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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 신학(Reformed Theology)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언약신학’(Covenant Theology)입니다. 언약신학은 개혁파를 통해서 발전되어 왔습니다. 특별히 청교도들이 언약신학을 강조하였는데, 그 결과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작성자들이 언약의 개념을 그들의 고백 진술의 전면에 내놓아 행위언약과 은혜언약에 신경(creed)의 지위를 부여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7장 “사람과 맺으신 하나님의 언약에 관하여”라는 부분이 바로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그래서 장로교회가 꼭 가르쳐야 할 내용에는 ‘언약’이 있습니다. 복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은혜언약을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장로교회에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늘날 개혁주의를 표방한다고 말하는 장로교회에서 언약신학이 가르쳐지지 않습니다. 은혜언약의 본질이 설교단에서 선포되지 않습니다. 아래의 설교문은 창세기 강해 중 하나로서, 2015년 10월 4일에 한길교회에서 행한 은혜언약에 대한 설교입니다. 우리 한길교회에 속한 성도들이 꼭 아셔야 하는 내용이기에 이곳에 올려둡니다. |
<2015년 10월 4일 주일 한길교회(http://cafe.daum.net/hgpch) 오전예배>
창세기 강해(18)
타락한 사람과 은혜언약을 맺으신 하나님 (창 3:15)
설교본문낭독: 창세기 3장 15절
설교: (창세기 강해 18) 타락한 사람과 은혜언약을 맺으신 하나님
설교 후 찬송: 제네바 시편찬송가 89편
도입
약 5주 전에 우리는 창세기 2:15-17에 기록된 말씀을 통해서 “행위언약 아래에 있는 존재로서의 사람”이라는 제목의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내용과 연관해서 창세기 3:15의 말씀을 통해서 “타락한 사람과 은혜언약을 맺으신 하나님”이라는 제목의 말씀을 들으려고 합니다.
오늘 설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창세기 2:15-17에 대한 설교를 통해서 들었던 내용인 언약이 무엇인지, 그리고 행위언약이 무엇인지를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다시 한 번 더 설명 드리겠습니다.
언약관계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만물을 창조하셨고 또한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과 사람은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입니다. 이 두 관계는 감히 대등할 수 없는 관계요, 서로 연관될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렇기에 피조물에 불과한 사람은 하나님을 창조주로 마땅히 여기고 섬겨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친히 낮아지셔서 사람과 관계하기를 기뻐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관계가 생겨났으니, 이러한 관계를 가리켜서 ‘언약’(言約, covenant)이라고 말합니다.
행위언약을 맺으신 하나님
그렇게 해서 하나님께서 친히 낮아지셔서 사람과 맺으신 첫 언약을 가리켜 ‘행위언약’(Foedus Operum, Covenant of Works)이라고 합니다. 그 내용은 창세기 2:15-17에 나와 있습니다.
행위언약이 무엇인지 그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면,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셨을 때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셨습니다(창 1:26-27). 이 때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이란 지식(knowledge)과 의(righteousness)와 거룩함(holiness)을 소유한 존재라는 의미입니다(골 3:10; 엡 4:24). 이러한 하나님의 형상을 소유한 사람은 그 자체로 완전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 때 말하는 ‘완전한 상태’라는 것은 ‘절대적인 완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대적 완전성’(relative perfection)을 가진 상태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처음 창조된 사람이 불완전한 존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을 정도의 완전한 상태는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이미 높은 상태이지만, 훨씬 더 높은 상태로 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존재였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하나님은 사람과 언약을 맺으셨으니 바로 행위언약입니다. 언약의 내용은 창세기 2:16-17에 나와 있는 대로 “(16)....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17)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는 것이었습니다. 이 언약에는 형벌이 있었는데 17절 하반부에 나와 있는 대로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라는 것이었습니다. 반대로 만약 이 언약을 잘 지키면 사람에게는 영원한 생명이 약속되어 있었습니다. 먹으면 ‘죽음’이지만 먹지 않고 순종하면 ‘영원한 생명’이 약속되어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처음 창조하신 상대적 완전성의 상태보다 더 높은 상태로 나아갈 수 있는 약속이 보장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담과 전 인류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행위언약이라는 것으로 묶여져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행위언약 아래에 있는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지만 아직은 더 완전한 상태에 이를 수 있는 존재였고, 그래서 하나님은 행위언약을 통해서 생명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그렇기에 만약 그 언약을 잘 지켰다면 한 차원 더 높은 곳으로 갈 여지가 있었으니 바로 영생입니다.
