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29. 영성일기
남경에서 쿠푸(曲阜)로 이동했습니다.
쿠푸는 공자의 실제 묘가 있는 곳이고, 공자의 후손들이 촌락을 이루고 살아온 곳입니다.
쿠푸에 도착해서 숙소에 여장을 풀고 공묘, 공부, 공림을 돌아보았습니다. 공묘는 공자를 모신 사당입니다. 그간 공자를 칭송하는 많은 사람들의 비석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자금성보다는 작지만 그 규모나 형태가 많이 유사했습니다. 그리고 공부는 아직도 공자의 후손들 중에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공자의 후손들 중에서 나온 뛰어난 사람들의 유적들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공림은 거의 공동묘지와 같았습니다. 공자의 묘를 비롯해서 공자의 제자들, 그리고 공자를 추앙했던 이들 중에 공림에 묻힌 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공자의 실제 묘에 가서 알고는 있었지만 확인한 것이 있었습니다. 공자의 묘에 세운 묘비가 대단히 큰데 거기에 공자를 왕(王)이라고 쓴 것이었습니다. 황제가 공자를 왕으로 인정한 적이 없기에 공자를 기리는 이들이 공자에게 왕이라는 칭호를 부여한 것입니다. 그런데 황제에게 그러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王이라는 한자의 중간 획을 길게 해서 바깥에서 보면 干자로 보이게 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까지 한 이유는 공자를 숭상하는 후대의 사람들이 공자가 원하던 바가 이 땅에서 성인이 왕이 되어 이 땅을 다스리는 것을 주장했고, 사실 공자 자신도 왕이 되고자 한 것임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의 가르침을 베풀었지만, 결국 공자 역시 인간이었고, 그의 소망이 제자들에게 그런식으로 표현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쿠푸에서 제가 직접 확인하게 된 것이 쿠푸에서의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예수님을 믿고 회심하지 않았더라면 쿠푸에서 공자묘를 보게 되는 것은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공자 혹은 그 누구라도 우상화하는 것으로 말미암은 위험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목사도 우상화될 수 있는 것이기에 그런 부분은 언제나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날씨가 추워지고 있습니다. 북경비전교회 전체파송예배 때 청년들이 나눠준 목도리가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웨이하이(威海)로 이동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