타이밍에 (특히, 엄지) 발가락의 도움 없이 그대로 체중과 충격을 감당해야 한다.
발은 갈수록 더 뻣뻣해질 것이다. 그것은 생존하기 위한 인체의 안간힘이다. 나름의 (잘못된) 안정성을 꾀하는 것이다. 발바닥의 아치는 점점 더 붕괴된다. 단지 발 문제가 아니라 다리와 힙에서도 보상작용이 일어난다. 경골(정강이뼈 tibia), 대퇴골(허벅지뼈 femur), 힙이 외전되면서 (잘못된) 안정성을 꾀하거나 무릎사이가 벌려지거나 모여질 것이다.
무릎을 서로 모으는 X자 걸음, 무릎을 뒤로 밀어내는 〉자(knee hyper extension) 걸음, 그리고 八자 걸음, 0자 다리, X자 다리, 〉자 다리가 되거나 더 강화된다. 6070 세대가 되면 양다리 사이에 커다란 O자가 생길 것이다. 이른바 “거동불편 어르신”이 될 것이다.
힘 쓸 때를 살펴보자.
서서 외부물체를 리프팅하거나 맨몸으로 자기 체중을 강하게 버텨야할 때, 우리의 엄지발가락 밑에는 다리의 안쪽 근육과 둔근을 켜는 스위치가 놓여 있다.
---양발을 평행으로 두고 서서 엄지발가락을 정방향 (엄지 발가락과 연결된, 발등 위로 보이는 뼈 방향)으로 펼친다. 나머지 내 발가락들은 바닥에서 떼어내 들어 올리고 엄지발가락만 바닥을 누른다. 훈련파트너가 손가락으로 엄지발가락을 들어올리려고 한다. 이 힘에 맞서 정방향으로 엄지 발가락이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엄지발가락을 제대로 누를 수 없는 사람들에게 그 스위치는 영영 꺼져 있다. 어찌어찌 누른다 해도 엄지를 정방향으로 뻗지 못한 상태에서는 아치가 무너지는 보상작용이 발생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빠른 움직임에서 여전히 (특히, 엄지) 발가락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발의 진정한 안정성도 갖지 못한다. 그런데 발의 안정성은 점프나 스윙처럼 빠른 움직임에서 더 절실한 것이다.
오리지날 설계를 따르라.
스쿨오브무브먼트는 선천적이며 지독한 평발들을 기능상으로 거의 회복시켰다. 그리고 무지외반을 기능적으로 심지어 외적으로까지 개선시켰다. 그런 사례들이 꽤 있다. 둘 다 거의 불가능하다고 얘기되지만, 실제로 가능했다.
실제 사례 하나를 살펴보자. 케틀벨 RoP를 7개월 정도 꾸준히 해온 한 40대 여성 SOM 회원은 양발 모두 무지외반 상태였고 왼발은 더 심했고 통증에 시달렸다. 퇴근 후 그녀가 SOM에서 꾸준히 해온 케틀벨 RoP 프로그램은 7-80%가 케틀벨 클린&프레스로 구성된다. 이 운동은 발가락들을 활짝 펼치고 모두 뿌리내리고 해야지 강력하다. 헐레벌떡 하는 게 아니라 쿠션감이 거의 없거나 딱딱한 바닥 위에서 맨발로 정교하게 운동한다면 발가락들을 살릴 수 있다. 마침내 그녀의 무지외반은 기능적으로 그리고 외견상으로 거의 나아졌다.
그런데 빠른 움직임 즉 케틀벨 한팔 볼리스틱 운동들(스윙과 스내치)에서 하체의 좌우 불균형이 발견됐다. FMS 검사로 발의 인지력 저하와 발목의 경직성을 확인했다. 왼쪽 발목의 배측굴곡(dorsifexion)이 제한돼 있다. 왼쪽은 무지외반이 더 심한 발이다.
그러므로 왼쪽 (특히, 엄지) 발가락 기능에 장애가 생기고 (발가락의 가동성을 잃고) 아치가 붕괴되고 (발의 안정성을 잃고) 발목이 경직된 (발목의 가동성을 잃은) 것이다. 물론, 반대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발목을 먼저 다쳤고 재활을 하지 못했고 그래서 발목에서 그 아래쪽으로 경직과 약화가 진행된 것이다. 오른손잡이는 오른발 무지외반이 더 심한 편인데 그녀는 왼발이 더 심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다.