행위언약을 깨뜨림
그러나 창세기 3:6에서 사람은 사탄의 간계와 유혹을 받아 행위언약을 깨뜨려 버립니다.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고 하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었습니다. 이 범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하나님의 형상(원의)을 잃어버립니다. 그리고 사망에 이르게 되었고, 육체와 영혼의 모든 부분과 모든 기능이 더러워졌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에 말씀드린 대로 아담은 단순히 한 개인이 아닙니다. ‘아담’이라는 말은 히브리어 상으로는 ‘사람’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담’이라는 말 자체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첫 사람 아담은 단순히 한 개인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류를 대표하는 존재였습니다. 장차 이 세상에 있게 될 모든 사람을 대표하는 사람이 곧 아담입니다.
이 아담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었으니 그것은 곧 인류 전체가 하나님과의 언약을 파기(破棄)해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아담의 후손인 우리 모두도 그 첫 범죄의 죄책(Original guilt)과 오염(Original pollution)을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로마서 5:12이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타락 이후의 상태
그렇다면 지금도 우리는 행위언약 아래에 있는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행위언약 아래에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완전히 순종한다면 영원한 생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언약 그 자체는 유효하지만, 우리는 그 언약을 지킬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 편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열심히 살고 하나님의 율법에 온전히 순종하면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는 약속이 유효하지만, 사람 편에서는 이제 그러한 완전한 순종이라는 것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죄의 오염(Original pollution)으로 말미암아 전적 타락(Total depravity)과 전적 무능력(Total inability)의 상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우리의 힘으로 율법을 완전히 순종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힘으로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언약의 기준에 다다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그저 행위언약을 파기한 대가(代價)로 치루어야 할 영원한 형벌 뿐입니다. “반드시 죽으리라”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형벌만이 사람에게 남았습니다.
이 내용까지는 우리가 지난 번에 창세기 2:15-17을 본문으로 말씀을 들었던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는 끝이 났을까요? 아닙니다.
은혜언약을 맺으신 하나님
이러한 사실을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사람과 다시금 언약을 맺으십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 행위언약을 통해 제공된 축복을 받을 수 없게 되었을 때에, 타락으로 말미암아 죄의 노예가 되어 더 이상 율법의 엄중한 요구와 영생의 기회를 충족시킬 만한 능력을 모두 빼앗기고 말았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구원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사람과 다시 언약을 맺으셨으니 곧 은혜언약(Foedus Gratiae, Covenant of Grace)을 맺으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사람과 맺은 두 번째 언약입니다.
창세기 3:15에 나타난 은혜언약
오늘 본문에 바로 그 하나님께서 은혜언약을 맺으신 것의 시작이 나옵니다. 창세기 3:15을 보시면 하나님께서 뱀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하십니다.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네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여기에 보면 ‘여자의 후손’에 대한 약속이 있습니다. 여자의 후손이란 말 그대로 ‘여자의 몸에서 나오게 될 자손’을 말합니다. 이 여자의 후손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그 말을 처음 들었던 뱀과 아담과 여자는 정확하게 알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계시가 완성된 이후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여자의 후손이 누구인지 아닙니다. 누구입니까? 이 여자의 후손은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누가복음 3:23-38에 보면 예수님의 족보가 나오는데 거기에 보면 예수님이 바로 아담의 후손(눅 3:38), 곧 여자의 후손임을 보여줍니다. 갈라디아서 3:16과 3:19을 보시면 ‘자손’이 언급되는데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갈라디아서 4:4에 보면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라고 말씀하는데, 예수님이 여자의 후손이라는 암시가 나와 있습니다.
