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로 망명하는 다윗
[삼상 21장]
[내용개요]
하나님에 의해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으로 선택받은 다윗은 정식으로 왕위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본장은 사울의 미움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음을 알게 된 다윗이 마침내 이스라엘을 떠나 타국으로 유랑의 길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사울을 피해 놉으로 도망한 다윗은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이르러 자신들 일행을 위해 먹을 것을 주도록 요청하였고 이에 아히멜렉은 하나님께 드린 진설병을 주어 허기를 면케 하였다(1-6절). 그때에 다윗 은 아히멜렉에게서 자신이 과거에 죽였던 골리앗의 검을 얻었다(7-9절). 그리고 마침 그 곳에 사울의 신하가 오다 멀리 가드 땅에 도망하였다. 거기서 다윗은 일부러 미치광이처럼 행동하여 가드 왕 아기스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되었다(10-15절). 이처럼 사울과 달리 왕이 되기 위해 겪은 수많은 고통은 결국 다윗을 훌륭한 왕으로 만들려는 하나님의 계획이었음을 알 수 있다.
[강 해]
사울의 궁궐에서 도주한 다윗은 이후로 사울이 죽는 그날까지 무려 10여 년 동안이나 망명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여기 본문에는 다윗이 사울을 피해 제일 먼저 놉 땅에 있던 대제사장 아히멜렉을 찾아간 후 거기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실로 왕의 살해 음모를 피한 다윗은 참담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다윗은 다른 무엇보다 하나님의 사역자가 있는 놉 땅이 피난처로서는 적격이라 판단했습니다. 참으로 믿음의 사람답게 다윗은 하나님의 사역자를 찾아가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살피고자 했던 것입니다.
1. 다윗이 아히멜렉에게로 도주함
1) 놉 땅의 대제사장에게로 도주함
다윗은 사울을 피해 망명 생활에 들어가면서 우선 놉 땅의 대제사장 아히멜렉을 찾아갔습니다. 이렇게 다윗이 놉 땅의 대제사장을 찾은 것은 정처 없는 자신의 망명 생활을 앞에 두고, 과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가를 묻기 위함이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다윗은 피난 생활 중에서도 한시도 하나님을 잊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위험하고 고달픈 삶에 직면하여 더욱 하나님을 붙들고 하나님을 의지하려 하였습니다. 이런 다윗의 하나님 중심적인 신앙, 하나님을 피난처로 삼는 신앙을 우리는 본받아야 합니다. 참으로 우리 믿음의 성도에게 있어 참되고 유일한 피난처는 곧 하나님의 품밖에 없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a. 하나님의 철저한 보호(마23:37)
b. 하나님 중심적인 삶(고전10:31)
2) 다윗이 거짓말을 함
다윗은 놉 땅의 대제사장 아히멜렉을 찾아가면서 자신과 함께 한 경호원들을 모두 숨겼습니다. 그리고는 자신만 대제사장의 집안으로 들어가서 자신은 사울 왕의 심부름으로 급히 이곳을 찾게 되었노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의 위급한 상황을 숨기고, 또한 자신이 도망자임을 감추기 위해 다윗은 이렇게 해서는 안 될 거짓말을 서슴없이 행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 결과 훗날 놉 땅의 대제사장 일가는 다윗으로 인해 모두 떼죽음을 당해야 했습니다. 이와 같이 아무리 상황이 위급하고 급박하다 하더라도 우리 성도들은 거짓을 말해서는 안 됩니다. 진실로 거짓말은 이렇게 참담하고 무서운 결과를 가져다줍니다.
