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단 서편 땅 분배[수 14장]
[내용개요]
요단 동편의 토지 분배를 다룬 전장에 이어 본장부터는 요단 서편의 토지 분배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특히 본장은 출애굽 1세대 중 여호수아와 더불어 유일하게 생존한 갈렙에 대한 특별 분배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요단 서편 지역을 아홉 지파에게 나누도록 명하시며 요셉 자손은 므낫세와 에브라임 두 지파로 나누어 분배케 하시고 레위 지파는 제외하셨다(1-5절). 이때 출애굽 1세대로 가나안 정탐 사건을 통해 영웅이 된 갈렙은 모세의 약속을 상기 시키며 자신을 위해 특별히 땅을 분배하도록 요구하였다(6-12절). 이에 여호수아는 갈렙을 축복하고 헤브론 땅을 그에게 기업으로 주었다(13-15절). 여호수아는 제비뽑기를 통해 기업을 분배함으로 각 지파간의 불만을 사전에 제거하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가나안 정복에 대한 백성들의 의욕을 고취시켰던 것이다.
[강 해]
가나안 땅 분배가 시작되면서 요단 강 동편 땅의 두 지파 반 사람들의 영토가 먼저 주어진 데 이어, 본장에는 가나안 서편의 땅을 분배하기에 앞서 분배 원칙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와 함께 여호수아와 함께 가나안 정복 전쟁에 힘을 쏟았던 갈렙에게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는 장면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1. 약속의 땅 가나안의 분배 시작
1) 제비뽑기로 분배함
가나안 땅을 분배하는 데에는 각 지파의 이권이 걸려 있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많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분배에 모든 오해를 일소시키기 위해 분배 원칙이 마련되어야 했습니다. 이에 마련된 분배 원칙은, 먼저 제비를 뽑아 가나안 땅을 각 지파에게 분배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제비뽑기란 어떤 요행술을 바라는 미신적인 행위가 아니라, 그 모든 사정과 형편을 하나님께 아뢰고 하나님의 의로운 처분에 모든 것을 맡긴다는 참으로 경건한 의미가 담겨 있는 종교적 행위라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당신께 맡기는 자들의 형편과 삶을 반드시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
·제비뽑기를 통한 분배(민26:52-56)
2) 지도자들이 주축이 되어 분배함
가나안 땅을 분배하되 질서 없이 행한 것이 아니라 분배를 담당할 자를 특별히 지정하여 그들을 중심으로 공평하게 일을 진행하게 했던 것입니다. 즉 지도자 여호수아와 대제사장 엘르아살과 각 지파의 족장들이 주축이 되어 각 지파의 영토를 분배하게 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아무 지파도 어떤 특권이 부여되거나 반대로 어떤 손실을 입지 않도록 조처하였던 것입니다.
·분배를 책임질 자들(민34:16-18)
3) 요단 동편 주민과 레위 지파에게는 불허함
요단 강 동편의 가나안 땅을 분배하는 데에는 이스라엘 12지파가 모두 그 땅을 얻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들 중에 요단 동편 지역을 이미 할애 받은 르우벤과 갓과 므낫세 반 지파가 제외되었고, 거기에다가 오직 하나님들 자신들의 기업을 삼고 하나님의 성소를 봉사해야 할 거룩한 책무를 부여받았던 레위 지파도 영토 분배에서 제외되었던 것입니다.
·레위인의 분깃(민18:20,23-24)
2. 헌신적인 봉사자 갈렙의 요구
1) 이스라엘을 위해 헌신한 갈렙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입성하여 정복 전쟁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기인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일에 있어서 인간의 동역을 요구하기도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동역자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갈렙 이었습니다. 갈렙은 광야 생활 중 모세에 의해 가나안에 파견되었던 12정탐꾼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여호수아와 더불어 신앙적인 보고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살해 위협을 받기까지 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로 인해 기성 세대 중 갈렙과 여호수아만이 가나안에 들어갈 수 있는 복된 약속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갈렙은 매사에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함으로써 하나님과 이스라엘을 위해 충성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에 충실하고, 하나님의 명령 앞에 자신의 의지와 감정을 굴복시킬 수 있는 자야말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아름다운 동역자라 할 것입니다.
·신앙의 사람 갈렙(민14:6-10)
2) 하나님의 은혜와 주권을 인정함
갈렙은 자신이 지금까지 많은 위업을 쌓고 또 생명을 연장하여, 가나안 입성이라는 영광을 맛보게 된 것은 결코 자신이 능력이 있어서 그런 것이 절대 아니라는 사실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갈렙은 자신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시고 보호해 주신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성공의 배후에, 그리고 장차 자신이 안정된 노후를 보내는 데는 늘상 하나님이 함께하셔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깊이 인정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바로 깨달은 자만이 감사와 기쁨이 있습니다.
