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워크숍 당일 예정이었던 11시 출근이 캠페인 준비로 인해 보류되었습니다.
여러 일정을 고려하여 저와 이윤주 실습생은 인사캠페인 날 11시에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 주민이 있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홍보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홍보 포스터 제작을 마친 뒤 관리사무소에 방문해야 합니다.
홍보 포스터는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여 만들기로 계획했습니다. 다음 주에 이뤄질 잔치에 대한 세부적인 회의도 해야 하기에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만날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3동 주민분과 만남을 가졌을 땐 이미 포스터의 큰 틀이 잡혀있었습니다. 그래서 만남 당일에 포스터의 큰 틀을 보여드리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다른 분들을 따로 만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중 이윤주 실습생이 경로식당에서 기다리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2동과 5동 나눔주민인 이◯자 님과 김◯지자 님께서 매일 경로식당에 오시기 때문입니다. 마침 시간이 점심시간을 향하고 있었기에 서둘러 내려갔습니다.
식당에 내려가니 이◯자 님과 김◯지자 님 모두 식사 중이셨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자 님께서 식사를 마치고 강당 쪽으로 오셨습니다.
이윤주 실습생은 김◯지자 님을 만나기로 하고, 저는 이◯자 님께 천천히 다가가서 반갑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이◯자 님은 저와 손뼉을 힘껏 마주치며 인사해 주셨습니다. 강당에 앉아 계시던 다른 어르신들도 익숙한듯 같이 손뼉을 치면서 인사를 나누셨습니다.
자리를 마련한 뒤에 점심은 맛있게 잘 드셨는지,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여쭤봤습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셔서 같이 앉아 잔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주변에 쉬다 가시는 어르신이 많아서인지 다들 잔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바로 옆에 계셨던 풀꽃향기 회원이자 2동 8층 주민인 난꽃 님도 대화에 참여하셨습니다.
잔치 음식을 어떻게 준비할지 이야기를 마치고, 실습생이 준비한 홍보 포스터를 보여드렸습니다.
잔치에 오실 주민분들을 초대하기 위해 홍보를 할 예정이라는 말과 함께
더 추가하고 싶은 문구가 없는지, 2동 주민분을 어떻게 초대하면 좋을지 여쭤봤습니다.
“누구든 놀러 오라고 하는 게 좋겠네.”
“좋아요, 그럼 2동 주민 누구나 놀러 오시라고 적어야겠어요!”
이◯자 님은 나누고 베푸는 자리에 이웃이 많이 오기를 바라셨습니다.
난꽃 님께서는 잔치에 대해 들으시더니 자신도 수박 한 통 사야겠다고 말씀하시며 굉장히 호의적으로 대답해 주셨습니다. 나중에 장 보러 갈 시간을 다시 정하자고 말을 마치고 두 분과 헤어졌습니다.
# 인사캠페인
이침부터 날이 흐리더니 결국 캠페인 짐을 싣는 중에 비가 쏟아졌습니다. 정해웅 선생님, 최예지 선생님, 이윤주 실습생과 함께 비를 맞으며 복지관과 트렁크 앞을 뛰어다녔습니다. 사진을 남기지 못해 현장감을 나타낼 수 없는 게 아쉽습니다. 갑작스러운 비에 놀랐지만 굉장히 낭만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개화산역에 도착해서 짐을 나르고 역장님과 직원분들께 인사드렸습니다.
현수막을 벽 위쪽에 잘 붙인 뒤 세팅을 시작했습니다.
테이블 2개를 나란히 놓고 이젤도 2개씩 양쪽 끝에 두어 판넬을 세우니 실감이 납니다.
캠페인은 14시~16시, 18시~20시로 2시간씩 총 두 번 진행했습니다.
14시부터 본격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인사캠페인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여하시고 간식받아 가세요!”
“간단한 캠페인 참여하고 맛있는 간식받아 가세요!”
“역무원분들께 감사 인사 전해보면 어떨까요?”
“무더운 여름, 가족과 친구에게 응원 한마디 적어주세요!“
캠페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말을 바꿔가면서 크게 외쳤습니다.
