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현장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회사업을 실천해 온 우리가 지리산에서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3박 4일 동안 함께 걷고, 먹고, 쉬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그 시간 속에서 느낀 배움, 소망, 감사를 나눕니다.
1. 배움 : 함께 걷는다는 것
함께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같은 길을 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같은 길을 걷더라도 사람마다 걷는 속도는 달랐습니다. 누군가는 앞서 걷고, 누군가는 천천히 걸었습니다. 때로는 멈춰 서서 숨을 고르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더 빨리 도착하는지가 아니라, 각자의 걸음을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현장에서 실천하는 사회사업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앞에서 이끄는 것보다 그 사람의 속도를 존중하며 곁에서 함께하는 일. 바라는 삶을 향해 함께 걷는 일.
지리산에서의 걸음은 제가 어떤 마음과 태도로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 다시 돌아보게 했습니다.
또 하나 배운 것은 동료의 소중함, 관계의 위대함입니다.
각자의 경험도, 고민도, 걸음의 속도도 달랐지만 서로를 살피고 기다리며 함께 나아갔습니다.
힘들 때 건네는 짧은 응원 한마디,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동료의 존재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느꼈습니다.
혼자였다면 어려웠을 길도 함께였기에 걸을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작은 관심과 배려가 또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되고, 그렇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모습을 보며 관계가 가진 힘을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며, 서로 관계를 맺고 기대어 살아갑니다.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힘이 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사회사업의 중요한 가치임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좋은 동료가 있다는 것, 그리고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지리산에서 경험한 관계의 힘을 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동료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귀하게 여기는 사회사업가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2. 소망 :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가기를
산에서는 같은 길을 걸었지만, 이제 우리는 다시 각자의 현장으로 돌아갑니다.
그럼에도 지리산에서 함께 나누었던 마음만큼은 각자의 자리에서도 오래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종주 시작 『사회복지사의 고전 읽기』 머리말에서 마주한
‘사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종주내내 생각했고 여전히 찾아가는 중입니다.
이번 지리산에서 동료들과 함께 걷고 서로를 살피며 사람을 안다는 것은 책을 통해 공부하는 것뿐 아니라, 만나고 관계를 맺으며 삶 속에서 배워가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면서도 정작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사람은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이며, 서로 관계를 맺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배우고 있지만,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까지는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사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성급히 답을 내리기보다, 계속해서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묻고 배우며 답을 찾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만난 동료들과의 인연이 지리산에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현장을 궁금해하고, 잘한 일에는 함께 기뻐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동료로 오래 함께하기를 소망합니다.
저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동료가 되고 싶습니다.
3. 감사 :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시간
함께 걸어준 동료들과 도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혼자였다면 쉽게 엄두 내지 못했을 길이지만 함께였기에 해낼 수 있었습니다.
맨 뒤에서 바라보며, 서로를 살피고 배려하는 모습, 힘든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 먼저 손 내밀고 마음을 나누는 모습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힘이 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현장에서 살아가는 사회사업가들을 만나 각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 또한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고, 같은 현장에 있지 않아도 서로를 응원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이런 귀한 기회를 열어주신 '김세진 선생님'
누구보다 든든했던 고대장님 '고진실 선생님'
카리스마 넘치지만 누구보다 따뜻했던 '이지은 선생님'
지리산에 내린 단비같은 존재 '김단비 선생님'
한계를 이겨내는 뒷모습이 멋진 '최해진 선생님'
길 위의 학교 2026 지리산 종주팀의 활력소 '설지민 선생님'
피가 아닌 마음을 나눈 호호호 형제의 둘째 '김영호 선생님'
피가 아닌 마음을 나눈 호호호 형제의 셋째 '이용호 선생님'
이 귀한 자리를 준비하고 함께해 주신 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
사회사업을 실천하며 살아온 순간에 함께해준 모든 분들,
현재를 함께하는 휴먼임팩트 동료 분들,
산악구조대 대원 및 국립공원 직원 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저의 생명의 은인 '권대익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번 지리산에서의 시간이 단순히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산행의 기억으로만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다가 문득 지치거나 힘들 때, 함께 걸었던 길과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다른 현장에서 사회사업을 실천하지만, 같은 가치를 품고 살아가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 그 사실을 마음에 담고 다시 제 자리에서 잘 살아가겠습니다.
함께 걸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첫댓글 이지호 선생님~
고마운 사람, 감사한 일이 많은 지리산이었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거리 생겼으니 부럽습니다?ㅎㅎ
저도 지리산을 걸으며 타인과 속도를 맞춰 걷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았습니다. 때로는 쫒아가느라 버겁고, 숨이 차 주변을 볼 여유가 없더라고요.
조금 늦어도 결국엔 내 속도로 걸어야 완등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도 선생님처럼 산에서도 현장에서도
각자 저마다의 속도가 있음을 알고
존중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일정 내내 맨 뒤에서 기다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 뒤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참 든든했습니다.
함께 걸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