a. 대제사장 일가가 학살당함(삼상22:18-19)
b. 거짓말을 삼가라(출20:16)
2. 아히멜렉이 다윗을 후히 대접함
1) 아히멜렉이 거룩한 떡을 제공함
다윗의 사정을 들은 대제사장 아히멜렉은 다윗을 불쌍하게 생각하였습니다. 3일이나 굶었으니 그 배고픔이 얼마나 심할까 생각한 대제사장은 다윗에게 진설병을 주었습니다. 이 진설병은 성소의 떡 상에 올려놓는 떡으로서, 매주 안식일 전날 저녁에 새것으로 바꾸어 일주일을 진설하고, 이전의 떡은 제사장만이 먹도록 율법으로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결 규례상 부정하지 않으면, 이 떡을 먹을 수 있다고 판단한 대제사장은 다윗에게 이 떡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다윗은 결코 율법상 그 몸이 부정하지 않아야 했습니다. 이는 결국 영적으로 생명의 양식인 그리스도와 더불어 신령하고 거룩한 교제를 나누기 위해서는 우리 성도들의 몸과 마음이 죄에 물들지 않고 정결해야 함을 교훈해 줍니다. 과연 주님의 자녀로 주님과 더불어 거룩한 교제를 나누는 우리 성도들은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한번 자신을 돌이 켜봐야 하겠습니다.
a. 진설병에 관한 규례(레24:8-9)
b. 항상 거룩하라(레19:2)
2) 아히멜렉이 칼과 창을 제공함
다윗은 아히멜렉의 집을 떠나기에 앞서 무기를 요구하였습니다. 이는 장차 도피 생활을 해야 하는 다윗으로서는 자신의 몸을 지킬 무기가 필요했던 때문입니다. 게다가 다윗은 갑작스레 도망하느라 무기를 준비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히멜렉에게 무기를 요구한 것입니다. 한편 이때 대제사장 집에는 골리앗이 가지고 있던 칼과 창이 있었습니다. 과거 다윗이 청소년 시절에 죽인 골리앗의 병기가 여기에 보관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이 무기를 가지고 급히 도망 길에 올랐습니다. 사실 다윗의 앞길은 전적으로 하나님에게 달려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런 무기는 결코 필요치 않았습니다. 우리가 험악한 인생 항로를 항해할 때, 때로는 인간적 판단으로 이렇게 온갖 수단을 의지하는 수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우리들의 보호자요, 인도자며, 피난처가 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만을 유일한 무기요, 병기로 삼아야 합니다. 실로 하나님이 함께하시지 않는다면, 아무리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한다 해도 그것이 무익할 뿐임을 알아야 합니다.
a. 유일한 도움이신 하나님(시37:5)
b.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잠16:33)
3. 다윗이 아기스에게로 도주함
1) 다윗이 블레셋으로 도주함
대제사장의 집에서 나온 다윗은 블레셋 왕에게로 도주하였습니다. 다윗은 아무래도 이스라엘보다는 블레셋이 사울의 힘이 미치지 못한다 판단하고 망명처를 블레셋으로 옮긴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악인의 소굴을 찾아가는 것과도 같았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렇게 죄와 악의 소굴로 찾아가는 어리석은 일은 범치 말아야 합니다.
a. 악인과 타협을 삼가라(잠1:10)
b. 악은 모양이라도 버리라(살전5:22)
2) 다윗이 미치광이 행세를 함
블레셋으로 도주한 다윗은 곧 블레셋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다윗은 옛날 골리앗을 죽인 천하 제일의 용사로서 이스라엘보다는 블레셋에서 더 유명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다급매진 다윗은 블레셋 왕 아기스 앞에서 미치광이 행세를 하여 위기를 모면하였습니다. 이렇게 죄의 길에 들어가는 자는 참으로 부끄럽고 수치스런 일을 당하게 됩니다.
a. 다윗이 골리앗을 죽임(삼상17:51)
b. 죄악의 결과(잠2:22)
결론
다윗은 망명 생활에 들어가면서 여러 가지 많은 실수와 인간의 연약한 약점을 드러내었습니다. 이런 다윗의 허물과 약점을 보면서 우리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결코 악인과 타협하거나 죄를 범하는 어리석은 신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단어해설]
1절. 놉. 예루살렘에 근접한 성읍.
