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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실고개~장군봉~집현산~용산치
내리실 마을의 동구 밖에 수문장처럼 서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를
깃점으로 열 한 번째 구간 산행이 시작이 된다(11시).
마을 어귀에 월명암의 진입로임을 알리는 붉은색 바탕의 입간판의
화살표 지시를 직수긋하게 따른다.어제와 오늘 이틀에 걸쳐 비 소식
이 전해졌으며 이른 아침까지 밤새껏 비는 내렸지만 지금은 비는
일시 그쳤으며 는개만이 일렁이는 바람에 날릴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성많은 산우들은 배낭카바 씌우는 일을
허투루 여기지 않고 다들 거북이 등짝처럼 울긋불긋한 카바의 배낭을
짊어지고 축축한 물기의 양회임도를 따라 숲으로 줄달음을 놓는다.
기맥의 본 줄기는 양회임도 좌측의 나지막하게 이어지는 등성이라서
방향이 어슷비슷한 월명암 진출입로인 양회임도를 따르기로 애시당초
내린 결정이다.
내리실 고개의 들머리
양회임도는 산굽이를 따라 시나브로 고도를 높여 나간다.이동통신탑의
곁도 지나가고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대나무 숲 그늘도 지나간다.첫고등
으로 맞닥드리는 삼거리에서 좌측의 임도를 따라야 한다.그리고 월명암
(우측)삼거리에서 좌측의 비탈진 임도를 올려치면 임도가 한 차례 오른
쪽으로 굽도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집현산 동봉(장군봉)으로 오르는 산길
이 보인다.
진초록의 늘푸른 소나무 숲 길에 연분홍빛깔의 진달래의 조화가
환상적이다.가물거리던 는개는 이미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으나
희뿌옇게 드리운 운무는 여전하다.연분홍색의 진달래꽃잎이
운무 속을 밝히는 등대같기도 하고 가로등같기도 하다.산길은 완만한
오름세를 유지하며 고도를 높여 나간다. 장성한 사람 서넛이 양팔을
한껏 벌려야 겨우 마주 껴안을 수 있는 굵기의 몸통을 자랑하는
엄장한 노송이 지키고 있는 둥긋한 봉우리,크고 작은 돌로 둥그스름
하게 1미터쯤의 높이로 돌담을 두른 공터에는 제단이 마련되어있다.
해발572m의 집현산 동봉인 장군봉이다.
기맥은 장군봉에서 되돌아 나와 우측의 방향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그 길로 접어들면 곧바로 웅석사(좌측)갈림길을 만나게 되며
산길은 비교적 널찍하다.머지않아 헬기장을 가로지르게 된다.
그리고 이동통신탑의 곁도 지나가게 되는데 이곳에서도 조금 전처럼
웅석사(좌측)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삼거리다.
그리고 뒤이어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 548m의 진주시 집현산
(편의상)정상이다.비교적 밋밋한 봉우리에는 '集賢亭(집현정)'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는 팔각정이 세워져 있으며,커다란 정상 빗돌과 교자상
서너 개를 합친 크기의 거뭇한 상석형태의 제단석이 자리를 잡고
있다.그리고 한구석에는 산불초소도 보이고 집현산 등산안내도까지
빠짐없이 세워져 있다.
진주시의 집현산 정상빗돌
진주시 집현산 정상을 벗어나려는데, 길섶에 낮은 포복자세를 하고
있는 노송 한 그루가 눈에 띤다.꽤 답답한 자세로 보이는데, 겉모양
으로 보기에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듯이 보인다.
사각의 지붕을 얹은 정자가 자리한 오봉삼거리,명성각과 홍지
주차장(좌측)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삼거리다.
납작한 봉분의 묘지 서너 기가 자리한 묘역을 가로질러 완만한
내리받이 길을 내려서면 다소 밋밋한 안부 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부봉(좌측)으로의 산길이 있는 안부,기맥의 줄기는 맞은 쪽이다.
조금 전보다 운무가 사뭇 짙어졌다.축축하게 물기가 잔뜩 밴 완만한
치받이 산길을 올라서면 엄장한 노송 두 그루가 위세등등하게
우뚝 서 있으며 그 곁에는 커다란 돌탑도 한 기 세워져 있다.
해발 565m의 집현산 삼면봉이다.명석면(남)과 신안면(서) 그리고
생비량면(북,동)의 세 개의 면의 경계를 이루는 봉우리인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우측(북)의 산길을 0.5km쯤 따르면 집현산의
정상에 오를 수가 있는 길이다. 완만한 내리받이 산길을 따르면
도치샘(우측)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지나가게 되고 완만한 오르막을
올려치고 슬그머니 내려섰다가 다시 한 번 오르면 울멍줄멍한
바위들이 서로 얽혀있는 해발577m의 집현산 정상에 오르게 된다.
산청군의 집현산 정상빗돌
삼각점도 갖춰지고 있으며 데크전망대도 마련되어 있는데 짙게
드리운 운무로 인하여 소용가치가 없게 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정상 멧부리에도 조금 전의 삼면봉처럼 두 그루의 집채만한 노송이
수문장처럼 버티고 있는 모습이 듬직하기만 하다.맞은 쪽으로 직진을
하고 있는 산길은 생비량면의 현동마을과 대둔마을 방면이 된다.
