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양규 (Homepage) | 2018-02-01 11:28:57, 조회 : 10, 추천 : 1 |
애호박 찌게의 추억( The memory of the young pumpkin soup)
내가 결혼 할 당시 장모님은 정말 젊고, 우아하고, 건강한, 욕심 많은 보통의 그런 아름다운 여자였다.
일찍 들린다고 했다가, 골프치고 늦게 처가에 들려, 한 소리 듣는 것 외에는 사위가 마음에 들지 않은 때가 있더라도, 나에게 한번도 서운한 얘기를 한적이 없었고, 씨암닭이며,낙지,홍어,소고기,등 단백질 풍부한 음식을 항상 차리곤 했던 그런 어머님 이었다.
돌아가시기 전 숨을 몰아쉬며, 나를 쳐다보더니 그냥 일어날 듯이 눈을 뜨더니 만 그 후로 딱 일주일을 더 사시고, 장인 옆으로 가셨다. 인생이란 그렇게 허망하게 간다. 삶이란 뜬 구름 떠가듯이 죽으면 쉬 사라진다. 오직 영혼만이 후손들의 마음속에 남는다.낙천지명(樂天知命)’하셨다. “하늘의 뜻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명이 있음을 알기 때문에 걱정을 하지 않는다. [樂天知命 故不憂]”에서 나온 말로, 본래 슬픔이나 고난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로하는 데 많이 쓰인다고 한다.
이제 부모님,그리고 빙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자식하나 있는 것도 진즉 시집보내고 손녀도 보았다. 차례가 나에게 오는 것 같아 마음이 좀 거시기 하다.
아버지는 나 철없던 어렸을 적,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룰 만한 여유가 없어 묘 자리도 내가 생각하기에 별로 좋지 않은 곳이었던 것 같고, 어머님의 장례는 내가 환갑이 넘어 철들무렵 그런대로 잘 치루었으나, 역시 아버님과 함장하질 않아 마음에 부담이 있었는데, 시골 형님께서 부의금 들어온 것을 아껴두었다가 2년전에 새롭게 어머니 아버지를 같이 모시게 되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따로 계실 때는 모든 일이 잘 안 풀리더니, 밭을 사서 부모님을 합장하고서, 나도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기분이다.그냥 정신적으로, 그런 감정일 것이다. 공직에서는 승진이 안되고, 다시 취직한 회사에서는 부도가 나, 직장을 잃고, 건강도 피폐해져 20여년을 방황했다고 할까 합장한 그 후로는 건강도 좋아지고, 직장도 생기고, 친구도 많이 생겼다.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가, 마을 앞에 능선자락에 있다. 진등(긴등)이라고 호랑이가 누어 있는 모양의 산이 있다. 이 호랑이 머리에 묘를 쓰고, 상석을 안 하다가, 상석을 한 바람에 사춘 형들 동갑쟁이 세명이 모두 사고로 죽었다.
우연의 일치인 줄 모르지만 결과가 그랬다. 하나는 병으로,하나는 군대에서 교통사고로 ,하나는 건설현장에서, 그후로 상석을 치워버렸다.호랑이 머리에 돌을 올려 놓으니 호랑이가 화가 났다는 것이다.
옛말에 조상을 잘 모셔야 내가 평안하고 근심 걱정이 없다고 했다. 주자십회에 불효는 부모 죽은 후에 후회한다지만 죽은 후에도 효도하여야 후회 안 한다.미신일지 모르지만...
장인은 장성 광산 김씨 집안 선영에 모셨는데, 동네에 상여가 지나가면 안된다 하여, 마을 발전기금으로 거액을 낸 기억이 난다. 이제 우리 죽을 때 되면 자식들이 부모 시체들고, 고민 할 때가 됐다
안장식 후에 호수 옆 식당에서 애호박 돼지찌개를 먹은 기억이나서, 빙모님을 합장 하고서 그 식당을 찾았더니 문을 닫아버리고 없어져 버려서 아쉬었다.,
장례식 후 동서들과 화순리조트에서 뒷풀이로 리조트 뒷 골목에서 애호박 찌개에 백아산 막걸리로 취해 처제들과,마누라의 슬픔을 잊어버리게 한 경험이 있다.
애호박은 어린 호박 열매를 말하고, 생돼지고기를 송송 잘개 썰어서 양은 냄비에 살짝 볶은 다음, 갖은 양념을 넣고 끓인 후, 마지막에 애호박을 역시 송송송 썰어서 넣어 살짝 끓이면 그 맛이 정말 어렸을 적 일년에 한 번 정도 먹어 본 둘이 먹다가 둘이 죽어도 모를그런 맛이다.
어머니는 매일 밭에 나가 잡초를 메고, 집에 오면서 애호박과 가지, 고추를 따다가,돼지고기는 귀하니까 나물을 해서 고추장으로 밥을 비벼주곤 했던 기억이 난다.
공장 근처에 누군가가 모종을 심어 애호박이 주렁 주렁 열리면 하나 따다가 집에 가져오면 어머니 요리와는 다른, 마누라 요리솜씨가. 색다르기는 하지만, 애호박의 부드러운 맛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부모님과 빙부모님 모두 보내시고, 허전한 마음에 애호박 찌게를 먹으면서 어머님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묘지관리가 엉성했고 떨어져있던 묘를 좋은 장소에 같이 모시고, 상석과 망부석을 한 뒤로, 무언가 잘되는 기분이어서, 마음이 편하다.
아무튼 나이드니, 직장동료도 멀어지고,친인척도 많이 없다.어린조카들 뿐이다. 그래서 친구들 밖에 없는 것 같다.
이번에도 빙모상에 많은 친구들이 부의금을 보내와 장례식을 무사히 치루었다. 친구들 아니었다면 빚내서 초상 치룰 번 했다. 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다.
금년에는 하얀손 그룹에도 일자리가 하나 더 생겼다. 사무총장 단장이란 일자리 이다, 인생은 바쁘고, 작은 목표라도 있어서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고, 학림께서 말씀 하셨고, 늘 신의를 지키고, 매사에 감사하고 기뻐해야 힌다고 했다. 봉사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보람 된 일이고 즐거운 일일 것이다.
친구들 무술년에도 건강과 행운을 빈다. 사랑해! 친구들! 한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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