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외환위기 및 2003년 가계신용위기 이후 지역금융¹기관의 역할 축소로 중소기업, 자영업, 저신용자 등의 금융접근성이 점차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 대출이 축소되고 있으며, 저신용자의 상당수가 고금리의 대부업체에 의존하게 되었다. 대부업체의 이용자수는 2007년 89만 명에서 2012년 251만 명으로 급증하였다. 정부는 미소금융² 등 저신용자를 위한 정책금융상품을 내놓았으나 수요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적으로 금융소외계층은 434만 명에 약 20조원의 대출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이 정부와 발을 맞추기 위해 금융소외계층 지원정책, 이른바 따뜻한 금융 정책이 시행되고 있어 화제이다.
KB저축은행은 금융소외계층도 대출이 가능한 ‘KB착한대출’을 출시하였다. 이 상품은 대부업체 및 여타 금융기관 보다 한도는 높고 금리는 낮게 설계해 고금리에 고통 받는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IBK기업은행은 근로복지공단과 협약을 맺고 실직했거나, 임금이 밀린 근로자, 월 소득 190만 원 이하 저소득자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해 생활 안정 자금을 지원하는 ‘IBK 근로자생활안정자금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은 수익성이 낮다고 외면한 상품이지만, 꿋꿋하게 밀고 나간 결과 출시 이후 지금까지 8만 3000여견, 2073억 원의 대출을 이루었다. 우리은행은 서울시 서울신용보증재단과 함께 협약을 맺고 전통 시장 사업자를 대상으로 매출 증빙 서류 없이도 점포나 주택 보유 여부 등을 기준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1000억 원 규모의 ‘우리전통시장사랑 대출’을 출시하였다. 이 대출은 중도 상환 수수료를 폐지하는 등 서민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하나미소금융재단은 국내 금융기관에서 유일하게 금융 채무 불이행자에게도 대출을 해주는 ‘희망대출’을 운영 중이다. 1년 이상 대출을 이용한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 등 소외 계층은 연체를 하더라도 연체 이자를 50% 감면해준다.
대출뿐 아니라 적금에서도 이러한 바람이 불고 있다. 연 2.5% 저금리 시대에 은행들이 너도나도 최고 7.5% 초고금리 적금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대부분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상품들이다. KB국민은행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새터민 등을 대상으로 연 7.5%의 최고 금리를 제공하는 ‘KB국민행복적금’을 출시하였고, 우리은행 역시 연 7.5%의 최고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희망드림 적금’을 판매 중이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 신한은행 역시 사회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연 최고 6% ~ 7.3%의 금리를 제공하는 서민금융상품을 각각 판매하고 있다. 이는 각 은행들이 수익보다는 나눔의 가치 제고를 더욱 증대시키려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한 금융권은 사회공헌활동도 늘려가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을 강조하고, 서민과 다문화 가정 등 사회적 약자, 노령층, 중소기업을 배려하는 활동들을 잇따라 실시하고 있다. KB금융은 창립기념일에 맞춰 임원들이 전원 참석해 서울시 종로구의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봉사 활동을 한다. 하나은행은 서울시 실버문화복지협회와 함께 ‘추억더하기 카페’를 개점하였다. 저렴한 가격에 도시락과 커피 한 잔을 제공하고 100세 시대에 자신들의 금융 노하우로 어르신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는 취지이다. BC카드는 친환경 소비를 위해 출시한 ‘BC그린카드’로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에 힘을 보탠다. 친환경 상품 구매와 대중교통 이용 등으로 적립된 ‘에코 머니’는 친환경 제단이나 자신이 지정한 단체에 기부할 수도 있다. 환경보호와 기부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처럼 금융권은 따뜻한 금융정책을 실시하고 소외된 계층을 위한 제도들을 마련함으로써 사회 전반적인 부분에 공헌하려 노력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¹ 지역단위에서 중소기업, 자영업, 저소득층 등의 금융수요에 부응하여 대출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²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힘든 금융소외계층(저소득자,저신용자)을 대상으로 창업·운영자금 등의 자활자금을 무담보·무보증으로 지원하는 소액대출사업을 일컫는 말이다.
참고
은행권 너도나도 고금리 '착한적금' 출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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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금융의 재조명 :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지역금융의 역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