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석고개~뒷삐알산~배태고개~매봉~금오산~감물고개
한여름의 무더위가 과일을 달콤하게 만든다면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한낮에는 따끈따끈한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는 가을은 오곡백과를 야무지게 영글게 하여 풍요로움을 약속하는 태평연월이라고 할 수 있겠다.그러나 아직도 범세계적으로 정치,경제를 비롯하여 전 분야에 두루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코로나-19 감염병이 창궐하고 있으니 태평가를 부르며 마냥 여유를 부릴 계제는 아니다.
그렇다고 일상적인 활동마저 멈추고 감염병이 사그라질 때까지 두문불출과 거리두기에만 삶을 저당잡힐 수는 없는 노릇이다.어쨌든 소극적이지만 어렵사리 활동을 잇는 건 바깥과의 소통을 위한 숨통이 아직은 건강하다는 증거이고, 그러한 막중한 숨통의 파손과 불통에 대비한 삶의 유지와 보수공사도 위기상황이지만 변함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번의 날머리이자 오늘 산행의 들머리가 되는, 4시간여의 긴 버스투어를 거쳐 득달하게 되는 내석고갯마루에서 연신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지맥의 산길은 고갯마루의 남쪽 방향의 가파른 오르막이다(11시20분).치받이 오르막은 솔향기가 은은하게 번져 있는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이어지고, 그곳을 거치고 나면 첫고등으로 신갈나무 등이 엄부렁하고 납작스레한 멧부리에 오르면 지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
다소 밋밋하게 꼬리를 잇는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의 숲길은 우측으로 에덴벨리 리조트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에덴삼거리로 이어지고,그 갈림길을 뒤로하고 한길 높이로 차오른 철쭉과 진달래 등의 울창한 관목의 숲길을 거치고 나면 오르게 되는 납주그레한 꼴의 멧부리가 해발827.7m의 뒷삐알산 정상이다(11시51분).납주그레한 정수리 한복판에는 정상임을 알리는 빗돌이 아담하고, 1998년에 재설한 삼각점(밀양424)이 아직까지도 반듯하다.
에덴벨리 골프장
그러한 행색의 뒷삐알산 정상에서 지맥의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 내리막이다.완만하게 꼬리를 잇는 내리받잇길을 따라 10분여의 발품이면 에덴벨리 골프장으로 지맥의 산길은 산객을 안내한다.골프장 맨 좌측의 카트의 이동통로를 따라 맞은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카트 도로 우측의 각 홀에서는 골퍼들이 골프를 즐기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한 행색의 그린필드를 우측으로 끼고 이어지는 카트 도로를 따라 3,4백 미터쯤 발걸음을 한 뒤, 맞은 쪽으로 보이는 숲으로 기어들어야 한다.마땅한 오르막 산길은 눈에 띠지 않는다.구불구불하고 녹이 슨 것 같은 철사줄처럼 생긴 개다래 넝쿨을 비롯하여 잡풀 등이 무성한 비탈을 헤쳐가며 어렵사리 등성이로 올라붙으니 등성이에는 이동이 가능한 산길이 번듯하다.이곳에서부터 지맥의 산길은 에덴벨리골프장을 우측으로 바라보며 시계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
에덴벨리 스키장
이러한 행색의 산길은 습지와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멧돼지,뱀 등의 출몰에 따른 안전을 위해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통나무 말뚝과 PE로프를 이용한 울타리를 광범위하게 두르고 있는 습지보호구역의 울타리를 곁에 두고 이어지는 산길이다.그러한 습지보호구역 곁의 산길은 10여 평쯤의 널찍한 너럭바위를 비롯한 바위들이 마련한 전망봉으로 이어지고,전망의 암봉을 뒤로하고 곧바로 습지삼거리를 거치고 나면 이내 신불산 고산습지 보호구역 감시초소 앞으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
감시초소 앞에서 우측으로 난 널찍한 임도를 따르면 나지막한 등성이를 따라 띄엄띄엄 골리앗 덩치의 풍력발전기가 줄을 잇는 널찍한 등성잇길로 이어진다.그러한 행색의 등성잇길 우측의 광범위하고 완만한 산사면 일대는 에덴벨리 스키장이 골프장에 이어 터전을 마련하고 있다.일렁이는 바람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데,개중의 풍력발전기 몇 대의 날개가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날개가 있는 고도에서는 바람이 제법 부는 모양이다.
풍력발전기를 따라 이어지는 널찍한 임도는 에덴벨리 스키장의 곤도라 정거장의 곁으로 이어지고,그곳을 뒤로하고 나면 양산시 원동면 대리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동남 방향의 양산시 어곡동 사이를 잇는 1051번 지방도로로 지맥의 산길은 한데 어우러지며 산객을 이끌어 나간다.그러한 지방도로를 따라 1km쯤의 발걸음을 하다가 도로 좌측의 무성한 소나무 숲길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내리받잇길은 조금 전의 지방도로와 다시 조우를 하게 되는 안부를 거치고나면 이동통신철탑을 비롯한 시설물들이 차지하고 있는 넙데데한 멧부리에 이르고,그곳에서 다시 좌측 9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 산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해발709.5m봉으로 이어지고,그곳에서 다갈색의 솔가리가 푹신하고 멀쑥한 길을 따라 20분여의 발품을 더 보태면 해발555.5m봉이다(13시49분).
해발555.5m을 뒤로하고 나면 산불초소와 무인산불감시철탑 등이 차지하고 있는 넙데데한 멧부리로 이어지고, 그곳을 뒤로하고 꼬리를 잇는 가파른 내리받이를 구르듯이 내려서면 지맥의 산길은 왕복2차선의 차도고갯마루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13시57분).양산시 상북면 방면과 고개너머 남쪽의 원동면 쪽 사이를 잇는 69번 지방도로가 연락부절인 고갯길, 배태고개다.
