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 만화를 원작으로 한 tvN 드라마 ‘미생’이 지난 20일 제20회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는 8.2%라는 자체 최고시청률을 세웠고 순간 시청률은 10%를 넘겼다.
‘미생’은 직장인들의 애환을 현실감 있게 그려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남았다.
러브라인 없이도 흥행해 드라마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윤태호는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페이스북에 내년 봄부터 포털사이트 다음(Daum)을 통해 웹툰으로 먼저 연재되는 ‘미생’ 시즌2에
대한 정보를 살짝 공개했다.
윤태호는 시즌2 감상포인트에 대해 “일의 시작과 끝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회사의 수익은 어떤 흐름으로 어떻게 급여를 제공하고 투자에 이르게 되는지를 보여줄 예정”이라며
“연애 이야기가 아닌 결혼 적령기 직장인들의 결혼 고민도 다룰 것이고 시즌 1에 등장했던 워킹맘뿐만 아니라
기러기 아빠들의 이야기도 그려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태호는 또 “장그래 역시 후임을 받게 될 텐데 그가 후임을 대하는 방식, 선임으로서의 태도, 대기업이 아닌 작은 기업 안에서
보다 스킨십이 강화된 에피소드들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 윤태호 만화 '미생' 시즌1
시즌1에 등장하는 장그래와 오상식 차장, 김동식 대리 외에도 안영이와 장백기, 한석률 등 주변 인물들을 시즌2에서도
이들을 계속 만날 수 있을까. 윤태호는 “모두 그대로 나올 예정이고 시간이 흘렀으니 약간의 승진도 있고
더 추가되는 인물들도 있을 것이다. 장그래를 통해 중소기업을, 다른 입사 동기들을 통해 대기업의 이야기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특히 입사 동기였던 4인방이 갑(甲)과 을(乙)로 만날 때의 미묘함도 담으려 한다”고 밝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윤태호는 드라마 종영과 관련해 “원작에 대한 배려와 드라마만의 매력을 담기 위해 최선을 다한 노력에 감동했다”며
“처음부터 한 명의 시청자 입장으로 보았기 때문에 드라마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출연진과 제작진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생’(전 9권)은 취재 3년, 웹툰 연재 2년을 거친 뒤 2012년부터 단행본으로 나왔다.
230만부 팔린 초대형 밀리언셀러다. 시즌2도 웹툰으로 연재된 뒤 내년 상반기에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허영만의 제자인 윤태호는 출판만화로 시작해 새 플랫폼인 웹툰으로 넘어온 만화가다.
출판만화와 웹툰은 캔버스부터 문법까지 완전히 다르다. 웹툰은 ‘스크롤 다운(scroll down)’, 즉 세로를 잘 써야 한다.
윤태호는 웹툰을 단행본으로 옮길 때 말풍선이 그림을 침범하며 그림의 질서가 깨지는 아픔을 ‘이끼’ 때 경험했다.
‘미생’ 작업을 하면서는 단행본을 먼저 생각하고 세로로 떼서 웹에 붙이는 방식으로 일했다.
‘미생’ 시즌1은 2012년 1월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웹툰으로 먼저 서비스되었다.
만화나 웹툰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까지 매주 화ㆍ금요일에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단행본으로 나온 뒤에도 판매가 상당히 좋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윤태호는 대기업 임원에 대해서 그전까지는 드라마에나 나오는 접대 식사와 술자리, 골프 같은 전형적인 모습만 상상했다.
그러다 어느 회사 직원에게 “임원이 부정적인 모습도 있지만 중요한 건 그 분야에서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
오랫동안 그 업무를 맡아 통달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런 게 만화에서 소홀히 그려지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미생’에는 임원의 품위가 배어들도록 노력했다.
10년 넘게 바둑 둔 열여덟 살 청년(장그래)이 입단 못 하고 세상에 버려지고 나서 ‘낙하산’으로
회사에 들어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이야기는 샐러리맨을 피상적으로 다룬 작품들에 비해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했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