다시 삼면봉으로 되돌아와서 산행안내 이정표가 가리키고 있는
광제봉수대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다갈색의 솔가리가 수북하게
내려앉은 가선대부 김해김가의 묘지를 가로지르고 짙은 운무에도
불구하고 연분홍빛을 발산하며 숲 길에 활기를 불어넣으려 안간힘을
쏟아붓고 있는 진달래들의 노고가 반갑기만 하다.
산청군 신안면(우측) 방면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길을
지나면 산길은 갑짜기 내리꽂히는 급경사의 행티를 띠기 시작한다.
축축한 물기를 머금고 있는 낙엽들이 내려앉은 급경사의 내리받이,
고정로프가 준비되어 있지만 조심스러운 운행이 절실히 필요한 구간이
아닐 수 없다.가파른 경사에 축축하게 물기까지 배어있으니 더욱
미끄러울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내리꽂힐 듯이 가파른 내리받이를 내려서면 끌밋한 허우대를
자랑하는 꺽다리 노송들의 숲 길이 기다린다.그런데 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그것은 여지껏 시야를 침침하고
불편하게 만들었던 운무가 부지불식간에 사라지고 있다는 거다.
대견한 일이 아니던가.
물기를 먹어 거뭇거뭇해진 노송들의 밑동과 치자빛으로 번질거리는
윗질의 몸통이 운무가 사라지자 연분홍의 진달래꽃과 어울려 한폭의
진경산수화를 그려나가고 있다.거대한 송전철탑 밑을 지나고 다갈색의
솔가리가 푹신하게 깔려있는 숲 길에도 여전하게 노송과 진달래와
솔가리가 연출하는 일급의 등산길이 이어진다.잠시 그러한 그들의
연출솜씨에 넋이라도 빼앗겼더란 말인가.산길은 어느 틈에 기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로 내려서게 된다.청현재다.
청현재
기맥의 산길은 청현재의 밋밋한 언덕배기 양회임도를 곧장 가로지르면
소나무 숲에서 기다리고 있을 터이다.그러나 조금 앞서가던 산우들이
모두 좌측의 양회임도를 따르고 있는 게 아닌가.미상불 양회임도를
따르라고 소리를 지르고 손짓까지 하고 있는 거다.
혼자만 유별나게 고집을 부리거나 별쭝맞게 구는 것도 단체생활에서는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게 마련이라 직수굿하게 따른다.양회임도의
우측으로 보이는 흑록의 나지막한 산줄기(324.1m봉 포함)를 빼먹으면서
기맥 산행을 가볍게 여긴 건 아닌지 모른다.
10여 분 이상의 시간을 들여 물기가 번질거리는 양회임도를 따르다가
좌측의 숲 길로 접어든다.소나무와 연분홍 꽃잎의 진달래가 꾸며놓은
숲 길은 거대한 송전철탑을 만나게 되며 동전마을(좌측)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길도 지나가게 된다.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둥긋한 멧부리를 넘어서면 크고 작은 돌을 이용하여 봉분의 둘레석을
두른 묘지가 눈길을 끈다.
광제산 정상
산길은 꺽다리 소나무들과 연분홍의 진달래가 천상의 조화를 이루며
이어지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숲 길이다.그리고 그러한 특급 산길을
헐떡거리지 않으며 걸을 수 있을 만큼 산줄기는 밋밋하고 부드럽기만
하다.완만한 오르막의 치받이 산길을 오르면 밋밋하고 둥긋한 멧부리에
으르게 되는데 이 봉우리는 둥그스름한 공터이며 대여섯 평의 이 공터
주변으로는 크고 작은 돌들로 빙 둘러 지반을 다져 놓은 행색의
봉우리다.
해발 347m의 광제봉 정상이다.소나무들이 빼곡하게 우거진 광제봉을
뒤로하면 또 다른 송전철탑을 지나가게 되고 홍지소류지(좌측2.0km)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길을 지나서 꺽다리 소나무와
진달래의 아름다운 숲 길을 좀 더 따르면 약샘 삼거리 안부에 이르게
된다.좌측으로 약샘(0.2km)과 홍지주차장(2.0km)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안부 삼거리다.
광제산 봉수대
여기서부터 산길은 좀 가파른 치받이 오르막의 기색을 보이게 되고
잠시 헐떡거리며 비탈을 올려치면 거뭇거뭇하게 물때가 덕지한 크고
작은 돌들로 담을 빙 둘러 쌓은 봉우리에 오르게 된다.
해발 420m의 진주 광제산 봉수대다.3기의 봉수대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이 봉수대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158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돌담 바로 곁으로는 이동통신탑도 세워져 있으며 이 봉수대를 보호라도
하려는지 커다란 느티나무 두 그루가 그 곁을 지키고 있다.봉수대를
뒤로하는 완만한 내리받이 길은 대나무 숲이 기다린다.