창세기 3:6에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은 여자, 그 여자의 후손을 하나님께서 보내어 주실 것인데, 그 여자의 후손은 궁극적으로 메시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말합니다. 이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입니다. 이 여자의 후손은 하나님께서 타락한 사람과 은혜언약을 맺으셨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은혜언약의 내용
그렇다면 은혜언약의 내용은 무엇입니까? 은혜언약이란 하나님의 율법에 완전한 순종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 우리들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친히 그리스도를 약속하신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에 대한 언약 안에서 우리로 하여금 생명과 구원을 값없이 주실 것을 약속하신 것입니다.
이 때 하나님은 이에 대해 중요한 조건을 허락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입니다. 그런데 이 믿음도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렇기에 은혜언약은 행위언약과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은혜’입니다. 언약의 주체는 오늘 설교의 제목에도 암시되어 있듯이 ‘하나님’입니다. 행위언약을 파기한 것은 우리이지만, 하나님이 다시 우리와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바로 은혜입니다.
이 때 우리가 한 가지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행위언약을 폐기하신 것이 아닙니다. 은혜언약을 통해서 행위언약을 완성시키려고 하셨습니다. 사람의 순종으로 더 이상 하나님의 언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서 하나님은 그 사람의 순종을 대신할 또 다른 사람을 보내기로 약속하셨으니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래서 로마서 5:19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한 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된 것 같이 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행위언약의 필요들을 채워주셨고, 우리는 율법의 모든 요구를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은혜언약을 맺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7장의 가르침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7장이 아주 잘 요약해 놓고 있습니다. 먼저 1절과 2절을 보시면
제7장 사람과 맺은 하나님의 언약에 관하여
Of God’s Covenant with Man
1. 하나님과 피조물 사이의 간격distance이 너무나 커서so great, 이성적인 피조물들reasonable creatures은 하나님을 그들의 창조주로 순종해야 한다do owe obedience unto him as their Creator.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편에서 자원하여 낮추시지 않으면by some voluntary condescension on God’s part 사람은 하나님을 그들의 복blessedness과 상급reward으로서 결코 향유할 수 없었다could never have any fruition of him.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언약이라는 방식으로 나타내시기를to express by way of covenant 기뻐하셨다.1)
1) 삼상 2:35; 욥 9:32-33; 22:2-3; 35:7-8; 시 100:2-3; 113:5-6; 사 40:13-17; 눅 17:10; 행 17:24-25
2. 사람과 맺은 첫 언약은 행위언약Covenant of Works이었다.2) 이 언약 안에서 아담과 그의 후손posterity에게3) 생명life이 약속되었으니, 완전하고도 인격적인 순종의 조건 위에upon condition of perfect and personal obedience 주어진 것이었다.4)
2) 갈 3:12 3) 롬 5:12-20; 10:5 4) 창 2:17; 갈 3:10
하나님은 사람과 언약을 맺으셨고, 그 첫 언약은 행위언약이었습니다. 이 언약 안에서 사람은 완전하고도 인격적인 순종을 조건으로 해서 생명을 약속받았습니다.
하지만, 3절을 보시면
3. 사람은 타락으로 인해 그 언약으로는 스스로 생명을 얻을 수 없게 되었으니, 주님께서는 일반적으로 은혜언약Covenant of Grace이라고 부르는 두 번째 언약을 맺으시기를 기뻐하셨다.5) 이 언약 안에서 하나님은 죄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생명life과 구원salvation을 값없이 주셨고freely offered, 그들이 구원받을 수 있게that they may be saved 믿음faith을 요구하시고,6) 생명으로 예정된 모든 자들에게 성령을 주셔서 그들이 자발적으로 믿을 수 있게 해 주셨다.7)
5) 창 3:15; 사 42:6; 롬 3:20,21; 8:3; 갈 3:21 6) 갈 3:11; 막 16:15-16; 요 3:16; 롬 10:6,9 7) 요 6:44-45; 겔 36:26-27
사람은 타락으로 인해 그 언약으로는 스스로 생명을 얻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은혜언약(Foedus Gratiae, Covenant of Grace)이라고 하는 두 번째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이 언약 안에서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생명과 구원을 주십니다. 그리고 근거구절에 보면 창세기 3:15을 제시하고 있으니, 바로 창세기 3:15이 은혜언약의 첫 시작입니다.
