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면 살랑살랑 가을을 바로 마주할 수 있죠.
아이와 마주보고
무얼 하면서 보낼지 고민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숲 마음 공방 '움싹'이 이번엔
아이와 마주보며 꽃꽂이를 준비해보았습니다.
평소 볼 수 없던 아름다운 꽃들
아이들에겐 꽃꽂이란 단어 조차 생소하고 접하기 그 어려운 것을
해내려 합니다.
평소에 길을 가다가 예쁜 꽃, 줄기 꺾으면 안되는 건 잘 아는 우리 아이들.... ㅎㅎㅎ
하지만 오늘은 신나게 꽃 줄기도 내 마음대로, 평소 어려운 가위질도 내마음대로....
도오전!!!
예쁜 꽃도 얼른 만져보고 싶지만. 그 전에
너는 어떤 씨앗이니? 라는 책을 아이와 함께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읽어 봅니다.
너도 나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씨앗을 품고 있지만 다른 씨앗을 비교하느랴 온전히 우리아이가 품고 있는 그 씨앗을 마주보지는 못하지 않았는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강사님과
함께 익숙한 꽃,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 보고 처음 들어보는 꽃의 이름을 함께 불러 봅니다.
함께 색깔도 보고, 꽃향기도 맡아보고, 꽃이름도 알아봅니다. 아이들은 목청 높여 꽃 이름을 불러 봅니다.
향등골, 거베라, 코스모스, 부부젤라 장미, 스토크, 말채, 유카리투스~~~
이렇게 7가지 꽃과 화병,가위만 있으면 준비 끝!
첫 번째 작업, 말채식물을 화병크기로 잘라 틀을 만들어 주기.
꽃꽂이 할 때는 일반적으로 프로랄 폼(녹색색깔 보통 오아시스)라는 재료에 꽂아서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지구를 아끼고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말채 식물을 화병에 맞는 크기로 가위로 잘라 십자모양으로 지그재그로 꽃을 꽂을 수 있게 틀을 만들어 봅니다.
말채식물은 아주 딱딱하기 때문에 이모, 할머니, 엄마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해봅니다.
단순한 일이지만 쉽사리 되지 않더라구요. 집중에 집중을 모아
시도해 봅니다. 아이들은 어렵다는 말대신 어떻게 모양을 만들어 나갈지에 집중해 봅니다.
두 번째 작업, 틀이 만들어지면 미리 나누어 드린 꽃을 자유자재로 길이를 잘라 꽂기.
처음 해보는 꽃꽂이 일 터인데 거침없이 화병에 꽃을 나만의 생각대로 해봅니다.
도움이 필요할 줄 알았는데...아니더라고요. 호호홍
스스로 해보려고 하는 아이들 기특하고, 바라보며 "우와~" 감탄만 나옵니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합니다.
가위질이 위험하지만 부모가 옆에서 아이들을 믿고, 긍정적인 태도로 지켜봄으로써 아이가 자발적인 삶에 한발 짝 다가가게 되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화병에 예쁜 꽃과 예쁜 마음을 담은 자신의 작품에 지그시 바라봅니다.
꽃을 바라보니 저절로 감흥에 젖고, 시도 생각 납니다.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다같이 시도 함께 낭독하는 우리들입니다.
아이들은 단지 꽃을 자꾸 똥으로 말하는 점.....
그게 아이들이죠..재미나게 시 낭독, 백차도 마시고, 꽃 이름도 한번 더 알아보고 한바탕 신나게 놀았습니다.
오늘 처음 해본 꽃꽂이가 재미있던 모양입니다. 얼굴 표정도 좋아보이고 재미있다고
나도 모르게 입에서 술술~~이야기 하는 우리 아이들....
오늘은 꽃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도 예뻐지고
얼굴 표정도 밝아지고
자신의 작품에 만족하고
이래저래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가 찬찬히 꽃을 바라본 것처럼
우리의 삶, 아이들의 삶 매일 바쁘고, 변화하고, 즉흥적이지만
잠시 멈추고 아이라는 예쁜 꽃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첫댓글 화려했던 꽃들이 자기 뽐을 다 내고 시들어 갑니다
버리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다 오늘에야 버렸네요ㅜ
꽃을 꽂을 때 마음과 버릴 때 마음이 천지차이입니다
순간만 사는 꽃, 지금 이 순간만 사는 아이...
어느새 저도 순간만 열심히 살다가 과거를 잊어버리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기억할 게 없으니 좋기도 싫기도 합니다^^