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다른 결과
어제 휠체어 또는 전동차 탄 어르신들과 소통해보기로 한 것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복지관 내부에서 먼저 어르신과 소통해보고 나가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면접 날 복지관에서 냉면 먹을 때 뵈었던 풀꽃향기 회원 한 분이 떠올랐습니다.
풀꽃향기와 함께 단기사회사업을 하는 동료 실습생들에게 물어보니 그분 호칭이 흰샘 님이었습니다.
흰샘 님을 찾아가면 좋을 거 같다는 의도를 가지고 휘 님께 갔습니다.
“휘님 복지관에는 햇볕교실 모임 말고도 풀꽃향기라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속하신 모임이 있는데 아세요?”
“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향수 냄새 기억나 향기로웠어”
“그분들 중에 전동차를 타시는 흰샘 님이라고 있는데 우리 찾아가서 얘기해볼까요?”
“전동차 타는 거 나랑 똑같으시네”
흰샘님에게 연락할 카톡 내용, 만나게 되면 물어볼 질문에 관한 얘기까지 나누고 싶었습니다.
휘 님이 게임을 하며 대답하시다가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가 “너무 나만 생각하나”라는 말도 하시며 자리를 이동하셨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슈퍼비전을 받았습니다.
휘 님은 흰샘님에 대해서 모르고, 저도 흰샘님에 대해 잘 모릅니다.
서로 모르는 분과 만나보려 하니 만날 날짜, 시간, 장소에 대해 생각해보고,
어떤 질문을 해볼지도 뽑아내 보려 하니 휘님이 부담이었겠다고 깨달았습니다.
제가 질문을 광범위하게 하다 보니 휘님 머리가 아플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놀이방식의 대화도 추천해주셨습니다.
너무 딱딱하게 대화하면 그 자리가 불편할 수 있으니 이 방식도 궁리해봐야겠습니다.
결론적으로 흰샘 님과 만나보자는 생각은 잠시 멈추고,
오늘 흰샘 님을 언급해보긴 했으니 다음에 자연스럽게 만나 뵈면 인사드릴 수 있길 기대합니다.
정가든
월, 화, 수는 휘 님과 점심을 먹었고 목, 금 동료 실습생들과 점심을 먹는 날이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동료실습생들이 정가든(정이 가는 든든한 마을) 회원님들과 마을잔치 회의를 하러 간다고 했습니다.
동료실습생들의 단기사회사업 진행과정을 관찰하고 싶어 동행했습니다.
간단히 인사만 하고 나올 예정이었는데 정가든 회원님들이 대추차를 준비해주셔서 잘 마시고 나왔습니다.
대추차를 마시며 대화 내용을 듣게 되니 동료실습생들의 고민도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두 잘 해내길 바랍니다.
놀이방식 대화
휘 님은 오전에 회의도 하고 미술도 해서 바쁜 시간이었습니다.
오후에는 같이 가벼운 대화를 하며 놀기로 했습니다.
햇볕교실로 내려가기 전, 먼저 휘님께 메신저를 보냈습니다.
“휘 님 제 핸드폰에 넷플릭스 있는데 거기 짱구 극장판 많아요. 같이 보면서 놀까요?”
답이 없으셔서 그냥 내려갔습니다.
내려갔더니 휘 님은 복숭아를 간식으로 먹고 있었습니다.
50+장애인시설지원단에서 오신 선생님께서 복숭아를 깎아주셔서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
복숭아를 다 먹은 휘 님이 햇볕교실 텔레비전 리모컨을 손에 쥐더니 넷플릭스를 켰습니다.
짱구 극장판은 아니었지만 도라에몽 극장판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래도 제 얘기를 기억하고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도라에몽 극장판을 보다가 주인공이 결혼식장에 가는 장면에서 휘 님께 “휘님 결혼식장 가본신 적 있어요?”라고 물어봤습니다.
휘 님이 햇볕교실 빛나 선생님 결혼식에 7월 8일날 갔다 왔다고 대답하셨습니다.
결혼식은 한 시 발산역 주변 더베뉴지서울에서 진행됐고,
뷔페에서 맛있는 음식을 잔뜩 드셨다는 새로운 정보도 알게 됐습니다.
의견 수용 능력
휘 님이 집에 가실 시간이 되어 별명이 집사이신 아는 삼촌이 오셨습니다.
휘 님은 본인 사물함에 가서 사물함 옆에 있는 플라스틱 상자에 앉아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타 선생님이 “거기 앉아있으면 안 될 거 같은데요?” 말했습니다.
휘 님이 이 말을 듣고 바로 조금씩 몸을 옮겨 플라스틱 상자에서 내려오셨습니다.
지금까지 관찰한 휘 님은 상대방의 의견 수용이 빠르십니다.
본인 감정 표현을 하되 이 표현을 듣는 상대방 마음도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선생님이 힘들어. 집 갈 시간인데 왜 양치를 하려 하지?”
형으로서 한마디 하실때도 있습니다.
상대방의 의견 수용이 빠르다는 것이 다른 때는 장점이 되고
사회사업 할때에는 진행속도가 빠를 수 있겠지만
수동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겠다고 느껴, 신중하게 의논하고 있습니다.
신중한 의논
“휘 님 궁금한게요. 휘 님은 왜 맛집 추억을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애들도 맛집을 알아가면 좋을 것 같아서.”
“저도 많이 어려워서 휘 님께 자꾸 물어보고 싶어요.
애들이 어떤 맛집을 알아가면 좋을까요? 아니면 어떤 맛집을 알려주고 싶으세요?”
“짜장면맛집이나 햄버거맛집 아니면 치킨 아니면 돈가스.”
“여기서 음식 범위를 더 키우진 말까요?”
“이정도만 하는게
4가지 맛집”
“(참고 사진 보내며) 책에 이정도 정보만 넣어도 애들은 맛집을 알 수 있을텐데
추억 이야기까지 필요할까요?”
“그정도까지만 해도 될 것 같아”
“추억 이야기는 안 들어가도 아쉽진 않으신거죠?”
“어”
“그러면 햇볕친구들이 책을 통해 맛집을 알고 가봤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어떤 반응이 나오면 좋겠어요? ”
“행복해하면 좋겠다 이정도?”
마지막으로 이대로 밀고 가자고 함께 다짐하며 휘 님께 제 마음을 표현하고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첫댓글 휘님과 소통하며 점점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김하연 선생님 응원합니다.
휘님이 좋아하는 활동을 함께하며 함께 많은 순간을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항상 휘님과 소통하고, 휘님과 눈높이를 맞춰보려 노력하는 김하연 선생님 응원합니다!
함께 하는 시간들이 선생님에게도, 휘님에게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휘 님과 소통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친해지는 모습이 보이네요.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며 휘 님을 잘 거드는 하연 선생님이 되길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휘씨와 소통하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오늘처럼 매일매일 휘씨의 강점을 찾아보고
휘씨와 나눴던 대화들을 정리하며
의미있는 대화들을 잘 기억해 두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