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회 CPA(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수기
경영학 전공 09학번
안녕하세요?
저는 2016년 CPA 시험에 최종합격(2015년 1차 합격, 2016년 3유예생으로 최종합격)한 경영학 전공 4학년입니다. 이 글이 공인회계사를 준비하시는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시험준비를 시작한 동기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무지에 대한 자괴감’
제가 다시 펜을 잡게 된 이유였습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저는 캠핑장을 운영하시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 가업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책으로 배운 경영이 아닌 경험의 경영을 익혀나가야겠다고 당찬 포부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포부는 교만이었고 대학에서 경영학, 세법과 회계학을 수학했던 저는 책 속 이론들을 통해서 실제 ‘경영’을 해내지 못했습니다. 부가세 신고조차 제대로 못했던 그 순간의 저에게 스스로 실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내 것으로 만들었다며 생각했던 지식들이 정작 실무에선 제대로 통하지 않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어느 정도’, ‘남들만큼’이라는 기준에 스스로 타협하며 만족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의 얕은 지식에 실망으로 끝내지 말고 ‘회계, 세법공부를 다시해보자, 내것으로 만들자’ 다짐을 하고 보다 전문적이고 확실하게 공부를 하자는 취지에서 ‘회계사’에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2. 수험생활
저는 2014년 1월 회계원리 인터넷강의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014년에는 재무회계, 세법, 재무관리, 원가회계의 대표적인 과목을 수강하며 학교수업을 병행하였습니다.
학점이수와 1차시험이란 2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공부를 해보면서 ‘이러다 2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혼자 인터넷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험생들 사이에서 나의 위치를 알 수 없어서 내가 지금 공부를 잘하고 있는 것인지 계속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점점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고 2014년에는 학원 실강을 듣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래서 2014년 3월 학교를 휴학하고 3월 나무경영종합반 실강을 다니기 시작하였고 강제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혼자 공부할 때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나의 위치를 알 수 없었는데 종합반을 다니면서 제 위치를 매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모의고사에서도 성적이 뒷받침되니 동기부여가 되면서 시너지가 발생했습니다.
3월 종합반이 끝난 뒤 심화종합반, 객관식종합반을 거쳐 2016년 1차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였고, 온라인 강의보다는 실강이 더 맞다고 생각해서 2차 동차종합반을 바로 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 시험준비를 할 때만해도 ‘1차시험만 붙자. 1차시험 붙었는데 2차시험 못 통과하겠냐’라고 생각했는데 2차시험 준비를 하면서 그 생각이 착각이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1차종합반 때는 모의고사를 치면 상위권에 위치하여 항상 이름이 나오고했는데 (나무학원의 경우 모의고사 상위권자는 성적표에 이름이 기재됨) 동차종합반 때는 이름이 나온 적이 거의 없어 심적부담이 컸습니다. 하지만 꾸준히만 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학원스케줄을 소화하는데 주력하였고 동차종합반이 끝난 뒤 2차 시험을 응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3유예생이 되었고 다음해인 2016년에 최종합격하였습니다.
3. 수험생활의 Tip
(1) 자신만의 서브노트
이 공부의 특성상 방대한 양을 공부하고 유지하기 위해 빠른 시간 안에 계속 봐줘야만 합니다. 그러기위해선 서브노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서브노트의 방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지 자신만의 서브노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문제를 풀면서 계속 틀리는 주제, 헷갈리는 주제들을 정리해놓았고 그 옆에 관련 문제들이 어디서 나왔는지 적어놨습니다. 그리고 매주 한번씩 쭉 훑으면서 바로바로 떠오르지 않으면 적어놓은 문제들을 찾아 풀었습니다.
서브노트를 만들게 되면 우선 범위가 한정지어지므로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그 서브노트가 자신감의 근원이 되기에 뿌듯하면서도 정말 효율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수험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서브노트를 이용해서 정말 중요한 시기(예를 들면 시험날 쉬는시간)에 빠르게 전 범위를 돌릴 수 있음은 물론이고 그로인해 얻어지는 그 자신감은 정말 합격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자신만의 서브노트는 1차뿐만 아니라 2차 시험이 끝날 때까지 훌륭한 무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2) 일정한 생활패턴
저는 학원까지 집에서나와 1시간30분가량 걸렸습니다. 학원에 들어갈 때 다짐한 것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가 정한 시간에 의자에 앉아있자‘ 였습니다. 7시에 앉아있는 것으로 정하였기 때문에 5시에 일어나 6시 지하철을 타고 계속 다니다 보니 봄 종합반이 끝날 때 쯤 이러한 생활리듬에 몸이 익숙해지게 되었습니다.
학원 어느강사분이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남이 내 생활패턴을 예상할 수 있게 공부를 해라’ 저는 7시부터 11시까지의 패턴을 객관식종합반이 끝날 때까지 어긴 적이 없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지킬 것은 지키고 꾸준히 2차 끝날 때까지 생활습관, 리듬을 유지했기에 동차라는 달콤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3) 일주일에 한 번은 확실하게 쉬자
초반의 열정은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최소 일 년 반 동안 유지해야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열정에 넘쳐서 처음부터 무리해서 공부한다면 분명 지치게 될 때가 올 것입니다. 저의 경우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정오까진 무조건 쉬었습니다. 주중엔 주간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고 한 주 수고했다고 자신에게 주는 보상과도 같은 개념이었습니다. 1차 시험, 2차 시험 2주전 까진 한 번도 이런 휴식을 거른 적이 없고 이런 휴식시간이 새로이 시작하는 한 주를 버틸 수 있는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수험생활이 길어질수록 점점 시간은 없어지고 초조해져서 쉬는 것 없이 계속 공부해야만 할 것 같고 주변에서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며 불안해지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의 시선, 남의 행동 신경 쓰지 말고 자신에게 한 약속을 지켜가며 매주 일정한 시간을 정해 쉬어주는 것은 장거리 달리기인 이 공부에 반드시 필요한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쉬는 방식은 자유이나 심하게 과음한다거나 무리한 일을 한다는 등의 행동은 피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4. 향후 계획
저는 올해 한영회계법인에 취직하였습니다.
회계사로서 첫걸음은 감사업무로 시작하고 싶어 감사업무에 지원했습니다.
'감사'는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한 자만이 취할 수 있는 회계사 고유의 업무이며, 감사를 함으로서 그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직접 몸소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기업에 대한 감사업무를 통해 기업과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뒤, 그 전문성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일선에 직접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세무 업무로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아버지 뜻을 이어 캠핑장을 경영하며 발생하는 세금처리 등 관련 업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계기로 회계사에 대한 꿈을 키웠고 공부하는 순간에도 세법이 가장 흥미있고 관심있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세무업무로 탁월한 전문성을 지닌 회계사가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제 후기가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그동안 노력의 결과로 시험을 끝마치고 나올 때 후회 없는 기분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