--- 무지외반증의 유전설은 신빙성을 잃고 있다. 설령 유전적 요소가 있다 해도 신발과 후천적 움직임 때문에 더 강화된다는 점은 의견이 일치한다.---
프레스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서 있는 자세에서 노력할 수 있다. 양발은 평행으로 고정된 상태에서 상하체의 무게가 이동되는 기르빅 태양경배의 경우도 훌륭하다. 최대한 정교하게 정방향으로 발가락들을 펼치고 뿌리 내리고 수련한다면 십분 하는 것도 훌륭한 교정이 된다.
SOM에서 하는 "한다리 십지조지(十指爪地)"는 이런 측면에서 매우 영리한 운동이다. 유명한 댄 이노산토 무술 아카데미 (Inosanto Academy of Martial Arts)에서는 모든 종류의 발차기 초급과정으로 이것을 반드시 해야 한다. 발가락의 가동성과 기능개선에서부터 발의 안정성, 발목의 가동성, 무릎의 안정성, 힙의 가동성, 허리/복부의 안정성까지 발차기에 필요한 대부분을 하나로 요약한 드릴이다.
http://cafe.daum.net/gaiayoga/RvfA/37
오른 발목이 더 배측굴곡(dorsifexion)되어야 맞다.
거의 모든 중요한 힘과 파워의 발생은 인체에서 나선형으로(spirally) 또는 대각선으로(diagonally) 이뤄진다. 그 때 먼저 지면에서 발이 특히 엄지 발가락이 잡아주고 움직이고 회전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위로 인체는 오랫동안 건강하기도 어렵고 오랫동안 제대로 강하기도 어렵다. 이치로나 타이거 우즈는 그들의 발을 관리하는데 누구보다 열심이다.
우리가 SOM에서 실천해 왔고 겁없이 떠들어 온 발에 관한 아이디어들 그 모두가 과학적으로 밝혀진 이야기라고 포장하지 않겠다. 그러기는 커녕, 일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알 수 없는 게 아니다. 세상에는 직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진실 역시 존재하지 않는가.
The part can never be well unless the whole is well.
- Plato -
전체가 훌륭하지 않고서 부분이 훌륭할 수 없다.
- 플라톤-
첫댓글 넌 뭐가 그렇게 심각하냐?
뭐뭐뭐뭐 이 발가락은 니 꺼 아냐?
타이 요가 마사지에서도 허리 골반의 통증을 치유할 때 "발"에서부터 시작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몸의 기능적인 움직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네요.
원래 내용을 설명하는 사진들을 찍어 올리려고 했는데... 몇 주동안 계속 지체돼 일단 글부터 올립니다.
제가 아는 한에서 그리고 경험한 한도에서 추천하는 신발들은, 얇은 쪼리, 비브람의 파이브핑거스, 파타고니아의 마우이 시리즈 신발들(네이키드 마우이를 기본으로 함), 파타고니아의 룰루, 비보 베어풋 일부 신발들입니다. 그외에는 쿠션이 없거나 낮으면서 앞이 넓거나 사이즈가 커서 넓게 신을 수 있는 운동화. 구두는 룰루나 비보 베어풋 것 외에는 국내에서 락포트 메이커 중 일부가 그나마 앞이 좀 넓어보이던데 경험해보지는 않았습니다
무심코 읽다가 사례가 나랑 참 비슷하군 싶다가 아! 내 얘기구나 했어요. 맞죠?ㅎㅎ근데 이걸로 보니 그동안 왜그렇게 발목이 굳었는지에 대한 미스테리가 풀리네요. 엄지발가락을 못쓴 발의 불안정성땜에 발목이 그리된거고, 연달아 무릎까지 그랬던거군요. 걸을때보니 아직도 엄지가 완전치 않더라구요. 반드시 기능을 되돌려야죠! 그나저나 연말 업무땜에 못가고 있네요. ㅜㅜ
아 그래서요. 이글 읽고 발목경직을 위해 스트레칭보다 엄지기능 살리는데 더 집중해보려구요. ㅎㅎ스트레칭은 그때뿐이더라구요. 진짜 결과가 궁금하네요.
두 가지 다 하셔야 합니다. ^^
시작이 어떻든 지금은 둘 다 문제이고 그래서 둘 다 고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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