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불교의례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한국불교의례의 비현실적인 현실에 늘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의례는 정격의 예법인데, 어산 스님들에 의해 범음범패나 악기에 의해서 거의 모든 행위가 진술되고 있다는 것이다. 성인과 범부를 청해 공양하고 법문 듣고 산 자는 수명연장을 발원하고 망자는 극락에 왕생할 선업을 닦아주는 의식이 천편일률적으로 흐르고 있다. 오직 신심으로 느끼기만 해야 하는데, 자칫하면 혹세무민이라고 공격해도 그 답이 많지 못할 것 같다. 예수재는 수륙재의 한 부분으로 통합 설행되다가 독립적으로 개설된 의식이지만 그 내용은 망자의 추천에 치우쳐 있다. 해서 수륙재에서는 법화경을 염송하고 예수재에서는 금강경을 염송하는 전통이 있지만, 수륙재나 예수재에서 이렇게 지켜지는 것을 잘 보기 어렵다. 2017.7.8. 경기도 양주 장흥 청련사 대적광전과 명부전을 중심으로 행해진 예수재 또한 간략하게 이런저런 의식으로 진행됐다. 거기다가 현대무용이 양념으로 다섯 차례 펼쳐졌다. 청련사는 서울 하왕십리 안정사가 도시개발정책인 뉴타운 조성으로 이전돼온 유서 깊은 사찰이다. 옮겨온 몇몇 문화재를 제외하고는 전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왕조시대 왕실의 국태민안을 발원하는 데 주 목적을 가졌었다고 할지라도 오늘날에는 동참대중이 흔연히 의례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변모해나가야 할 것 같다. 금강 같은 불괴신을 이루겠다는 발원이 담긴 예수재가 경함을 머리에 이고 옮기는 행위 외에 다른 의도가 실리지 않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경향각지 사찰에서 윤달을 맞아 생칠재로 예수재가 봉행되어 지난 주 일요일(7월 2일) 혹은 윤오월 보름(7월 8일)에 회향하였다고 생각된다. 그저 그런 평범한 불교행사가 아니라 각 의례의 특성을 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갔으면 좋겠다. 노보살님들처럼 식에 오랜 세월 동참하면서 몸으로 느끼는 것에만 만족한다면 청소년 포교를 포기하거나 방치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범음범패가 아무리 좋다 한들 그것을 향유하는 이들이 소수에 그친다면 그것은 현재성과 중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예수재와 수륙재, 그리고 초하루 보름 이어지는 각종 공의 의미를 새로 다져야 할 때라고 보인다. 우천 오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