2절. 제사장. 사람들과 하나님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는 사람. 여걸 가지 제사를 주관하며 아론의 직계 자손들만이 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음.
4절. 항용 떡. 매일 먹는 보통의 떡. 즉 사람들의 주식. 거룩한 떡. 제사장만이 성소 안에서 먹을 수 있는 떡. 하나님께 열두 개로 바쳐진 제물.
5절. 그릇. 원어 <yliK]:켈리>는 '무기, 용기, 그릇'을 가리키며 여기서는 '성기'를 나타내는 비유적 표현.
7절. 목자장. 양이나 소 등의 가축을 책임지던 왕의 관리. 이러한 짐승들은 당시에 매우 귀한 재산이었으므로 신임을 받는 사람만이 맡을 수 있었다.
9절. 골리앗. 키가 3m에 이르는 블레셋의 장수.
11절. 창화하여. 원어 <hn:[;:아나>는 '대답하다'를 뜻함. 그러나 노래에서는 여러 사람이 교대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나타냄.
[신학주제]
다윗과 진설병. 사울을 피해 놉으로 피신한 다윗과 그 일행은 제사장 아히멜렉으로부터 진설병을 얻어먹고 기운을 소생하였다. 여기서 진설병은 성소 안에 있는 떡 상에 놓는 떡으로 누룩을 넣지 않고 구운 거룩한 떡이다. 보통 일 주일에 한 번씩 갈아 놓는데 한번에 열두 개씩 진열하였다. 이는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상징하며 하나님 앞에 자신들을 헌신한다는 의미의 표시이다. 또한 진설병은 거룩한 떡으로 상에서 치워질 때 제사장이 거룩한 곳으로 가져 가 그 곳에서만 먹었다(참조, 레24:5-9). 따라서 제사장이 아닌 사람이 진설병을 먹는 것은 신성한 것을 더럽히는 죄를 범하게 된다. 그런데 본장에서 다윗과 그 일행은 제사장만이 먹는 진설병을 먹었고 아히멜렉도 흔쾌히 내주었다. 이는 하나님이 제정하신 율법의 본래 의미를 분명히 보여 준다. 즉 율법의 목적은 인간을 살리는 데 있다. 본장의 진설병에 관한 규정도 사실은 인간의 생존이 하나님에 의해 유지됨을 상징하는 것이다. 따라서 허기로 인해 힘을 잃은 다윗과 그 일행들이, 제사장만이 먹는 진설병을 먹은 것은 결코 율법에 어긋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하나님에 바쳐진 떡으로 말미암아 생명을 구한 것은 진설병의 목적을 제대로 실현한 것이다. 예수께서 안식일에 이삭을 잘라먹은 제자들을 비난하는 바리새인들에게, 본장의 사건을 들어 훈계하신 것 도 율법의 참된 정신에 관해 말씀하신 것이다. 바로 사람을 살려야 할 율법으로 멍에를 만들어 오히려 사람들을 실족케 하는 바리새인들에 관한 경고였던 것이다.
[영적교훈]
사울을 피해 이스라엘의 원수인 가드 땅에까지 도망한 다윗은 거기서도 안식처를 찾지 못하였다. 오히려 가드 왕 아기스로 인해 위기를 맞고 미치광이 행세를 함으로 겨우 위기를 모면하였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안전한 곳은 하나님의 품 밖에 없음을 교훈해 준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안전한 것 같아도 죄악 된 인간의 마음은 쉽게 변하고 만다. 그러나 하나님은 신실하셔서 결코 변함이 없으시고 능력이 무한하시기 때문에 어떤 위험에서도 당신 백성들을 보호하여 주신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어려움이 닥칠 때 사람을 돌아보지 말고 먼저 참된 피난처이신 하나님께 고백하고 그에게 도움을 구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