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햄릿, 퀴즈 그리고 도보와 계곡
지난 주에 있었던 그룹 홈스쿨러의 전체 프로그램을 주욱 나열합니다. 중학 홈스쿨러는 비가 와서 몸공부 대신에 노래를 불렀구요, 오후에는 ‘햄릿’으로 독서토론을 했구요. 수능생 빼고 중고등부 다 같이 토요 퀴즈 프로그램을 했습니다. 도보체험은 다 같이 한 후에 계곡에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노래, 여름
중학 홈스쿨러, 비가 온지라 몸공부 대신에 90분만에 화음 넣어 노래 부르기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징검다리의 여름. 1980년 전후 mbc인지 해변인지 대학생 가요제에서 큰상 먹은 곡입니다. 7080세대에는 익숙한 곡이지만 요즘 청소년에겐 생소한 곡이지요. 한시간 연습하고촬영한다 하니 낯선 곡 익히랴 손발 맞추랴 바빠서 가사도 제대로 못 외운 상태입니다.
하지만 미션은 미션! 몸공부 대체시간에 연습하고 발표까지 마무리를 하자는 것이지 많~~이 반복해서 품질 높히자는 게 아니니까.
그래도 제 귀엔 듣기 좋습니다~~^^ 들어보세요~
여름은 젊음의 계절~~
*독서토론, 햄릿으로
- 저자
- 셰익스피어 지음
- 출판사
- 민음사 | 2009-01-20 출간
- 카테고리
- 소설
- 책소개
- 영국이 낳은 세기적인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희곡 작품. 왕위를 빼...
중학 홈스쿨러만 자유독서토론을 했습니다. 햄릿(민음사판)을 다 같이 읽고, 누구는 햄릿 입장에서, 누구는 오필리어 입장에서, 누구는 햄릿의 어머니인 거투르드 입장에서 질문을 하나씩 하도록 했습니다.
예를들면 햄릿은 오필리어에게 질문 하나, 어머니인 거투르드에게 질문하나..이런 식입니다.
배우가 대본을 읽으면서 캐릭터를 이해하듯이 그룹 홈스쿨러들이 타인의 감정과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를 바래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역지사지(입장 바꿔 생각하기)를 세익스피어 4대 비극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번에 15세 홈스쿨러가 햄릿을 읽고 독서발표를 했는데, 캐릭터들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배우가 우선적으로 자신의 역에 몰입하고, 그 다음에는 다른 역할을 이해해야만 작품을 할 수 있듯이, 홈스쿨러들에게 그런 과정을 알게 하고 싶었습니다.
어찌 될려는지 저도 처음하는 프로그램이라 걱정반 설레임 반이었는데, 의외로 홈스쿨러들이 질문을 정말 예리하게 잘 하는 겁니다. 그 캐릭터가 딱 들어나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합니다.
이렇게 하고나니 캐릭터 이해가 한결 쉬워진다고 합니다. 햄릿의 우유부단함과 그럴 수 밖에 없는 고민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오필리어의 수동성과 의존성이 보이면서 사실 실성은 오필리어가 할 수 밖에 없었던 낮은 정신력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거투르드는 전남편도, 아들 햄릿도, 두번째 남편인 햄릿의 삼촌도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대비시켜 질문하고 답하는 14세 홈스쿨러인 민지에게 칭찬을 많이 해줬습니다. 민지가 생각 많이 하는 것을 제가 줄곧 지켜봤거든요^^
그룹 홈스쿨러의 독서토론 일기 중에서
오늘 독서토론을 하는데 나는 오필리아 입장에서 햄릿을 읽어 오필리아의 캐릭터를 파악하는 것이다. 나는 햄릿에게 질문을 했다.
오필리어(민지)의 질문: 오 사랑하는 햄릿, 당신이 나의 아버지인 폴로니어스를 죽였을 때 시체를 치워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내가 어떻게 될 지는 생각도 안 해봤습니까?
햄릿(석주)의 답변: 그 때 나는 클로디어스(삼촌)를 죽일 음모를 꾸미고 호레이쇼(충직한 부하)를 뺀 모든 사람에게 실성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었오. 실성했는데 시체를 치운다는게 비정상적인 일이지만 그렇게 하는 게 마땅했소.
오필리어(민지)의 질문: 오 사랑하는 햄릿, 지금 당신이 말한 것은 시체를 치웠다는 것인데 그건 보이는 것이고 저는 저를 생각했었는가? 라는 보이지 않는 것을 물어보았는데 그것에 대한 답변은 무엇인지요?
햄릿(석주)의 답변: 오 오필리아, 내가 사랑하는 나의 약혼녀인 당신을 왜 생각을 안 했겠소? 마음 아파했고 당신한테 알리려고 했지만 그냥 평소처럼 실성한 것처럼 해야 해서 시체를 치워야 한다는 말로 그냥 도망쳤소. 미안하오 오필리아.
이번 독서토론에서 중요한 것은 역지사지가 되어 보는 것이다. 그런데 맨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되다가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고 나서 좀 이해가 됐다. 그리고 질문을 하면서 저절로 역지사지가 돼서 오필리아의 마음을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서 뿌듯했다. 이 프로그램 재밌는 것 같다. 도움도 많이 되는 것 같고...ㅎㅎ 다음에는 오셀로라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중의 하나인 또 다른 책을 하기로 했다.
