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머나, 저 사람 정말 친절하고 매너도 좋네.” 식당 옆 테이블에 직장인 대여섯 명이 우르르 들어와 앉는다. 김대리가 수저 놓고 물 따르고 메뉴 주문까지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깻잎도 한 장 한 장 미리 떼어 놓는다. 눈치를 보아하니 막내 직원도 아니다.
2. “아니 그 일을 그렇게 처리하면 어떡해!” 김대리의 갑작스런 급발진에 다들 어쩔 줄 모르고 얼어붙었다. 와이프에게 전화가 온 모양인데, 대뜸 소리를 지르고 화부터 낸다. 전화를 딱 끊고 나니 다시 스마일 맨으로 돌아온다. “아까 어디까지 이야기했었죠? ㅎㅎ”
인간관계에서 그 사람의 진면목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 앞에서 드러난다. 낯선 이에게는 너무 친절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 가족이나 친구 앞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친하니까 허물없이 대한다고 핑계를 대기 쉽지만 실은 그 짧은 순간에 보이는 태도가 그의 본색이다.
3. 대부분 사람은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며 잘 보이고 싶어 한다. 상대방이 상사이거나 내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도 은근히 눈치를 본다. 그러다 점점 익숙해지고 관계가 깊어지면 자연스럽게 무장을 해제한다. 상대를 경계하지 않으니 속내가 그대로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연애할 때 상대가 싹싹하게 구는 모습에 자상한 사람인 줄 알았다가 결혼한 뒤 땅을 치고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처음부터 무뚝뚝했으면 별 기대도 안 했을 텐데 가식적인 행동에 완전히 속았다. 밖에서 하루 종일 억지웃음 지었으니 가족에게는 스트레스 다 풀겠다고? 이런 두 얼굴의 사나이 같으니.
4. 이를 위선이라고만 말하기는 어렵다. 고객이나 팀원을 대할 때는 누구든 개인적인 감정을 접어두고 쿨하게 프로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만일 그 사람에 대해 더 잘 알고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면 가면 뒤 진짜 표정은 어떤지 꼭 확인하자. 친한 사람들 앞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 살펴보면 그대로 파악이 된다.
김대리가 사무실에서 항상 예의 바른 행동을 하더라도 가족에게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의 본심이 아직 의심스럽다. 친해지면 나도 배우자 대하듯 함부로 취급하기 시작할 수 있다. 경계할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순간 억지웃음은 내팽개치고 본모습을 당당히 드러낸다.
5. “임원 후보자들은 다음 주에 회장님과 부부동반 식사를 하겠습니다.” 다 이유가 있다. 회장님은 그 자리에 거저 오른 분이 아니다. 배우자에게 하는 행동만 보면 리더로서의 인품과 가식 뒤의 본모습을 그대로 판단할 수 있다. 가정에서든 회사에서든 누구에게나 태도가 한결같은 사람이 대접받는다.
*3줄 요약 ○사람의 진짜 모습은 가까운 관계에서 드러난다. ○남 앞에서 예의를 차리더라도 지인 앞에서는 무장이 해제된다. ○모든 관계에서 일관된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는 모습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