이제는 늘푸른 대나무와 소나무 그리고 연분홍꽃 진달래의 삼총사가
혼연일체의 호흡을 가다듬는 숲 길이 되겠다.
덕곡고개(광제재)
꺽다리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지고 다갈색의 솔가리가 맞춤맞게
내려않은 산길을 직수긋하게 따르면 기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에
이르게 된다. 덕곡고개(광제재)다.임도를 곧바로 가로질러 벌겋게
드러난 절개지를 올려치면 산길은 여전하게 외모의 변형을 추구하지
않으며 아름다운 자태 그대로,부드러움도 원래대로 유지한 체 산객을
아금받게 안내한다.
산길은 수렛길이나 다를 게 없이 널찍하고 시원하다.둥긋한 멧부리에
오르니 봉우리 주변에 사각의 지붕을 인 정자 한 채가 끌밋한 꺽다리
노송들에 둘러싸여 자리하고 있다.정자가 자리하고 있는 멧부리를
내려서면 덕곡마을(좌측2km)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잇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다갈색의 솔가리가 맞춤맞게 내려않은 꺽다리 소나무들의
완만한 치받이 숲 길을 올려치면 둥긋한 봉우리에도 오르게 된다.
스파랜드(좌측)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길에서 축축하게
물기가 밴 솔가리의 치받이 산길을 헐떡거리며 올려치면 삼각점으로
권위를 부여받은 해발 299.5m봉에 오르게 된다.
삼각점 봉을 뒤로하면 거대한 송전철탑의 모습이 또 나타난다.그리고
곧바로 기맥의 산줄기를 가로지르는 임도를 맞닥드리게 된다.
임도를 가로질러 이어지는 기맥의 산길 앞에 노란바탕의 '입산통제'
현수막이 길을 막아서고 있다.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무 소리 안 하고
있다가 어쩌란 말인가.기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나 국으로 따르라는
말처럼 들린다.그럴 수는 없는 일이 아니던가.분기탱천한 속내를
쓰다듬으며 가파른 치받이 오르막을 올려친다.
오래 된 함안조가의 묘지도 눈에 띠고 그것과 묵은 게 어슷비슷하게
보이는 청송심가의 묘지도 가로지르게 된다.그런 뒤에 애면글면
올라선 밋밋하고 기름한 해발 204m의 멧부리,소나무들과 진달래
꽃들이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는 틈새 저멀리 희뿌연 하늘빛을 맘껏
걸터듬한 진양호의 수면이 아스라하게 조망이 된다.
밋밋한 능선이 이어지고 고저차이가 뚜렷하지 않은 멧부리 두엇을
오르고 내려서고를 거듭한다. 시나브로 완연한 행색을 드러내고
있는 진양호와 진양호를 가로지르는 광양-진주 간의 자동차 전용도로
(2번), 그리고 진수대교가 마치 장난감처럼 부감이 된다.
다갈색의 솔가리가 내려않은 서너 기의 납작한 봉분의 묘지를
가로지르고 올려친 둥긋한 봉우리,해발 265m의 놋종기 먼당이다.
산 이름이 특이하지 않은가.'놋종기'는 놋쇠로 만든 간장이나 고추장
따위를 담는 종발보다 작은 그릇을 일컫는 말인데 이름에 얽힌
유래가 담긴 입간판을 들여다 보면,
천지개벽 시에 놋종기 만큼 남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라고.그리고
'먼당'이란 말은 봉우리나 산을 일컫는 이 지역의 방언으로 추측이
된다.놋종기먼당을 뒤로하여 찐빵모양의 밋밋한 멧부리를 넘어서면
관리 부실로 봉분이 파분되고 덤불과 잠목들이 무성한 묘역을 지나
가게 된다.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들의 웅웅거리는 엔진음이 귓전을 더욱 자극
한다.진양정가의 묘지를 가로지르면 곧바로 왕복6차선의 자동차
전용도로(3번)가 앞을 가로막아 선다.이 차도 좌측의 저만치가
오늘의 날머리 용산치의 언덕배기다.이 차도를 넘어서려면 차도의
갓길을 따라 우측으로 조금 더 이동을 하면 차도의 굴다리가 나오는데
그곳을 빠져나오면 직진 방향의 2차선 차도가 보이고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는 우측의 2차선 차도의 갓길에서 목을 빼고 있다(15시30분).
온종일 봄 비를 맞으며 우중의 산행을 하리라던 우려가 기우였음이
드러났으며 는개에서 운무로 그리고 맑지는 않은 날씨이지만 어지간이
갠 하루가 아니던가.그러나 습기가 많고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팥죽땀을 간만에 흠씬 흘린 산행이었음이 바닥을 보인 물통이
증거하고 땀방울이 뚝뚝흐르는 손수건이 이를 웅변한다.
길가의 벚나무 가로수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그리고 저만치
건너 편의 산자락에는 새시대의 선구자요 배달의 꽃이로다로
노래불리는 산목련도 하얀 꽃잎을 한껏 자랑하고 있다.때는 바야흐로
산이고 강이고 들이고를 가리지 않고 꽃피는 봄 날인 거다.
(201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