은혜언약의 기초는 구속언약
이 은혜언약은 즉흥적으로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하나님과 맺은 행위언약을 깨뜨리자 마자 하나님이 고안해 내신 것이 아닙니다. 이미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 속에 포함되어 있던 것입니다. 바로 하나님의 구속언약 가운데 있었던 것입니다. 그 내용은 우리가 이전에 창세기 강해 3번째 시간을 통해서 ‘구속언약’(pactum salutis)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설명 드리면, 영원 전에 삼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죄로 말미암아 구원받아야 할 자들이라는 사실을 아시고 성부와 성자 간에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성부는 성자를 이 세상에 보내시기로(요 3:16; 17:2,6), 성자는 그 뜻에 순종하여(요 5:30; 6:38-40; 17:4-5) 사람의 모양으로 세상에 와서(갈 4:4) 성부의 모든 계명에 온전히 순종하며(히 10:7-9)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순종하기로(빌 2:8), 성령은 성자의 오심을 예비하고 또한 성자께서 행하신 일을 각 사람에게 적용케 하시기(행 1:4; 2:33)로 피차 언약을 맺으신 것입니다.
이 구속언약에 근거하여 성부 하나님은 타락한 사람과 은혜언약을 맺으셨습니다. 창세 전에 사람의 타락을 미리 아시고 성부는 성자를 보내시기로 했고 성자는 그 뜻에 순종하기로 하셨으니 바로 구속언약이요, 타락한 이후에 하나님은 사람을 위한 두 번째 언약을 맺으셨으니 바로 은혜언약입니다. 그러므로 은혜언약이란 바로 구속언약의 실행입니다.
은혜언약의 발전
이제 이후로 은혜언약은 점차적으로 발전해 나갑니다. 창세기 3:15에 언급된 은혜언약은 하나의 ‘씨’라고 한다면, 이제는 그 씨가 점점 커져 갑니다. 그것이 바로 창세기 3:15 이후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계획을 파악한 아담은 창세기 3:20에서 이렇게 행동합니다. “아담이 그의 아내의 이름을 하와라 불렀으니 그는 모든 산 자의 어머니가 됨이더라” 아담은 비록 행위언약을 파기한 당사자였으나 하나님의 은혜언약을 바르게 이해하여 하나님께서 장차 자기의 아내를 통해서 여자의 후손을 보내 주실 것을 믿었고, 그래서 아내의 이름을 ‘여자’에서 ‘생명’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하와’로 바꾸어 줍니다. 자기의 아내가 범죄자에서 모든 산 자의 어머니가 될 것임을 믿고 확신하였습니다. 이처럼 아담은 이름을 바꾸는 행위 속에서 하나님의 언약에 대한 자신의 이해와 믿음을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계속해서 살펴보게 될 창세기와 그 이후의 모든 성경의 내용(롬 16:20; 계 12:5)은 은혜언약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간단한 요약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7장 5절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5. 이 언약은 율법시대와 복음시대에 각각 다르게 시행되었다administered.9) 율법시대에는 약속promises, 예언prophecies, 제사sacrifices, 할례circumcision, 유월절 어린양paschal lamb, 유대민족에게 주신 다른 모형types과 규례들ordinances에 의해 시행되었다. 이 모든 것들은 오실 메시야를 예표하였고fore-signifying,10) 성령의 역사를 통해 그 시대의 택자들을 약속된 메시야에 대한 믿음으로11) 가르치고 세우기에 충분하고 효과적이었다sufficient and efficacious. 메시야로 인하여 택자들은 완전한 사죄remission of sins와 영원한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을 구약the Old Testament이라고 부른다.12)
9) 고후 3:6-9 10) 고전 5:7; 롬 4:11; 골 2:11-12; 히 8장-10장 11) 요 8:56; 고전 10:1-4; 히 11:13 12) 갈 3:7-9,14
