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9월 20일 이탈리아 여배우 소피아 로렌이 출생하였다. <쿼바디스>에 엑스트라로 출연했다고 하는데, 어느 장면에 나오는지 난 아직 찾지 못하였다. <자랑과 정열>, <해녀>, <해바라기> 등 좋은 작품들을 남겼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는 없지만, 잘 생겼다는 평을 듣는다.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인정받고 사랑받았다.
나이 차이가 꽤 있는 영화제작자 카를로 폰티(1912-2007)와 결혼하였고, 평생 큰 잡음 없이 동반하였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의 판권을 얻어서 영화를 제작할 때, 폰티의 계산으로는 로렌을 여주인공으로 발탁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기를 잘 했다. 줄리 크리스트의 배역으로도, 라라 말고서는 매력있는 역할이 전혀 없다. 10여 년 전, 영국에서 3부작 TV 드라마로 이 이야기를 다시 만들었는데, 키이라 나이틀리의 배역도 나름 좋았지만, 1965년 데이빗 린의 그늘을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걸프전쟁(1990-1991)에서 승리한 콜린 파월의 개선장면에 로렌이 등단하였다. 개선 장병들에게 짧은 축사를 보내는 역할이었다. 억지로 동원된 경우인지 모르지만,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미국의 전쟁이 아닌, 자유진영 전체의 참여라는 그림을 그리려는 의도에 이용된다고 느꼈다. 미국의 역사와 세계에서의 역할을 정의로움으로 이해해달라고 애쓰는 장면이었다. 로버트 벨라가 말하는 “시민종교”라는 틀이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