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9
1. 수레바퀴 아래서의 주인공 한스와 신학교에서 만난 친구 하일러는 작가인 헤르만 헤세의 양면성을 나타내는 등장인물들이다.
아무런 저항 없이 그저 어른들의 권면을 가장한 강요를 수용하다 감정을 거세당한 채 자기 자신의 감정조차 모르는 한스.
신학교에 입학했지만 강압적인 교육에 순종하지 않고 뛰쳐나가 자신이 좋아하는 시인의 길을 가는 하일러.
2. 소설 속 주인공 한스는 마치 감정을 거세당한 채 안전한 새장 속에서 모이를 받아먹는 새와 같다. 우정도, 사랑도, 희노애락이 무엇인지, 어찌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는 존재와 같았다. 불비불명(不飛不鳴)의 주인공 초나라 장왕은 복수를 위해 스스로를 참았다지만 한스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참아야 했을까? 왜 자신의 유년시절의 추억의 날개가 꺾여야 했는지, 왜 자기 주장과 감정표출의 목소리를 상실해야 하는지 모른 채 시키니까 순종하는 착하고 똑똑한 소년이었을 뿐이다. 그런 소년이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3. tv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다가 크게 반성을 했다. 공격적인 아이가 있다면 일단 혼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고,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교육을 했다. 그런데 오은영 박사는 아이의 상황을 분석하고 이해와 설득을 통해서 잘못된 행동을 교정할 뿐, 공격적인 성향 자체를 꺾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그 이유는 잘못된 공격적인 행동이 잘못된 것이지, 공격적인 성향 자체를 꺾어버리면 아이는 정당한 자기주장과 의사표현마저 감추고 내성적이고, 수동적인 아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4. 헤르만 헤세는 신학교에 입학했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는 시인이 되고자 자퇴를 하고 한스와 같이 견습공이 되기도 하고, 신경쇠약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하지만 극복하고 신학을 떠나 동양철학과 사상에서 자아를 찾고자 한다. 그러나 자아에 집중한 나머지 결혼 후 가정을 돌보지 않아서 이혼을 하고 두 번째 결혼 생활도 불과 4년 만에 끝내고 세 번째 아내와의 결혼 생활에서 겨우 안정을 찾는다. 강남비전교회 한재욱 목사는 인문학의 인생의 명답만을 주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인생의 정답을 주신다고 하였다. 정답을 외면한 자가 찾을 수 있는 것은 그럴듯한 명답이다. 그렇기에 인생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5. 한국 리서치 단체의 조사결과 대부분의 한국교회에서 X, Y, Z세대가 실종되었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40대 이하의 세대가 교회에서 통째로 사라졌다는 소리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다. 사회에서 40대는 거의 모든 단체에서 실질적으로 그 단체를 이끌어가는 역군이다. 부모가 되고, 어른이 될수록 부모님의 그 사랑과 희생과 헌신의 깊이를 깨닫고 감사한다. 또한 부모님 세대의 희생에 감사한다. 그러나 우리가 「2040 미래교회보고서」의 예언(?)이 실현되기 전, 예견된 디스토피아를 피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바로잡을 부분을 ᅟᅡᆯ펴보지 않을 수 없다. 1970-80년대 한국교회의 부흥을 견인한 부흥의 세대에 의해 40대를 넘어, 50대조차 미욱한 사람취급을 받는다. 그렇기에 사회의 일꾼인 40대 이하의 세대는 교회에서 지시하는 일만 행할 뿐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한국교회의 부흥을 이끌었던 메가처치 교회의 원로목사님들의 섭정이 있는 교회가 있고, 새로운 시대를 향해 씨를 뿌리며 도약을 준비하는 교회를 찾기 어렵다. 1990년 초반부터 대부분의 교회의 교육부서 재정은 거의 동결이다. 예배 시간이나 건물구조와 배치에서 다음세대를 위한 배려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6. 올해 나름 인기를 얻었던 책들이 있다. 「1cm 다이빙」,「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이유와 목적과 방향성도 없이 패배자가 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이 시대의 또 다른 한스, 하일러, 헤르만을 위로하는 책들이다. 1등이 되지 못해도, 어른들의 요구를 다 이행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메시지. 그저 남들이 원하고 요구하는 일상을 살아가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르는 청년들에게 매일 1m 다이빙도 아닌 1cm 다이빙만 해도 괜찮다고 위로하는 책들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하찮은 방법이라 해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위로해주라는 책들이다. 명답이 될지언정 정답이 될 수 없는 책들이 사람들을 위로한다면 정답인 복음을 만나면 참된 자아를 발견하고 영혼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7. 어린 아이조차 정당한 명분과 설득을 통한 이해를 해야 하는 시대이다. 복종이 미덕인 시대를 살아오신 어른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기성세대들의 잘못이란 급격한 사회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일 뿐. 그것은 한국경제와 교회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성장통이다. 그렇기에 믿음의 선배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세워진 한국교회에서 다음세대인 우리가 부족하고 미비했던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실로성소에서 소리 없는 울음을 쏟아내던 한나를 위로하는 교회. 사사들이 치리하던 때에 영적인 떡집, 베들레헴에 먹을 것이 없어서 이방인의 땅으로 갔던 엘리멜렉과 나오미의 가족이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나야 할 것이다. 이 시대의 말론과 기룐, 그리고 그들의 복합체인 한스와 헤르만이 교회에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나길 기도한다.
8. 이번 주 토요일 10월 3일 오후 6시부터 방송되는 91.1Mhz 전북극동방송 “주님의 청년이야기”에서 「수레바퀴 아래서」를 소개하며 한국교회의 현상황과 대안을 토론한다. 방송을 듣는 많은 사람들이 명답밖에 될 수 없는 인문학에서 정답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만나는 역사가 일어나길 기도한다. 노벨상 수상자인 탁월한 문필가도 복음이 없는 인생은 오답인 인생이다. 하나님이 없는 철학자, 하나님이 없는 사상은 사상누각이다. 단 한 사람의 마음에라도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방송이 되기를 위해서 기도한다.
(방송진행자이신 김윤근 목사님, 아트문 유명선 대표님, 김예슬 자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