이전에 초등학생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해 본 적이 있지만,
지하철 역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지하철역에서는 연령대, 성별, 직업군 등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몰리거나 입구에서 새로운 사람이 보일 때
열심히 멘트를 외쳐봐도 다들 지나쳐 가길래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유심히 문구를 읽어보고 다가오시는 분들은 있었습니다.
“뭐 하는 거예요? 무슨 캠페인인가요?”
“간식은 어떤 거예요?”
“어떤 곳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이에요?”
자신이 궁금한 걸 물어보며 조심스럽게 다가오시는 분들께 캠페인의 취지를 간단히 설명드리고 붙임쪽지에 쓸 내용을 알려드렸습니다.
주민분들은 적을 내용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적어주셨습니다.
박성빈 선생님께서 잠시 복지관에 들리셨다가 스티커판을 하나 만들어 오셨습니다.
‘이웃과 인사 나누는 캠페인이 우리 동네를 좋게 만든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의 스티커 판넬이었습니다.
실습생끼리 회의했을 때도 스티커 판넬도 제작을 할지 고민했는데, 붙임쪽지 판넬에 집중하다 보니 잊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캠페인 설명을 들으면서 인사의 목적과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붙임쪽지를 적고 붙이면서 캠페인에 참여하였고,
마지막으로 캠페인 과정에서 주민분들의 생각이 어떠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판넬은 단순히 캠페인 결과로만 남지 않습니다.
이 결과물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 일이 뭔지 알 수 있고,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갈지 궁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추구하는 지역사회의 모습에 한걸음 더 나아갔다는 증거로 남을 것입니다.
붙임쪽지를 적을 때보다 스티커판을 안내할 때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주민분들은 스티커를 붙이면서 각자의 의견을 덧붙여주셨습니다.
“저희가 하는 캠페인이 동네를 좋게 만든다고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알려주세요. “
“아유 그럼요, 이런 게 필요해요.”
“그럼! 안 좋을 리가 있나?”
“네,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우리 사회에도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캠페인에 참여해 주신 분들 모두 긍정적인 답변을 해 주셨습니다.
18시부터 진행된 캠페인에는 외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민승희, 최희영 실습생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고, 먼저 캠페인을 진행해 본 입장에서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알려주었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권민지 과장님, 방소희 선생님께서 진행을 도와주셨습니다. 퇴근 시간이라 모두가 바쁘게 지나갔지만 첫 번째 시간에 비해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점점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이번 인사캠페인을 통해 주변에 있는 사람을 떠올리고,
개화산역 역무원분들의 노고를 생각해 보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캠페인에 참여하던 중 저와 포옹하신 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목동에 거주하시는 분이고, 어머니께서 병원을 다니시느라 개화산역에 자주 오신다고 합니다.
이렇게 깨끗하고 친절한 지하철역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이며 붙임쪽지를 적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티커를 붙이고 ‘이런 캠페인은 정말 좋은 일인 것 같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진행해 주어 고맙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셨습니다.
이때 비가 오고 습해서 더욱 더웠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가슴이 찡하고 저까지 감동을 받아서 더운 것도 잊어버렸습니다.
캠페인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힘든 점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를 배웠고, 주민과 이웃에게 의미가 잘 전달된 걸 보면서 굉장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무더운 여름, 가족과 이웃에게 응원의 한마디 건네봅시다!
# 1동 주민과의 만남
화요일에 예정이었던 1동 주민분들과의 만남이 수요일로 미뤄졌습니다.
당사자 면접 때 뵈었던 유◯미 님과 김◯자 님을 함께 뵈었습니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고 과업에 대한 소개를 했습니다.
다 같이 모인 순간부터 김◯자 님과 유◯미 님 사이의 기류가 당사자 면접 때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두 분이 평소에 좋은 관계임을 알고 있었는데, 김◯자 님께서 유◯미 님께 서운한 일이 있으셨나 봅니다.
잔치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김◯자 님께서 유◯미 님께 속상한 점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에 걱정이 되어 조용히 이야기를 듣다가 머릿속에서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전에 설명을 들었던 것처럼 유◯미 님께는 장애가 있고,
이를 걱정하여 김◯자 님이 이모처럼 살피고 많이 도와주신다고 합니다.