(14세 그룹 홈스쿨러)
민지가 맨 처음에 햄릿에게 폴로니어스를 죽였을때 시체를 치울생각만 하고 내 생각 (오필리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냐고 물어봤다. 그때 석주형이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니였고 미친척을 해야했기 때문에 도망칠수 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여기서 햄릿이라는 캐릭터가 피하려고만 하는 캐릭터 라는 것을 알았다. 또 나는 거투르드 역할을 해서 오필리아에게 질문을 했다. 나 거트루드는 전남편, 현재 남편, 햄릿간에서 매우 갈등을 하면서도 살아나갔는데 너는 겨우 햄릿과 아버지사이에서 갈등하면서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왜 자살을 택했냐고 물었다. 거기서 오필리아는 항상 의존하고 수동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정신력이 약할수 밖에 없었고, 그로인해 자살을 선택한 것이라는 걸 알수있었다.
독서토론을 끝내고 나서 느낌은... 음 뭐랄까 처음에 질문을 뽑을 때에는 완벽히 빙의하지 못했는데 남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캐릭터에 대해 많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또한, 한 작품을 완벽히 이해하고 넘어가는 프로그램이라 더 좋았던 것 같다. 다음에는 오셀로를 한다고 한다!! 오셀로도 읽었던 작품인데 내 기억으로는 무지 재밌다! 기대된다.
(15세 그룹 홈스쿨러)
*퀴즈
한 달에 두 번은 퀴즈식으로 수업을 합니다. 그룹 홈스쿨러들이 문제를 내고 답을 맞춥니다. 빙고게임과 스피드 게임의 두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문제는 자신이 한 공부 중에서 내도록 하고 있는데, 국어 어휘나 사자성어, 사회, 과학, 시사, 상식, 역사, 지리, 독서, 인문학 강의 중에서 냅니다. 홈스쿨러들이 무척 즐거워하는 시간입니다.퀴즈식 게임에 순발력이 늘은 홈스쿨러도 있고, 지적 성장의 속도가 높아서 놀라게 하는 홈스쿨러도 있었습니다.
순발력이 늘어난 18세들
폭풍 지적성장 14세
*도보와 계곡에서 물놀이
무지하게 더운 날, 힘들게 걷습니다. 싸우나 한다고 생각하고, 나는 갈 수 없다고 미리 한계 짓지 말고 땀을 한번 흘려봅니다. 그리고 나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면 정말 시원합니다. 매주 토요일에 하는 프로그램인데, 참 행복한 아이들입니다.
무더운 날, 힘든 도보
더울 때는 계곡물이 최고
오필리아 버젼의 휴식이라네요^^
근처에서 귀한 나무를 봤습니다. 와서 찾아보니 계수나무입니다. 어떻게 씨앗을 받을까 공부 중입니다.
첫댓글 ㅋㅋㅋㅋ오필리아버전의 휴식이라닠ㅋㅋ 너무 똑같다.
여자애들이 머리 풀고 했어야 했는데에에에..
으악!! 노래가 저번에 비교되어서는 쫌 완성도가 떨어져요 ㅠㅠ; // 셰익스피어 방식의 독서토론도 유익하고 재미있었어요 ㅋ //
노래 난이도가 높더만...//셰익스피어가 너네들 좋아할거야..어찌 내가 그린 배역들의 마음을 그리 잘 알아내냐고..
14세 엄마, 한 턱 쏴야겠는데요~ ㅎㅎ
ㅎㅎ
14세 엄마는 뉘신지, 좋겠당 ㅋㅋ
이번주 상승세는 민지였죠 ㅋㅋㅋㅋ 많이 지식이 넓어진듯..... 아 노래가 역시 예상했던 부분이 예상했던데로 안맞는다!1ㅠ
그래도 이정도로 한것만해도 뿌듯해요 ㅋㅋㅋ
하하고마워~~~
민지 주가 폭등 ㅋㅋ..//과연 다다음주는?..사회 불통이라는 데 ㅠㅠ
내일 할 곡을 기대하며...ㅎㅎ// ㅎㅎ여기서 칭찬 받으니 좋네요 ㅎㅎ
투 비 컨티뉴...칭찬은 계속되다..요렇게 쫌 안될까나요?
이대로 계속 갈꺼예용~`
다들 잘 부르네요ㅎ 계수나무를 들어보긴해도 이렇게 자세히 보는건 처음인 것 같아요
경진이도 예술활동을 쫌 ㅋㅋ..스트레스 받으면 말고~~//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오필리아 패러디 넘 좋다^^ 멜랑콜리아 라는 영화에도 엄청 멋진 장면이 있는데...
멜랑콜리아요?..요번 주 영화토론 뭐 할까요오?
멜랑콜리아는 주제가 어두워요. 영상은 좋은데...
아...그러면..고심 시이작^^
너무재밌고 배우는것도 많고 정말 잘지내시는것같아요... 나와서 예고 간것을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만약 계속 풀꽃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요ㅎㅎ //오필리아버전 휴식ㅋㅋㅋㅋ기요미
그대는 서울 예고 잘 갔고..간간이 홈스쿨링의 은밀함과 위대함을 알리도록!! ㅋㅋ
//갸들이 쫌 기요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