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작은동요회) 맛있게 라면 끓여먹어요.

[이성용]

2017년 1월 6일

해솔이 할머님댁 안방에 모여 오늘 일정을 소개합니다.

아차! 소개하기 전에 회의록을 작성합니다.

“오늘은 누가 회의록 쓸래?”

서현이랑 해솔이가 손을 번쩍 듭니다.

오늘은 서현이가 회의록을 작성합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라면 끓이기 과업을 정합니다.

라면끓이기, 상차리기, 상치우기, 설거지…

누가누가 할까 정합니다. 너나할 것 없이 손을 번쩍 듭니다.

동현이, 가람이, 해들이 어린 동생들도 돕습니다. 잘 돕습니다.

영차영차 옆방에서 상을 가져옵니다.

가람이는 신나서 추억이 담긴 옛 방을 소개해줍니다.

“내가 썼던 의자다!”

“예전에는 여기서 잤어!”

서현이, 동현이, 가람이, 해들이가 상을 차립니다.

상을 펴고 행주로 닦습니다.

숟가락 젓가락도 가지런히 놓고 그릇도 가져옵니다.

김치도 나눠 담습니다. 참 고맙고 기특합니다.

옆에선 한영이와 해솔이가 라면을 끓입니다. 셰프로 변신합니다.

어린 동생들 먹기 좋게 라면을 미리 4등분 해놓습니다.

“라면 부스러기 먹을 사람!”

요리하는 재미, 요리하는 맛이 쏠쏠합니다.

라면 끓여본 경험, 총합 1번! 하지만 오늘은 자신 있습니다.

라면이 끓는 동안 오늘 함께 부를 동요를 정합니다.

라면송, 우유송, 김치송, 만두송,
사과 같은 내 얼굴, 멋쟁이 토마토, 무를 뽑자…

후보가 여럿 나옵니다. 신납니다.

라면이 완성됐습니다. 절정에 달합니다.

하지만 차분하게 앉아 기다립니다.

먼저 먹지 않고 같이 먹기 위해 기다립니다.

신나게 식사송을 부르고 맛나게 먹습니다.

한그릇 아니 두그릇, 세그릇… 뚝딱!

“선생님 국물 더 주세요.”

“찬밥 말아먹을래요.”

주문이 차고 넘칩니다

.

한영이 어머님께서 주신 라면, 해솔이 할머님께서 주신 김치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맛나게 잘 먹은 만큼 뒷정리도 잘합니다.

너나할 것 없이 자기 그릇을 설거지통에 넣고,
상을 행주로 닦고 접습니다.

유민이는 설거지를 돕습니다.

두 팔을 걷고 머리도 질끈 묶고 고무장갑을 낍니다.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옆에서 돕는 선생님까지 챙깁니다.

깨끗하게 잘 닦습니다. 투정하나 하지 않고 열심히 합니다.

참 고맙습니다.

라면 함께 먹고 나니 더 가까워진 듯합니다.

[유고은]

모두 자기 역할 맡아서 즐겁게 라면 끓였죠! 자기 활동에 주인된 모습 멋져요.

[최선웅]

라면 끓이기 전체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면 과정을 잘게 쪼개어 살펴보아요.
물 끓이기, 라면 봉지 뜯기, 계란 풀기, 상 차리기, 수저 놓기, 상 치우기, 간 보기, 설거지, 감사편지 쓰기.
이 가운데 분명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예요.

다른 일도 마찬가지예요.
여행, 자저와의 대화, 야영, 나들이...
과업 전체는 아이가 감당할 수 없을지 몰라요.
과정 가운데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할 수 있게 도와줘요.

이성용 선생님이 그렇게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