창세기 3:15에서 은혜언약을 표현하신 하나님은 이후에 노아와 더불어 당신의 언약을 세웠고(창 6:19), 아브람에게 당신의 언약을 주셨습니다(창 17:2,7). 모세와 언약을 세우셨고, 다윗과 언약을 세우셨으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 언약을 맺으셨습니다(렘 31:31-34). 노아언약, 아브라함언약, 모세언약, 다윗언약, 새언약은 배경과 내용 면에서 다르지만, 모두 다 은혜언약의 발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은혜언약: 기독교 복음의 핵심
이 은혜언약은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음’이란 다르게 말하면 ‘은혜언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찰스 스펄전(C. H. Spurgeon)은 창세기 3:15로 설교하면서 이렇게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이 이 지구상에서 전해진 가장 첫 복음적 설교입니다.” 마틴 루터는 창세기 3:15의 약속이 교회의 기초라고 하였습니다.
이 복음은 창세기 3장 이후 구약과 신약에서 점점 더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타락으로 말미암아 단절된 행위언약(Foedus Operum, Covenant of Works)이 은혜언약(Foedus Gratiae, Covenant of Grace)으로 말미암아 회복됩니다(히 8:7,13).
행위언약을 어긴 사람은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야 마땅하나, 하나님은 사람을 구원하실 또 다른 방도를 마련하시려고 은혜언약을 체결하셨습니다. 이 언약을 하나님은 하나하나 이루어가십니다. 그래서 여자의 후손을 보내기로 하신 약속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십니다. 그리고 그 약속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 예레미야 등에게 나타내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언약을 완전히 이루시기 위해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자의 후손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갈 4:4). 그리고 자신의 전생애를 통해서 하나님의 율법에 순종하심으로 능동적 순종(active obedience, obedientia activa)을 하셨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수동적 순종(passive obedience, obedientia passiva)을 하셨습니다. 친히 행위언약의 모든 필요들을 채우셨습니다.
행위언약은 인간의 불순종에 의해 파괴되어 버렸지만, 은혜언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순종을 통해서 완전히 실현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이 언약 안에서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영원한 생명과 구원을 보장받았으니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약속된 복음입니다.
창세기 3:15=원시복음
오늘 우리가 읽은 창세기 3:15을 가리켜서 ‘원시복음’(protevangelium)이라고 말합니다. 왜 이렇게 부를까요? 바로 창세기 3:15 말씀에 은혜언약의 첫 시작이 있고, 이후에 전개되는 내용은 바로 이 말씀에 약속된 것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여자의 후손 중에서 여러 세대 후에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이 창세기 3:15에 약속된 언약을 온전히 성취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창세기 3:15에 복음의 가장 처음 내용이 있다고 해서 원시(原始) 복음(福音)이라고 부릅니다.
주의 만찬; 은혜언약의 표와 인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 앞에는 언약의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베풀어 주신 만찬이 있습니다. 이 주의 만찬은 은혜언약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7장 6절을 봅시다.