김◯자 님이 서운했던 일을 말할 때도 그 안에서 유◯미 님을 걱정하는 마음이 드러났습니다. 유◯미 님께서도 이야기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는지 묵묵히 듣고 계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막상 잔치 이야기로 넘어가서 대화를 진행하다 보니 잔치에 대해서는 문제없이 흘러갔지만, 저는 앉아있는 내내 두 분의 관계가 걱정되었습니다.
이번 잔치에서 두 분 모두 나눔 주민으로 참여하십니다.
아직은 갈등을 해소할 만큼의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지만, 이번 잔치를 통해 두 분의 존중하는 관계가 회복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유◯미 님께서는 수박 2통을, 김◯자 님께서는 직접 부침개를 부쳐오신다고 하셨습니다. 복지관에서는 빵과 음료수를 거들어 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부침개를 부쳐오신다는 김◯자 님의 의견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혹시나 부담이 되진 않을까 걱정이 되어 집을 나서기 전부터 괜찮으신지, 더 거들어 드릴게 없는지 여쭤봤습니다.
김◯자 님께서는 이웃을 위해 나누는 잔치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틈틈이 상황을 보면서 거들어드릴 일이 없을지 여쭤봐야겠습니다.
첫댓글 잔치를 주도적으로 이루시는 어르신들이 경로식당에도 오시니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 직접 찾아가서 여쭤본 점은 잘하셨습니다.
홍보지를 보여드리면서 이야기하자 주변에 계시는 다른 어르신들도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자연스럽게 동별 잔치를 홍보할 수도 있고, 놀러 오시라고 초대도 할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되었습니다.
사소한 거라도 어르신께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면서 당신이 주도적으로 잔치를 이뤄가실 수 있도록 거드는 모습이 대견스럽습니다. 바로 그렇게 하는 겁니다.
아마 가영 학생이 거드는 우리마을쉼터잔치는 누구든 부담 없이 놀러 와서 함께 어울리며 맛있는 음식 먹으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겁니다. 웃음과 이야기가 가득할 겁니다. 그런 잔치의 모습을 상상하며 주민분들을 만나길 바랍니다.
인사캠페인을 준비하면서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졌습니다.
그런 순간이 상황에 따라서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온몸이 젖어 안 좋은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겠으나 가영 학생은 그 순간에도 특유의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로 ‘낭만적인 순간’이라고 기억하고 추억하는 모습이 놀랍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관점으로 실습에 임해주면 좋겠습니다.
개화산역에 도착해서 역장님께 인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와서 많은 분이 참여할까 걱정도 되었지만, 저희의 열정과 마음을 아시는지 생각보다 많은 분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참여해주셨습니다.
저희의 목소리에 눈길을 건네주시고, 바쁘신 분들은 가볍게 목례를 하고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가영 학생이 인사캠페인의 의도를 설명하면서 개화산역을 오가는 분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잘한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잘 준비한 만큼 진행도 잘 되고 그 안에서 감동도 많이 느껴서 뿌듯했을 거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역사회에서 왜 인사캠페인을 하는지 그 의도도 정확하게 짚고 있습니다.
가영 학생이 이야기한 것처럼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주변에 있는 가족, 친구, 이웃을 떠올리면서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서로에게 애정과 감사를 표현하면서 좋은 관계가 유지 발전되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인사캠페인을 준비하면서도 들었겠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우리가 왜 이런 인사캠페인에 힘쓰는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기도 합니다.
인사캠페인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잔치를 거들기 위한 만남을 쉬지 않았습니다.
유O미 님과 김O자 님은 평소에도 좋은 관계로 지내시면서 서로를 위하고 아끼는 마음이 크십니다. 하지만 어떤 연유인지 선생님이 만났을 때는 사이가 좋아보이지 않아서 많이 걱정도 되셨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만나다 보면 관계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습니다. 그게 사람 사는 모습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잔치가 두 분의 관계를 회복하고, 더 좋게 유지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니 두분께 더욱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면서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잔치를 잘 이뤄가실 수 있게 거들길 바랍니다.
오늘도 많이 분주했습니다.
분주한 상황에서도 본인이 맡은 역할 책임감 있게 다해주어 고맙습니다.
앞으로 실습에 임하면서 고민되거나 걱정되는 부분은 슈퍼바이저들과 잘 이야기 나누면서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실천을 해나가길 바랍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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