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수필 안의 영혼과 인연
수필은 인간탐구이다. 또한 수필을 읽는 맛은 글의 맛이라기보다는 인품을 대하는 맛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그러한 생각과 자세로 글을 써왔다. 글과 사람이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한 ‘글 따로 사람 따로’의 글은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 나의 글 속에는 뚜렷이 드러나거나 그렇지 않으면서 배경으로 존재하는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자연스레 그런 사람들과 교감하고 살아온 사연들이 담겨 있다. 나는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꼭 이것을 담아 두겠다고 써오지는 않았지만 써놓은 글을 일별하면 하나의 인연이라는 고리로 묶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갖다 보니 나타난 결과지만 글을 묶으면서 새삼스레 나의 지향을 파악하게 된다. 그래서 책 제목도 ‘아름다운 인연’으로 정했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특별히 인연에 얽힌 이야기만 담을 수가 없어서 내가 개인적으로 즐겨 다루는 추억과 관찰, 그리고 사색의 글을 적절히 함께 묶었다. 나의 작품은 주로 6•25전쟁 이후가 배경이다. 내가 살아온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때가 격변기였던 만큼 많은 분이 어렵게 고생만 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돌아보면 그런 분들과의 인정과 웃음과 한숨을 잊을 수가 없다. 책을 내면서 특별히 내 글 속에 등장하는 분들에게 영혼이나마 편안하기를 기원드린다. 나는 운 좋게도 금년에 정부기관으로부터 창작지원금을 지원받았다. 열심히 쓰라는 격려로 알고 한결같은 자세를 견지하며 열심히 쓰려고 한다. 이번 책을 펴내는데 무더운 염천(炎天)을 겪으며 지금껏 여러 분이 고생을 해주셨다. 이승훈 사장과 임영숙, 강경자 선생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2010. 11. 임병식
목차
펴내는 글 - 내 수필 안의 영혼과 인연 / 저자 | 04 작품평론 - 임병식 수필의 아름다움·김우중 / 문학평론가 | 263
Ⅰ‥‥ 추억
1.눈 내린 날의 서정 ∥ 014 2.상엿소리 ∥ 018 3.굴뚝연기 ∥ 022 4.물방앗간 다녀오던 날 ∥ 027 5.첫사랑 ∥ 031 6.추억으로 남은 봉숭아 꽃물 ∥ 036 7.간이역 풍경 ∥ 040 8.고향 마을의 동구 ∥ 044 9.감나무에 관한 두 생각 ∥ 048 10.방패연 ∥ 052 11.전설이 되어버린 고개 ∥ 056 12.재웅이 되어 떠난 누나 ∥ 060 13.유년의 동화 ∥ 065 14.누나와 나비 ∥ 070 15.궁금한 그 사람의 안부 ∥ 074 16.뚝새풀 ∥ 078 17.청량한 소리 ∥ 082 18.그리움이 머문 자리 ∥ 086 19.살구나무를 보면 ∥ 091 20.들돌 ∥ 096
Ⅱ‥‥ 관찰
1.일어서는 소리 ∥ 102 2.이상한 흥정 ∥ 105 3.대엽풍란의 뿌리 ∥ 109 4.역지사지 ∥ 113 5.동틀 무렵과 땅거미 질 무렵 ∥ 117 6.낙지 소 끌고 간 이야기 ∥ 121 7.돌확 ∥ 125 8.금실은 구구비둘기 ∥ 129 9.채송화 가꾸기 ∥ 132 10.비좁은 벽공에 뜬 달 ∥ 135 11.돌담우물 ∥ 139 12.팽나무를 바라보며 ∥ 143 13.나의 30대 관심과 60대 관심 ∥ 147 14.바람의 단상 ∥ 151 15.마삭줄 단풍 수상 ∥ 155 16.소인 없는 편지 ∥ 159 17.아내가 등 떠밀어 나선 산행 길 ∥ 162 18.소문 ∥ 166 19.목에 대한 단상 ∥ 170 20.화로와 등잔 ∥ 174
Ⅲ‥‥사색
1.쟁기 ∥ 180 2.탐욕에 대하여 ∥ 185 3.판문점에 핀 무궁화 꽃 ∥ 191 4.길눈과 글눈 ∥ 196 5.우연히 얻어들은 인생철학 ∥ 199 6.대나무를 닮고자 ∥ 203 7.어느 점유자(占有者)의 횡포 ∥ 207 8.말의 중독 ∥ 211 9.시골집 풍경과 아파트 풍경 ∥ 215 10.고향 앞산의 큰바위 ∥ 219 11.나의 밸러스트 수(水) ∥ 224 12.낫과 지게 ∥ 228 13.울음 울기 좋은 곳 ∥ 232 14.둥지를 잃은 까치 ∥ 236 15.보성소리 ∥ 240 16.그림자 ∥ 244 17.아름다움을 보는 훈련 ∥ 247 18.생명의 존엄성 ∥ 251 19.노모의 유품 ∥ 255 20.아름다운 인연 ∥ 259
1946년 8월 15일 전남 보성에서 출생한 수필가 임병식은, 1989년 한국수필을 통해 등단하였다. 그동안 한국문인협회 여수지부장과 월간「문학저널」편집위원 및 신인상 심사위원, 한국수필가협회 공영이사로 활동하였다. 2009년에는 ‘한국수필작가회’ 회장을 맡아 동 문단의 입지를 탄탄히 하였으며, 현제는 수필전문 계간지「수필界」편집주간이다. 수필집으로 「지난세월 한 허리를」(1990. 미리내), 「인형에 절 받고」(1993. 꿈빛), 「당신들이 사는 법」(2002. 선우미디어), 「방패연」(2009. 해드림), 「아름다운 인연」(2010. 해드림) 등이 있다. 수필 이론집으로는 「막쓰는 수필 잘 쓰는 수필」(2007. 에세이)이 있다. 제21회 한국수필문학상(2003년)을 받았으며, 2010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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