6. 실체substance13)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신was exhibited 복음시대에는 말씀선포와 세례와 주의 만찬의 성례의 집행administration이 이 언약을 시행하는is dispensed 규례ordinances이다.14) 비록 이 규례들은 수가 적고, 보다 단순하며 외적인 영광이 덜한 방식으로 시행되지만, 그 안에서 유대인과 이방인과 모든 민족에게15) 보다 충만하며fullness, 명확하고evidence, 영적인 효과spiritual efficacy를 나타내니,16) 이것을 신약the New Testament이라고 부른다.17) 그러므로 실체가 다른 두 개의 은혜언약이 아니라, 다양한 세대dispensations 아래의 하나의 동일한 언약이다.18)
13) 골 2:17 14) 마 28:20; 고전 11:23-25 15) 마 29:19; 엡 2:7,15-19 16) 히12:24 17) 눅 22:20 18) 히 13:8; 시 32:1; 행 15:11; 롬 3:21-23,30; 4:3,6,16,17,23,24; 갈 3:14,16
주의 만찬의 집행은 복음시대에 언약을 시행하는 규례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 주의 만찬을 설명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은혜언약의 표와 인’이라는 말입니다(롬 4:11). 세례와 주의 만찬을 가리켜서 ‘은혜언약의 표와 인’이라고 부릅니다. 주의 만찬은 은혜언약이 우리에게 약속한 믿음과 확신을 가져다 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성찬의 요소인 빵과 포도주를 바라보면서 하나님께서 타락한 사람과 은혜언약을 맺으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면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은혜언약의 중보자이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십자가에서 살이 찢겨지시고 피를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는 영원한 생명과 구원이 보장되어 있음을 확신해야 합니다. 이 모든 일에 믿음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이 성찬은 단순하고 외적인 영광이 덜한 방식으로 시행됩니다. 그래서 구약의 제사나 유월절 식사처럼 거창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안에 있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보다 충만하며, 명확하고, 영적인 효과를 나타냅니다. 신약의 은혜언약의 규례는 구약의 것보다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성찬을 통해서 더욱 확신합니다. 무엇을 말입니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은혜언약의 중보자이시다.”라는 것을 말입니다.
결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람은 타락하였습니다. 그래서 영원히 죽었던 자들입니다. 사망과 죄가 드리워진 상태에 있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은혜의 하나님께서 친히 은혜언약을 맺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언약 안에서 영원한 생명과 구원을 보장받습니다. 이 은혜언약을 누리기 위한 조건은 ‘믿음’입니다. 믿음으로 주님께 나아갑시다. 믿음으로 성찬에 참여합시다.
한길교회(http://cafe.daum.net/hgpch)는 서울특별시 강동구 길동에 있는 개혁교회로서 강동구의 길동, 둔촌동, 천호동, 성내동, 명일동, 고덕동, 상일동 뿐만 아니라 송파구, 광진구, 하남시 지역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구리시, 남양주시, 위례신도시 등지에서도 멀지 않습니다.) 성경적이고 건전한 교회를 지향합니다.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 4번 출구와 가까워서 군자역, 광나루역 등지에서 오시기 좋습니다.
검색 키워드 : 개혁교회, 개혁주의, 장로교회, 서울, 강동구, 송파구, 광진구, 하남시, 구리시, 남양주시, 위례신도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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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개혁주의 신학(Reformed Theology)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언약신학’(Covenant Theology)입니다. 언약신학은 개혁파를 통해서 발전되어 왔습니다. 특별히 청교도들이 언약신학을 강조하였는데, 그 결과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작성자들이 언약의 개념을 그들의 고백 진술의 전면에 내놓아 행위언약과 은혜언약에 신경(creed)의 지위를 부여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7장 “사람과 맺으신 하나님의 언약에 관하여”라는 부분이 바로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그래서 장로교회가 꼭 가르쳐야 할 내용에는 ‘언약’이 있습니다. 복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은혜언약을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장로교회에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늘날 개혁주의를 표방한다고 말하는 장로교회에서 언약신학이 가르쳐지지 않습니다. 은혜언약의 본질이 설교단에서 선포되지 않습니다. 위의 설교문은 창세기 강해 중 하나로서, 2015년 10월 4일에 한길교회에서 행한 은혜언약에 대한 설교입니다. 우리 한길교회에 속한 성도들이 꼭 아셔야 하는 내용이기에 이곳에 올려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