고갯마루 한켠에는 사각의 지붕을 인 정자와 대리석을 이용한 긴의자 서넛,그리고 간이 운동기구 두엇이 마련이 되어 있는 넉넉한 과객들의 쉼터가 산객들을 기다린다.그곳에서 마른 목을 축이고 잠시 숨을 돌린 뒤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배태고개를 뒤로하는 오르막은 가파르게 꼬리를 잇는다.헐떡헐떡 비알을 올려치면 산허리를 감도는 널찍한 임도로 이어지고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4,5백 미터쯤 이동을 하였다가 임도 우측의 숲길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배태고개
오르막 숲길도 역시 가풀막지다.헐떡헐떡 가파른 비알을 애면글면 올려치면 걀쭉한 꼴의 해발693m봉이다.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식솔들이 엄부렁한 693m봉에서 지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안내한다.산길은 다소 밋밋하고 두어 차례 넘어서게 되는 멧부리도 언덕을 넘어서는 것처럼 부드럽다.그런 뒤 한 차례의 가풀막진 비알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 754.8m의 매봉 정상이다(14시58분).
정수리 한복판에 국립건설연구소 명의의 놋쇠로 빚은 소삼각점을 간직하고 있는 매봉 정상에서 지맥의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이다.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식솔들의 등성잇길을 따라 10분여의 발품이면 붕긋한 해발746m봉이고,그곳에서 다시 10분여의 발걸음을 더하면 오르게 되는 폐헬기장의 멧부리가 해발760m봉이다.해발760m의 폐헬기장봉을 뒤로
하면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으로 비스듬히 커브를 그리며 이어지고 한 차례의 부드러운 안부를 거쳐 엄장한 바위들 사이의 가풀막진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해발770m봉이다(15시40분).
해발770m봉 정상 주변에서는 모처럼 시야가 터져 일망무제의 조망을 즐길 수 있다.그러나 눈의 호사를 마냥 즐길 수는 없게 되었다.험상궂은 바윗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서너 차례의 릿지구간은 엉덩이를 이용하기도 하고 삭아서 믿음이 떨어지는 로프에 의지하기도 하면서 애면글면 암릉구간을 가까스로 벗어나게 된다.암릉구간을 벗어난 내리받이 산길은 머지않아 산등성이를 따라 개설된 널찍한 임도와 한데 어우러지며 산객을 안내한다.
이 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맞은 쪽 저만치 우뚝 솟구쳐 있는 금오산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임도는 양회포장을 시행중인지 비포장의 임도가 다하면 양회임도 삼거리가 기다린다.맞은 쪽은 금오산 정상 쪽으로 구불거리며 이어지고 우측으로 뻗은 임도는 밀양시 단장면 국전리 쪽으로 연결이 되는 임도가 된다.금오산 정상 방향으로 뻗은 임도를 따라 3,4백 미터쯤의 오르막 양회임도를 따르면 차량통행을 제한하고 있는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는 지점 직전에서 좌측으로 오르막 산길이 산객을 기다린다.
치받이 오르막은 엄장한 바위절벽 앞에 이르면 좌측의 우횟길을 거처 바위들 사이로 이어지고 점점 가파른 바위들의 사잇길을 헐떡헐떡 올려치면 비로소 오르게 되는 봉긋 솟구쳐 있는 바위봉이 해발766.1m의 금오산(金烏山) 정상이다(16시48분).여태껏 지나온 지맥의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의 멧부리다.조망의 금오산 정상을 뒤로하는 내리받
잇길도 오를 때처럼 가파른 내리막이다.
굵직한 고정로프의 도움을 받아 가파른 바윗길를 벗어나면 울창한 잣나무 숲길이 기다린다.다갈색의 솔가리가 푹신한 잣나무 숲길은 약수암(좌측0.43km) 갈림길로 이어지고,어둑하기까지 한 울창한 잣나무숲길은 머지않아 널찍한 임도삼거리로 산객을 안내한다.삼거리 임도는 삼랑진읍 행곡리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북쪽의 밀양시 단장면 감물리 쪽 사이를 잇는 임도다.임도삼거리를 곧장 가로지르며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
땅고개의 노거수
임도삼거리를 뒤로하고 30분여 동안 부드럽고 길쯤한 꼴의 멧부리 두엇을 차례로 넘어서고 나면 지맥의 산길은 다시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고갯마루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삼랑진읍 행곡리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북쪽의 밀양시 단장면 감물리 쪽 사이를 잇는 군도가 넘나드는 고갯길,땅고개다(17시34분).고갯마루 한켠에는 노거수 한 그루가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고 도롯가에는 감물리 버스승강장이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풍경의 땅고개를 곧장 가로질러 숲으로 기어들면 해거름이 다가왔는지 숲은 어둑발이 서려 있다.두어 군데의 고만고만한 높이와 어상반한 생김새의 멧부리를 차례로 넘어서 내리받잇길을 구르듯이 내려서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고갯마루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밀양시 산외면 소재지 쪽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남쪽의 삼랑진읍 소재지 사이를 잇는 13번 군도가 넘나드는 고갯길,오늘 산행의 날머리 감물고개다(18시).이미 해는 서산으로 져 사위는 어둑한데 남쪽 하늘에는 상현달이 덩실하다.배태고개에서부터 날머리에 이르기까지의 컨디션 난조로 여느 때에 비하면 거북이 산행을 벗어나지 못한 오늘의 산행이었다.(산행거리;21.8km. 소요시간;6시간40분)
(2021,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