a. 하나님의 크신 은혜(엡2:7-8)
b. 하나님의 절대 주권(롬11:36)
3. 갈렙에게 주어진 적절한 보상
1) 끝까지 충성한 갈렙의 신앙
갈렙은 자신이 이스라엘 백성 중 그 누구 못지 않게 많은 공적을 쌓은 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위와 공적을 결코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갈렙은 다만 영토 분배를 위한 제비뽑기에 자신은 참여치 않고 대신 별 쓸모 없이 보이는 헤브론 산악 지역을 자신에게 불하해 줄 것을 요구하였던 것입니다. 사실 그는 얼마든지 평안하고 풍부한 토지를 요구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갈렙이 이처럼 다른 사람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헤브론 지역을 달라고 요구한 데는 참으로 아름다운 희생 정신과 고결한 신앙이 밑바탕 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헤브론 땅은 옛날 가나안 정탐시 이스라엘 백성이 그렇게도 두려워하던 아낙 자손들이 거주하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결국 갈렙이 이곳을 요구한 것은 자신이 마지막 힘을 다하여 아낙 자손들과 싸워 그 땅을 완전히 차지하기 위해서라 하겠습니다. 진실로 갈렙은 비록 신체적 나이는 늙었으나 하나님께 대한 경건한 충성심과 백성을 위한 아름다운 헌신의 정신은 젊은 사람 못지 않게 유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a. 맡은 자에게 요구되는 충성(고전4:2)
b. 하나님의 일꾼의 특징(딤전3:11)
c. 죽도록 충성하라(계2:10)
2) 가나안 전쟁이 종결됨
갈렙은 자신의 일신의 평안과 안락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에게 힘겨운 사명이 맡겨지기를 더욱 소망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갈렙의 아름다운 마음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을 감동시키기에 족하였습니다. 한편 이 같은 충성스런 일꾼들의 노력 끝에 가나안 정복 전쟁은 마감되고, 가나안에는 비로소 평화와 안정을 찾게 되었습니다. 어떻든 전쟁이 종결되고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절대적인 간섭 덕분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이루신 전쟁이 하나님의 결정으로 인해 마침내 종결되었던 것입니다.
a. 여호와께 속한 전쟁(삼상17:47)
b. 전쟁에 능하신 하나님(시27:3)
결론
하나님은 당신을 위해 봉사와 충성을 아끼지 않은 인생들의 수고를 결코 외면하거나 잊어버리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최후의 심판 날에 우리의 모든 눈물과 수고의 땀을 닦아주시고, 그에 합당한 은혜로서 채워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어떠한 고난과 시험이 닥쳐와도 하나님께 헌신하여 충성스럽게 일을 수행하여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헌신을 보시고 궁극적인 구원과 승리를 베풀어주실 것입니다.
[단어해설]
1절. 엘르아살. 아론의 셋째 아들로 아론이 죽은 후에 대제사장이 되었다(참조,민20:25).
2절. 제비뽑아. 각 지파의 기업을 분배할 때 하나님의 정하신 뜻에 따라 결정하려는 의도로 사용함.
4절. 두 지파. 요셉 지파는 므낫세와 에브라임 족속이 각각 한 지파로 계상되어 두 분깃의 기업을 받았다.
8절. 온전히. 원어 <ylwa:울리이>는 '만족시키다'라는 뜻. 하나님께서 만족하실 만큼 그 뜻에 복종하였음을 의미.
11절.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 여호수아가 모세의 명에 의해 가나안을 정탐하려 가던 때를 말함. 힘. 원어 <j'K:코아흐>는 육체적인 힘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담대함을 의미.
12절. 혹시. 원어 <yl'Wa:울라이>는 의심의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확신의 의미로 사용됨.
15절. 기럇아르바. '아르바의 성읍'이란 뜻으로 아르바는 아낙자손의 조상. 이곳은 후일 다윗 통치 초기에 이스라엘의 수도가 되었다.
[신학주제]
기업을 차지한 갈렙. 이스라엘의 가나안 토지 분배는 철저하게 지파별로 시행되었다. 그런데 갈렙은 그중에 유일하게 개인으로 토지를 분배받은 인물이었다. 이는 이스라엘에서 갈렙이 지니는 특별한 위치 때문이었다. 갈렙은 원래 히브리인이 아니라 에돔 족속의 일원인 그나스 족속 출신이었다(참조, 창36:11). 그러나 그는 후에 이스라엘 공동체에 들어와 유다 족속으로 족장의 일원이 되었다.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총기에 있어서는 오히려 이스라엘 백성들보다 뛰어난 인물로 가나안 정탐 사건은 그의 신앙과 용기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갈렙의 삶은 구속사에서 하나님의 구원이 열방의 모든 민족에게 항상 열려 있었으며 그 근거가 오직 믿음뿐임을 단적으로 증거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출애굽 때에 많은 이방 족속들이 함께 나온 것이나 이방 여자인 룻과(참조, 룻4:17) 기생 라합이 메시야의 조상이 된 것 (참조, 마1:5)은 구속사의 원리를 보여 준다. 특히 가나안 토지 분배의 첫머리에 갈렙이 개인으로 토지를 분배받은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의 모습 때문이기도 하였다. 본장에서 나타나듯이 갈렙은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좇았기 때문에 특별한 축복을 받았다. 이는 가나안 땅에서도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는 것만이 그들이 받은 축복을 유지할 수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는 생생한 교훈이 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방 출신 갈렙이 초기 이스라엘의 중심지인 헤브론을 차지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영적교훈]
출애굽 1세대들이 모두 죽고 가나안 땅에 입성한 것은 여호수아와 갈렙뿐이었다. 그중에서 이방 민족 출신인 갈렙은 가나안에서 특별히 개인적으로 땅을 분배받고 여호수아보다 오래 사는 축복을 누렸다. 이는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가는 그의 삶과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믿는 불같은 신앙 때문이었다. 이처럼 비록 육체적으로 연약하고 외적 조건이 보잘 것 없는 자라 할지라도 하나님께 붙잡힌 바 되면 큰 축복을 얻을 수 있음을 교훈해 준다. 자신이 가진 것은 보잘 것 없다고 실망하거나 소극적인 신앙 생활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않으시며 그 중심을 보신다. 그러므로 최선을 다해서 하나님의 일을 위해 충성하고 헌신한다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자가 되고 성공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